금리 인상 하루 만에…美 지방은행 주가 재차 폭락
건들락 “금리 내려야 은행 위기 끝나”
“공매도 세력이 폭락 부추겨” 주장도
3일(이하 현지 시각)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기준금리를 연 5~5.25%로 0.25%포인트 더 올리자, 가뜩이나 위태롭던 미국 지방 중소 은행 주가가 재차 폭락했다. 3월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을 시작으로 대규모 예금 인출을 겪어온 이들 지방 중소 은행의 위기가 가라앉지 않은 것이다.
4일 뉴욕증시에서 매각설이 나온 팩웨스트 주가는 전날보다 50.6% 하락 마감했다. 로스앤젤레스에 본사를 두고 70여 개 점포를 운영 중인 이 은행 주가는 3월 초 SVB 파산 이후 88% 하락했다. 캘리포니아주 기반 신생 테크 기업 등이 주요 고객이라는 점 등 때문에 SVB 다음으로 쓰러질 은행으로 지목돼왔다.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웨스턴 얼라이언스 뱅코프가 38.45% 하락했고, 테네시에 기반을 둔 퍼스트 호라이즌 은행 주가도 33.16% 떨어졌다. 웨스턴 얼라이언스 뱅코프 주가는 장중 62% 폭락했다가 회사 측이 매각설을 부인하면서 낙폭을 줄였다. 미국 중소 은행 144곳에 투자하는 ‘SPDR S&P 지방은행 상장지수펀드(ETF)’는 이날 5.45% 하락했다.
제프리 건들락 더블라인캐피털 최고경영자(CEO)는 CNBC에 “연준이 금리를 내리기 전까지 궁지에 몰린 지방 은행들은 살아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로이터통신은 5일 소식통을 인용, 미국 당국이 최근 은행 주가가 과도한 폭락세를 보인 배후에 ‘시장 조작’ 세력이 있는지를 조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시장 분석 업체 오르텍스에 따르면 공매도 투자자들은 이달 1~2일 이틀 사이 특정 지역 은행 주가 하락에 베팅해 12억달러(약 1조6000억원)를 벌어들인 것으로 파악됐다. 개리 겐슬러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은 로이터에 “투자자를 위협하는 어떤 종류의 위법 행위라도 적발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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