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롭지 않으면 우린 도태될거야”...기업들 목숨 걸었다는데 [추동훈의 흥부전]
추동훈 기자(chu.donghun@mk.co.kr) 2023. 5. 5. 15:06
위드코로나, 브랜드도 뉴노멀 시대
코로나19 대유행이 끝나고 본격적으로 지갑을 열기 시작한 소비자들. 특히 소비시장의 큰손으로 떠오른 MZ세대의 마음을 잡기 위한 기업들의 치열한 브랜딩 전략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국내 뿐 아니라 글로벌 빅마켓 미국에서도 이러한 브랜드 리뉴얼이 대세로 떠올랐는데요. 기업들의 전략을 살펴봅니다.
먼저 국내에서는 올해 들어 이러한 브랜드 리뉴얼이 어느 때보다 활발합니다. 그 분야도 다양합니다. 식음료, 화장품, 의류 등 각 브랜드별로 MZ세대를 잡기 위해 올인을 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대표적으로 화장품 업계에선 치열한 브랜드 리뉴얼 경쟁이 현재 진행형입니다. 화장품업계의 리딩기업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이 그 주인공인데요. 아모레퍼시픽은 럭셔리 브랜드 설화수가 한발 빠른 브랜드 리뉴얼로 주목을 받았습니다. 지난해 브랜드 모델을 교체한 데 이어 브랜드의 상징과 같은 한자를 삭제하는 등 패키징 교체도 했습니다. 물론 호불호가 갈리기도 하지만 MZ세대를 겨냥한 발 빠른 대처로 주목을 받았습니다. 경쟁사 LG생활건강 역시 최고가 라인인 히스토리오브후 브랜드 리뉴얼을 진행 중입니다. 신중한 작업을 거쳐 늦어도 연말전엔 선보일 방침입니다.
화장품, 숙취해소제, 식음료서 활발한 MZ타게팅 리뉴얼
오프라인 모임과 술자리가 늘어남에 따라 숙취해소제 시장 역시 리뉴얼 바람이 한창입니다. 하이볼이나 칵테일 등 여러 술을 혼합해 마시는 믹솔로지 문화가 트렌드로 떠오른 가운데 숙취해소제 역시 이러한 문화를 반영해 맞춤형 리뉴얼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최근 숙취해소제는 기존의 환이나 액체 형태가 아닌 젤리타입으로도 출시돼 인기를 끄는데요. 유명 숙취해소제인 HK이노엔의 컨디션은 환과 스틱형태의 제품을 출시하며 다각화에 나섰습니다.뿐만 아니라 새로운 추출물을 추가하거나 새로운 패키징을 통해 리뉴얼에 나서며 MZ세대 잡기에 뛰어든 상태입니다.
아예 MZ 맞춤형 신규 브랜드를 선보이기도 합니다. 정관장은 최근 MZ맞춤형 건강관리 브랜드 ‘찐생’을 론칭해 2030세대 맞춤형 건강상품을 출시했는데요. 통상 중장년층을 주요 고객으로 갖고 있던 정관장이 신규 브랜드 출시를 통해 고객층 확대와 더불어 기업 이미지를 한층 젊게 만드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찐생은 합리적인 가격과 위트있는 디자인을 앞세운 젊은 홍삼 콘셉트로 피로 및 면역시장을 동시에 공략한다는 계획입니다. 특히 MZ세대들이 화두로 떠오른 건강관리와 운동 등 세대 맞춤형 전략이 주효할지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리뉴얼에서 진화한 MZ 타겟팅 브랜딩
이러한 MZ 맞춤형 브랜딩은 국내만의 일은 아닙니다. 미국 역시 이러한 맞춤형 브랜딩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기업들의 고민이 커지고 있습니다. 브랜딩 리뉴얼의 핵심은 보다 젊고 혁신적인 이미지를 부여하는 것입니다. 꼭 MZ세대를 겨냥하지 않더라도 보통 리뉴얼은 최소 타게팅 나이를 10살 정도는 낮추는 것을 기본 목표로 삼습니다.
미국을 대표하는 신문사인 ‘USA TODAY’의 브랜드 리뉴얼은 대표적인 사례로 손꼽히는데요. 1982년 창간한 USA TODAY는 2020년 브랜드 리디자인을 통해 젊고 역동적인 미디어로 거듭났습니다. 브랜드 컨설턴트 울프 올린스가 주도한 이번 혁신은 너무나도 단순한 원형 로고에 색깔만 바꾸는 단순한 브랜딩이었습니다. 어쩌면 이게 무슨 리브랜딩인가 라고 반문할 수 있지만 혁신은 가장 단순한 데서 시작하는 듯 합니다.
최근 미국의 베이커리 레스토랑 체인점인 ‘파네라’ 역시 브랜드 리뉴얼에 나섰습니다. 미 전역에 2100개 이상의 가게를 보유한 파네라는 로고의 핵심인 마더 브레드(Mother Bread)를 새롭게 바꿨습니다. 먼저 하나의 빵을 두조각으로 나누어 손에 쥐는 모습으로 바꾼 것은 고객을 환영한다는 뜻으로 따뜻함을 담은 것입니다. 또한 여성의 머리카락을 풍성하고 부드럽게 바꾸어 조화롭게 했습니다. 글씨체 역시 보다 포용적이고 따뜻하게 바꾸었습니다.
식음료 분야에선 고객 충성도가 낮은 MZ세대를 잡기 위한 묘수로 협업 전략을 활용하기도 합니다. 기존 브랜드에 대한 충성심을 높이는 대신, MZ세대들로부터 큰 인기를 모은 브랜드와의 협업으로 이를 돌파하는 것이죠. MZ세대로부터 큰 인기를 얻고 있는 게임 헤일로를 활용한 기업들의 마케팅이 대표적입니다. 이는 신발, 도넛, 스케이트보드 등 여러 기업과 제품에 노출되며 MZ세대들의 관심을 사로잡았습니다.
브랜딩 리뉴얼 넘어 대세된 콜라보
또 미국에서도 자주 찾아볼 수 있는 편의점 세븐일레븐은 이러한 콜라보 전략을 잘 활용하는 대표적 기업입니다. 헤일로와 관련한 상품 뿐 아니라 스포츠 플랫폼 오버타임과의 콜라보를 통해 관련 제품을 출시하는 등 세븐일레븐에서는 다양한 MZ세대 겨냥형 제품들이 전시돼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여러 편의점을이 경쟁적으로 다양한 브랜드와 협업을 통해 예상치도 못한 제품을 선보이는데 이러한 유행은 미국에서도 마찬가지란 의미입니다.
그리고 호랑이 기운으로 유명한 콘플레이크 기업 켈로그는 스트리밍 서비스 트위치와 협업해 마스코트 호랑이 토니 더 타이거를 트위치 스트리머로 데뷔시키기도 했습니다. MZ세대가 즐겨 사용하는 스트리밍 플랫폼에 자사의 제품을 홍보한 것이죠.
브랜딩 리뉴얼부터 신규 출시, 그리고 협업까지 MZ세대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기업들의 고민은 현재 진행형입니다. 예전엔 이러한 브랜딩 리뉴얼과 협업은 어느 정도 예측가능한 선이 있었지만 최근의 트렌드는 그런 경계를 넘나드는 재미있는 일들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물론 처음엔 익숙하지 않고 당황스럽겠지만 이러한 리-브랜딩이 가져다주는 신선함과 혁신은 기업들이 또다시 성장하고 소비욕구를 자극하는 새로운 재미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흥’미로운 ‘부’-랜드 ‘전’(傳). 흥부전은 전 세계 유명 기업들과 브랜드의 흥망성쇠와 뒷야이기를 다뤄보는 코너입니다. 기자페이지를 구독하시면 더욱 알차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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