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한 '직무스트레스', 건강 악화와 노동생산력 손실 불러와
직무스트레스란 회사의 업무로 인해 심한 '정신적 압박감'을 받을 때 나타나는 신체적·심리적 반응을 말한다. 적당한 직무스트레스는 업무의 효율을 높이며, 근로자의 발전을 이끌어내지만 과도한 직무스트레스는 근로자의 업무 능력과 건강을 저하한다. 최근 이와 같은 사실을 의학적으로 증명한 국내 연구가 발표됐다.
과도한 직무스트레스 건강 악화와 노동생산력 손실 불러와
지난 3일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강모열 직업환경의학과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은 국제 학술지 '역학과 건강(Epidemiology and Health)'을 통해 근로자의 직무스트레스가 건강·노동생산성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에 의하면 직무스트레스가 높아질수록 근로자의 직무 만족도와 몰입도가 떨어지고, 의료 기관 이용 시간 및 재해발생률이 증가해 사회적 부담과 노동생산성에 악영향을 미친다.
연구는 2021년 경제활동을 하는 국내 성인 남녀 1,07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온라인 설문조사를 분석해 진행됐다. 직무스트레스 수치 산출에는 한국인 직무스트레스 측정도구(Korean Occupational Stress Scale-Short Form, KOSS-SF)가 활용되었으며, 건강 문제로 인해 발생한 노동생산성 손실은 '결근, 조퇴, 지각 등으로 인한 근로시간 손실(Absenteeism)'과 '출근은 하였으나, 업무수행능력이 저하돼 발생한 생산성 손실(Presenteeism)'으로 분류해 산출했다. 한국인 직무스트레스 측정도구는 총 43개의 설문으로 구성되었으며, 일반적이고 보편적인 의미에서의 직무스트레스 요인을 평가하는 것이 목적이다.
그 결과, 직무스트레스가 높아질수록 건강 관련 노동생산성 손실이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연구진이 나이와 성별, 교육수준, 기저질환 등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을 재조정해 분석한 결과, 직무스트레스가 중간이거나 높은 근로자는 직무스트레스가 낮은 근로자와 비교해 노동생산성 손실이 약 20%P(포인트) 더 컸다. 아울러, 직무스트레스 측정도구 하위 7개 영역(△직무 자율성 △직무 요구 △관계 갈등 △직무 불안정 △조직체계 △보상 부적절 △직장문화)으로 나누어 분석한 결과 직무 자율성과 관계 갈등을 제외한 나머지 5개 영역에 대한 직무스트레스가 높은 근로자에게서 더 큰 노동생산성 손실이 관찰됐다.
연구를 이끈 강모열 교수는 "근로자의 직무스트레스 관리는 성공적인 기업 운영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 이를 방치하면 근로자의 건강 상태가 악화되고 결국 노동생산성 손실로 이어진다"라고 말하며, "각 기업마다 업무환경과 조직문화가 다르고, 그 구성원들이 느끼는 직무스트레스 요인도 다양하다. 기업에서 이를 인지하고 적극적으로 관리한다면, 노동생산성을 보존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국내 실제 근로자를 대상으로 건강관련 노동생산성과 직무스트레스의 상관관계를 입증한 첫번째 연구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 근로자의 직무 스트레스, 세계적으로 높은 편
우리나라 근로자의 직무스트레스는 세계적으로 높은 편에 속한다. ISSP라는 국제사회조사프로그램이 국내 직장인을 대상으로 직무 만족도와 직무스트레스 비율을 조사한 결과, 국내 근로자의 직무 만족도는 69%로 OECD 평균인 81%보다 크게 낮았다. 반면, 직무스트레스 비율은 OECD 평균인 78%보다 높은 87%로 나타났다. 이는 인접국인 미국(79%)와 일본(72%)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로, 전문가들은 △과도한 성취욕 △경쟁의식 △과도한 업무량 △업무환경 열악 △관계갈등 등을 꼽았다. 아울러, 스트레스를 제대로 풀지 모르는 한국인의 특성도 직무스트레스 증가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과 업무 능력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으려면, 직무스트레스를 제대로 해결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다음은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에서 제시하는 직무스트레스 예방법이다.
1. 규칙적인 생활과 생활리듬을 유지한다.
2. 건전한 취미 생활, 오락, 스포츠 등으로 스트레스를 관리한다.
3. 운동과 균형 잡힌 식사한다.
4. 과도한 음주와 흡연은 피한다.
5. 대인 관계에 적극적으로 임한다.
6. 필요한 경우에는 정신건강의학과를 찾아 전문의와 상담한다.
7. 항상 긍정적 태도를 갖는다.
8. 업무일정을 여유있게 짠다.
9. 거절할 줄도 알아야 한다.
10. 체념할 줄 알아야 한다.
11. 유머 감각으로 긴장을 해소한다.
성진규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hidoceditor@mcircle.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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