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숨지고, 생부와 법적 아빠 모두 외면한 아기 주민번호 받는다

자신을 낳은 직후 엄마는 숨지고, 생부와 법적 아버지에게서 모두 외면을 당한 아기가 앞으로 주민등록번호를 얻어 제대로 된 보살핌을 받게 됐다.

청주지법 가사단독 조경진 판사는 숨진 아내가 불륜으로 낳은 아이를 키우지 않겠다고 40대 A씨가 제기한 소송에서 "혼인 기간에 태어났지만 유전자 검사 결과 등에 의하면 아버지가 아님이 명백하다"며 "친생자 부인을 인정한다"고 판결했다.

이로써 관할 지자체인 청주시가 직권으로 아기에 대한 출생신고를 할 수 있게 됐고, 법적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근거가 되는 주민등록번호를 얻을 수 있게 됐다.

앞서 A씨는 아내와 내연남 사이에서 낳은 아이를 데려가지 않는다는 이유로 청주의 한 산부인과에 의해 경찰에 신고된 바 있다.

A씨가 '혼인 중 임신한 자녀를 남편의 아이로 추정한다'는 민법 조항에 따라 태어난 아기의 법적 아빠였기 때문이다.

A씨는 아내의 외도 사실을 알고 이혼 소송 중이었으나, 아내가 아기를 낳고 숨지면서 이 같은 상황에 처했다.

경찰은 당시 수사심의위원회의 법률 자문, 사회복지 전문가 의견 수렴 등을 거쳐, A씨에게 형사적 책임을 묻지 않기로 하고 '입건 전 조사 종결' 처분했다.

특히 경찰은 이번에 판결이 내려진 '친생부인의 소'를 A씨가 법원에 제기해 아기에 대한 법적 보호 가능성이 열려 있는 점을 고려했다.

※CBS노컷뉴스는 여러분의 제보로 함께 세상을 바꿉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충북CBS 김종현 기자 kim1124@cbs.co.kr

▶ 기자와 카톡 채팅하기▶ 노컷뉴스 영상 구독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