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공연은 어린이만 본다? 세대·성별 초월한 무대도 있다

2023. 5. 5.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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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만부 인기작…뮤지컬 ‘만복이네 떡집’
50여년 사랑받은 동화…연극 ‘강아지 똥’
방정환의 정신과 말맛 담은 1인극 시리즈
가족 클래식 공연 ‘차이콥스키 발레 모음곡’
전 세계 어린이 사로잡은 ‘핑크퐁 클래식 나라’
클래식 중간에 쉼표 찍는 크로즈니의 마임
뮤지컬 ‘만복이네 떡집’ [여주세종문화관광재단 제공]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가족 뮤지컬, 가족 연극, 패밀리 클래식….

온 가족을 아우른다지만 어른들의 편견은 여전하다. ‘가족’이라는 두 글자가 붙은 공연은 어른이 아닌 ‘어린이’를 위한 공연일 것이라는 생각이다. 천만의 말씀. 어린이는 물론 ‘어른이’까지, 세대와 성별을 초월해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공연들이 5월 내내 이어진다.

뮤지컬 ‘만복이네 떡집’ [여주세종문화관광재단 제공]

■ 뮤지컬과 연극으로 만나는 동화

초등학교 교과서에 수록, 누적 판매 130만 부를 기록한 뮤지컬 ‘만복이네 떡집’(5월 21일까지, 서울 올림픽공원 우리금융아트홀)은 올 봄 꼭 봐야할 작품이다.

무대는 주인공 만복이와 부모님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펼쳐진다. 기존 어린이 뮤지컬과는 달리 부모와 아이가 교감하는 소통의 장을 만들고 공연장을 친숙하고 다채로운 음악이 낯선 뮤지컬 장르에 대한 벽을 허문다. 대한민국 최초 쌀 특구인 여주 쌀을 소재로 신비의 떡집을 만나는 장면 또한 공연의 재미 요소다. 김리리 작가의 원작을 무대로 옮긴 이 작품은 아이들의 현실적인 문제를 짚고 따듯하게 감싸 안는 이야기로 지난해 공연 당시 전석 매진을 기록했다.

‘가족 뮤지컬’을 표방하나, 대한민국 최고의 뮤지컬 창작진이 뭉쳤다. ‘스위니토드’의 연출을 맡은 김효진이 이 작품을 진두지휘하고, ‘블러디사일런스’의 엄다혜가 음악 감독, 뮤지컬 ‘레드북’, ‘여신님이 보고계셔’의 무대디자인 이은경,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의 조명디자인 민경수,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 영상디자인 송승규가 함께 한다.

어린이 동화 ‘강아지똥’(6일까지, 용인 큰어울마당)도 어린이날을 맞아 관객과 만난다. 1969년 발표된 단편 동화 ‘강아지똥’은 제1 회 아동문학상 수상과 창작 그림책 최초로 100만부를 돌파한 스테디셀러다.

연극은 2001년 초연 이후 꾸준히 관객과 만나고 있다. ‘세상의 모든 존재는 가치 있다’는 주제를 통해 소통과 관계가 단절된 현재를 되돌아 볼 수 있는 시간을 만든다. 이번 공연에선 동화책이 살아난 듯한 느낌의 무대와 특수효과가 어우러져 마법과 같은 무대를 안겨 준다.

[아시테지코리아 제공]

■ 어린이날 100주년 맞아 방정환 정신 담은 1인극

어린이날 100주년을 맞아 소파 방정환의 정신이 담긴 어린이극을 1인극으로 만날 수 있는 공연도 무대에 오르고 있다.

사단법인 국제아동청소년연극협회(ASSITEJ Korea, 이하 아시테지코리아)는 ‘2023 방정환의 말:맛 창작소’ 사업을 통해 방정환이 1923년 창간한 잡지 ‘어린이’에 실린 동극 다섯 편을 선보인다고 5일 밝혔다.

먼저 극단 진아언니의 ‘4월 그믐날 밤’은 꽃과 나비, 새 등이 새날을 준비하느라 바쁜 4월 마지막 날, 꽃샘추위가 등장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방정환의 동화를 극화한 스토리텔링 노래극이다. 극단 신비한 움직임 사전의 ‘나비의 꿈’은 방정환의 동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신체극을 담았다. 극단 둥당애의 ‘금시계’는 방정환의 단편소설로 서울에서 일과 공부를 병행하는 15살 효남이가 주인의 금시계가 없어져 도둑으로 오해받게 된 이야기를 다루는 오브제극이다. 100년 전 어린이를 통해 지금의 어른이 배우는 공연이다.

하이컴퍼니 ‘소파 방정환’은 어린이날을 선물한 방정환의 생애를 전통음악에 녹여낸 국악극이다. 나뭇잎배 ‘깔깔박사 on 이야기판’은 ‘깔깔박사’라는 필명으로 우습고 재미난 이야기들을 소개했던 방정환을 모티프로 만든 스토리텔링 음악극이다.

아시테지코리아 측은 “100년이 지난 지금도 한국어의 생동감이 살아있는 ‘말맛’이 일품인 작품을 만날 수 있다”고 소개했다.

폴란드 최고의 코미디언이자 전 세계를 무대로 활약하고 있는 마임 아티스트인 이레네우스 크로즈니가 10여년 만에 한국을 찾았다. 올해로 18회를 맞은 서울스프링실내악페스티벌 무대(5월 5일 안동교회, 6일 예술의전당)를 통해 한국 관객과 만난다. [서울스프링실내악페스티벌 제공]

■ 온 가족이 즐기는 클래식 공연

가족들이 함께 만나는 클래식 공연도 있다.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는 5일 성남아트센터 콘서트홀에서 어린이날 패밀리 클래식 ‘차이콥스키 발레 모음곡’ 공연을 연다. 동화적 상상이 가득한 차이콥스키의 선율로 동심을 깨우는 시간이다.

공연에선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 에른스트 호프만의 ‘호두까기 인형과 생쥐 왕’, 샤를 페로의 ‘잠자는 숲속의 공주’ 등 세기의 문학을 클래식 음악으로 만날 수 있다. 이러한 작품을 교향시와 발레 음악에 녹인 차이콥스키만의 로맨틱함과 화려한 오케스트레이션을 마주할 기회다. 이번 공연에선 차이콥스키의 아름다운 발레 음악과 프랑스를 대표하는 첼리스트 고티에 카퓌송이 한국을 찾아 함께 한다.

[크레디아 제공]

전 세계 어린이를 사로잡은 ‘핑크퐁 아기상어’는 5일부터 5월 한 달간 클래식과 만난다. 더핑크퐁컴퍼니의 아기상어 영상은 유튜브에서 120억 뷰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전 세계 사람들이 1인당 한 번씩은 봤다는 이야기다. ‘핑크퐁 클래식 나라’ 공연에선 ‘상어 가족’ 등 아이들이 좋아하는 핑크퐁 동요에 흥미진진한 스토리를 더해 오케스트라 라이브 연주와 노래로 듣는다. 바이올리니스트 대니 구가 함께 한다. 공연은 LG아트센터 서울(5일)을 시작으로 춘천문화예술회관(7일), 경기도 광주 남한산성아트홀(13일), 부산시민회관(20일), 성남아트센터(28일), 경주예술의전당(8월 27일)으로도 이어진다.

18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에선 가족들이 함께 할 수 있는 클래식 무대를 마련했다. 5~6일 오후 각각 서울 안동교회와 예술의전당에선 어린이들이 흥미를 느낄 수 있는 스위스의 목동들이 불던 기다란 알프 호른을 무대에서 만난다. 공연 후반부엔 세계적인 마임 배우 크로즈니가 출연, 비언어 소통 수단인 음악과 마임으로 관객과 만난다. 크로즈니는 “음악 축제에서의 마임은 공연 중간의 쉼표 같은 시간”이라며 “클래식 음악만 듣다가 특별한 순간이 나올 때 더 큰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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