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잼민이·O린이 쓰지 말아요” 어린이들이 전한 소망
어른들에게는 ‘존중’, 또래에게는 ‘배려’ 소망
“어린이의 말이 엉뚱하더라도 귀담아 들어 주세요”
“신나게 놀 시간을 주세요. 안전하게 지낼 수 있도록 해주세요”
“마음을 부드러운 말로 알려주면 좋겠어”
올해로 101주년을 맞은 어린이날을 기념해 초등학생들이 이야기한 소망은 ‘존중’과 ‘안전’, ‘배려’였다.
5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서울지부가 공개한 서울지역 초등학교 100개 학급의 어린이 선언을 보면, 어린이가 어른들에게 하는 부탁 중 가장 많이 반복되는 키워드는 ‘존중’이었다. 어린이들의 선언에는 “어린이 눈높이에서 들어주세요”, “본인이 어린이였던 때를 기억해 주세요”와 같은 바람들이 담겨 있었다.
‘잼민이’, ‘O린이’ 등 어린이 비하 표현을 사용하지 말아달라는 부탁도 있었다. ‘잼민이’는 온라인에서 어린이를 낮잡아 부르는 표현이다. ‘O린이’는 어떤 분야의 초보자를 낮춰 부르는 말이다. ‘헬린이(헬스 초보자)’, ‘주린이(주식 초보자)’ 등으로 사용되고 있다.
교통사고나 기후 위기·전쟁 등의 불안으로부터 안전하게 생활하고 싶다는 바람이 담긴 문구도 있었다. “안전하게 운전해 주세요”, “평화로운 세상에서 살고 싶어요”, “나쁜 일 없는 지구에서 살고 싶어요” 등의 문구였다.
어린이가 같은 어린이들에게 부탁하는 내용으로는 ‘관계’에 대한 바람이 가장 많았다. “혼자 있는 친구와 함께해요”, “친구가 힘들어 보일 때 ‘괜찮아?’라고 물어봐요” 등 서로 배려하며 지내자는 문구가 가장 많았다. 차별 없이 다양성을 인정하고 어른에게 예의를 갖추자는 내용도 있었다.
전교조 서울지부 관계자는 “‘어린이 의견 존중’은 어린이가 자신에게 영향을 주는 일에 대해 의견을 말할 수 있어야 하며 그 견해가 존중되어야 한다는 유엔아동권리협약의 기본적인 원칙”이라며 “어린이의 말을 끝까지 듣고, 무시하거나 욕하지 말라는 선언 문구는 여전히 어른의 입장에서 판단하고 결정하는 상황이 많은 것에 대한 문제 제기일 것”이라고 했다.
김나연 기자 nyc@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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