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누가 우릴 막을쏘냐’ 탬파베이, 스몰마켓 한계 비웃으며 ‘군계일학’… 그 비결은?
탬파베이 레이스에겐 항상 꼬리표처럼 붙는 단어가 있다. 바로 ‘스몰마켓’. 팀 사정상 큰돈을 써서 로스터를 꾸릴 수 없다. 올 시즌 페이롤만 봐도 탬파베이는 7318만4811달러로 전체 30개 구단 중 28위에 불과하다. 연고지 특성상 만원관중을 기대할 수 없는 비인기팀의 비애로, 큰 돈을 쓸래야 쓸 수가 없다.
냉정한 프로의 세계에서는 돈을 많이 써서 좋은 선수들을 많이 보유하는 팀들이 잘 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올 시즌 탬파베이는 이러한 공식을 거부하고 있다. 탬파베이는 5일(이하 한국시간) 기준 26승6패 승률 0.813으로 메이저리그 전체 1위에 올라있다.
5일엔 올 시즌을 앞두고 탬파베이 구단 역사상 가장 큰 FA 계약(3년 4000만달러)을 안긴 잭 에플린이 선발로 등판했다. 에플린은 7이닝 동안 80구를 던지며 피안타 3개만 내주고 탈삼진 10개를 솎아내며 피츠버그 타선을 꽁꽁 묶었다. 에플린은 올 시즌 5경기에서 패전 없이 4승 평균자책점 2.25를 기록 중이다. 올 시즌 전체 성적표도 28이닝을 던지며 탈삼진 31개를 잡아내는 동안 볼넷은 단 3개에 불과할 정도로 칼날 제구력을 앞세워 왜 탬파베이가 자신에게 거액을 투자했는지를 여실히 증명하고 있다.
탬파베이는 팀 성적에서도 알 수 있듯, 마운드와 타선 모두 메이저리그 최강의 면모를 뽐내고 있다. 32경기에서 210점을 뽑아냈다. 탬파베이를 제외하면 그 어느 팀도 팀 득점 200점을 넘긴 팀이 없다. 팀 실점도 96점이다. 탬파베이만 유일하게 아직까지 100실점 이하로 한 팀이다.
팀 페이롤 1위인 메츠의 원투펀치 저스틴 벌랜더(연봉 4333만3333달러)와 맥스 슈어져(연봉 4333만3333달러)의 연봉을 합친 것보다 못한 메이저리그 전체 28위의 연봉 수준으로 이러한 성적을 내는 비결은 구단 수뇌부가 스몰마켓의 한계를 인정하고, 효율성을 추구하는 전력이 극대화된 결과다. 탬파베이의 최고연봉자는 올 시즌 FA로 영입한 에플린으로, 1100만달러에 불과하다.
프랑코를 제외하면 장기계약으로 묶여있는 선수는 투수 1,3루를 겸업하는 얀디 디아즈(2026년까지) 제프리 스프링스(2027년까지) 정도다. 나머지 선수들은 탬파베이가 계속 쓸 수도 있고, 몸값이 오르면 다른 팀에 유망주 여럿과 바꿔오는 트레이드도 가능하다.
코어는 확실히 지키고, 나머지는 염가에 활용한 뒤 다른 팀과의 트레이드로 또 다시 새로운 가성비 좋은 유망주 중심으로 팀을 꾸리는 것. 이러한 선순환 구조가 계속 되기에 탬파베이는 스몰마켓의 한계를 극복하고 꾸준히 강팀으로 군림할 수 있는 것이다.
이제 탬파베이에게 남은 것은 월드시리즈 우승뿐이다. 1998년 창단한 탬파베이는 올해로 창단 25주년을 맞았다. 창단 초기엔 경쟁이 너무나도 치열한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에서 만년 꼴찌를 거듭하다 탬파베이 특유의 시스템 야구가 제대로 돌아가기 시작한 2008년 돌풍을 일으키며 월드시리즈에 올랐다. 그 이우엔 매년 가을야구를 넘보는 강팀이 됐지만, 아직 월드시리즈 우승은 차지하지 못했다. 2008년과 2020년, 두 차례 아메리칸리그 우승을 차지하며 월드시리즈에 올랐지만, 필라델피아 필리스, LA 다저스에 패해 준우승에 머물렀다. 과연 개막 직후부터 누구도 넘볼 수 없는 ‘군계일학’의 포스를 뿜어내고 있는 탬파베이가 올 시즌 결말은 ‘해피엔딩’으로 써내려갈 수 있을까. 지금까지만 보면 충분히 가능해 보인다.
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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