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IAEA, 8년 전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권고···고양이 생선 맡기는 꼴”
더불어민주당은 5일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8년 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를 권고했다며 정부·여당이 IAEA 검증을 과학적으로 여겨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오는 7일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문제가 의제로 다뤄질 것으로 보이자 태도 변화를 촉구한 것이다.
민주당 후쿠시마원전오염수해양투기저지대책위원회는 이날 성명서에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출에 대한 검증을 맡고 있는 IAEA가 2015년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의 해양 방류를 권고한 사실이 확인됐다”며 “IAEA가 국제검증단을 구성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에 대한 과학적 검증을 맡는 것은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주장했다.
대책위는 IAEA가 2015년 8월 발간한 후쿠시마 사고 보고서에 “누출을 막거나 줄이기 위한 조치가 시행되고 있지만, 해양으로의 통제된 방류 재개 가능성을 포함한 옵션을 고려해야 한다”고 적혀 있다고 했다.
대책위는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을 향해 “‘IAEA의 과학적 검증’이라는 이야기만 반복하며 지금껏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에 침묵한 이유는 무엇인가”라며 “해양 방류를 전제한 IAEA의 검증 결과만을 기다리며 국민의 안전과 대한민국의 바다, 수산업을 벼랑 끝에 내몰 생각인가”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정부·여당에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 저지를 위해 초당적으로 협력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정부·여당이 독립적인 국제공조기구를 통한 과학적 검증, 국제해양법재판소 제소 등을 강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도 논평에서 “정부는 오염수 문제를 당당히 의제로 올려 ‘우리 국민이 충분히 납득할 수준의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으면 방류를 강행해선 안 된다’는 원칙을 분명하게 밝혀야 한다”고 했다.
송재호 민주당 의원이 공동대표를 맡은 연구단체 한·일 평화포럼은 성명서를 내고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과 강제동원 피해자들을 만나 국가를 대표해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기시다 총리에게 김대중·오부치 선언을 진정으로 계승할 것과 역사왜곡 및 독도 침탈 중단을 선언할 것, 한반도 비핵화와 동아시아 평화 정책에 합의할 것도 요구했다.
앞서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전날 기자들과 만나 오는 7일 한·일 정상회담에 대해 “양국 간 의제 협의가 끝나지 않았지만 국민 여러분이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한다면 그 부분(오염수 방류)을 굳이 우리가 현안에서 제외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의 안전성을 검증하는 양국 차원의 조사 필요성 등이 논의될 가능성이 있다.
IAEA도 같은 날 5차 중간보고서를 내고 오염수 처리 과정을 감독하는 일본 원자력규제당국(NRA)가 독립 규제기관으로서 기능과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IAEA의 최종 보고서는 이르면 오는 6월 말쯤 나온다. 일본의 오염수 방류 시점은 오는 7월 이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탁지영 기자 g0g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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