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 농구하는 양우섭, 훈련 전 왜 관중석을 뛰었을까?
양우섭은 서울 SK 선수들 가운데 가장 빠른 2008~2009시즌 데뷔했다. 그럼에도 가능성 많은 어린 선수들을 따돌리고 출전선수 명단에 꾸준하게 이름을 올린다. 플레이오프에서는 정규리그보다 출전 기회가 줄었지만, 선수들과 함께 동행 중이다.
전희철 SK 감독이 언제든지 코트에 내보내도 제몫을 할 것이라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 양우섭 또한 그 믿음에 보답하기 위해 출전하지 못해도 항상 몸 관리에 신경을 쓴다.
지난 4일 안양체육관에서 오후 훈련을 마친 뒤 만난 양우섭은 이번 시즌 마지막 오후 훈련이었냐고 묻자 “선수들 마음으로는 마지막 오후 훈련을 했다고 생각하고 있다. 워니가 훈련 끝난 뒤 오늘(4일)이 마지막 훈련이 되도록 하자고 했다”고 답했다.
SK는 안양 KGC와 챔피언결정전에서 3승 2패로 앞서 있다. 1승만 더 추가하면 2시즌 연속 챔피언에 등극한다.
양우섭은 “경기 외적으로 선수들과 한 마음 한 뜻으로 준비하고, 경기 출전 여부가 중요한 게 아니라 팀이 이기는데 우선 한다”며 “우승을 한 번 하는 것도 힘든데 두 번째 우승을 목전에 두고 있다. 어떻게 되더라도 내일(5일) 반지를 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양우섭은 경기를 뛰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어떻게 준비를 하는지 궁금해하자 “훈련이 부족하다 싶으면 혼자 나와서 운동하고, 뛰는 것도 하고, 슈팅도 하면서 준비를 항상 한다”고 했다.
양우섭은 “처음에는 경기를 많이 못 뛰는 선수들끼리 자체적으로 훈련하는데, 사실 뛰는 훈련이 지겨우니까 어떻게 하면 재미있게 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체육관을 뛰었다. 뛰다 보니까 경기를 이기는 것 같고, 몸도 좋아진다고 느꼈다. 그걸 루틴처럼 했다”며 “상대팀이 KCC면 전주 가서도 뛰고, LG와 할 때는 창원 가서도 뛰고, (챔피언결정전에서는) 안양에서도 뛰어봤다. 다 뛰어보고 있다”고 했다.
전희철 감독은 선수들이 자발적으로 뛰는 것일 뿐 절대 강요한 게 아니라고 강조했다.
양우섭 역시 “강제는 절대 없다. 선수들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 개인 훈련을 하고, 준비해서 강제성은 없다. 선수들이 마음에서 우러나와서 부족한 부분을 각자 훈련한다”고 했다.
2차전 막판 승부가 기울자 코트에 나서 5분 52초 출전했던 양우섭은 “KGC는 계속 주축 선수들이 뛰고, 우리는 교체 선수들이 들어갔다. 어떻게든 3차전에서 주전들이 잘 할 수 있게 하는 게 우리의 목표와 목적이었다”며 “3차전도 이기고 있다가 졌다. 우리가 조금이나마 KGC 선수들의 체력을 뺐다면 성공한 거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코트에 나설 때 어떤 역할을 하는지 묻자 양우섭은 “안정적으로 운영하기를 감독님께서 바라시는 거 같고,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며 “내가 공격에서 10점, 20점을 넣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팀이 어떻게 더 안정적으로 이기도록 만드는 게 내 역할이다”고 했다.
양우섭은 “너무 행복하다. SK 행복 농구라는 말이 있는데 SK에 와서 행복 농구를 하고 있다”고 했다.
SK는 6차전에서 끝내야 한다. 7차전까지 가면 원정에서 경기를 갖기에 어떤 상황이 발생할지 모른다.
양우섭은 “내가 경기를 뛰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팀이 이기는 게 중요하다. 매번 인터뷰를 할 때마다 이야기를 했듯이 팀이 이기기 위해서는 무슨 일이라도 할 수 있다. 그런 준비를 하면 우리가 꼭 이길 수 있을 거다”고 6차전에서 우승을 자신했다.
#사진_ 점프볼 DB(유용우, 박상혁, 이재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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