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사기가 불붙인 ‘공인중개사 책임론’… 중개사·전문가 인식차 뚜렷
공인중개사와 부동산 전문가들은 전세사기의 1차적 책임이 ‘무자격 중개사’에게 있다고 보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일반 공인중개사의 책임을 두고서는 인식차가 뚜렷했다. 공인중개사들은 최근 중개사가 가담한 전세사기 사건이 ‘일부 무자격자의 일탈’이었다고 보는 반면, 전문가들은 전문성이나 직업윤리 부재의 관점에서 일선 중개사들의 책임이 적지 않다고 봤다.

5일 한국공인중개사협회 부설 부동산정책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전세사기에 대한 전문가의 인식현황과 제도 개선방안’ 보고서를 보면 전세사기 관련 주체별 중 책임 정도 묻는 질문에 공인중개사와 전문가 모두 ‘무자격자’의 책임이 가장 크고, 그 다음으로는 ‘임대인’과 ‘분양대행사’의 책임이 크다고 답했다.
하지만 공인중개사의 책임 정도에 대해선 인식차가 있었다. 공인중개사는 중개사의 책임이 전체 8개 주체 중 임차인 다음으로 낮다(7위)고 본 반면, 전문가는 정부와 중개보조원, 감정평가사보다도 중개사의 책임이 크다(4위)고 봤다. 공인중개사들이 스스로의 책임을 외부 시각보다 더 ‘관대하게’ 보고 있다는 뜻이다.

“전세사기 예방을 위해 중개대상물의 확인·설명이 중요한지” 묻는 질문에는 공인중개사의 70%, 전문가의 88%가 긍정 응답했다. 하지만 확인·설명 범위의 적정성을 두고서는 의견이 갈렸다.
공인중개사의 29%는 현행 제도상 중개사의 확인·설명 의무 내용이 많다고 답했지만, 전문가의 56%는 부족하다고 봤다. 다만 설명·의무 범위 확대 필요성에 대해선 공인중개사의 60%가 공감했다.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확인·설명 내용으로 중개사와 전문가는 ‘선순위 권리관계 존재’와 ‘소유권자 확인’을 각각 뽑았다. ‘선순위 권리관계 존재’의 경우 중개사의 68%가, ‘소유권자 확인’에 있어서는 53%가 외부의 제도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보고서는 “중개사들이 주요 업무인 부동산 권리관계 확인에 외부 도움이 필요하다고 응답한 것은 복잡한 부동산 거래환경 속에서 실무 경험이나 중개 관련 법률의 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으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또 “공인중개사가 임대인의 민감한 정보(세금 체납) 또는 공개하기 불편한 정보의 공개를 요구할 경우, 다른 중개사에게 계약을 의뢰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도 있다”며 “이는 공인중개사 수입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답했다.

이밖에 공인중개사의 전문성이나 직업윤리와 관련해서도 공인중개사는 스스로의 전문성 수준을 묻는 질문에 긍정 응답(42%)이 부정 응답(10%)보다 많았다. 직업윤리에 대한 평가도 긍정 응답(27%)이 부정응답(20%)보다 많았다.
반면 부동산 전문가는 중개사의 전문성이 낮다고 답한 비율(31%)이 긍정 응답(11%)을 상회했다. 직업윤리에 대한 부정평가(47%)도 긍정평가(6%)를 압도했다.
보고서는 “전세사기 책임소재와 상관없이, 전세사기 원인과 공인중개사의 업무는 연관성이 높다”며 “공인중개사의 전세사기 예방 지원을 위해 관련 정보 확인 권한 등 제도적 기반 마련이 필요하다”고 했다.
해당 설문은 중개업자 1409명과 부동산 전문가 107명 등 1516명을 대상으로 8일간 진행됐다.
심윤지 기자 sharp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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