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신문 솎아보기] 조선일보 "한상혁 위원장 비열" 한겨레 "방송장악"

박서연 기자 2023. 5. 5. 13:34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경향·한국·중앙, 어린이날 1면 기획보도
녹취록·후원금 의혹 태영호에 국민일보 "자숙해라"
서울신문, 인사혁신처 후원 서울신문 주최 마라톤대회 1면 광고

[미디어오늘 박서연 기자]

5일 어린이날을 맞아 경향신문 <아이들이 가는 모든 길이 스쿨존이다>. 한국일보 <돌봄이 절실한 시기 돌봄에 지친 아이들>, 중앙일보는 <“왜 아픈지 알게 됐어요” 지연이 10년 만의 희망> 1면에 어린이날 기획 기사를 보도했다.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국일보, 세계일보 등은 1면에 어린이날을 하루 앞둔 지난 4일 '용산어린이정원'이 정식 개장했다고 보도했다. 1094년 일본군이 주둔한 이후 일반인 출입이 제한됐던 이곳은 이날 120년 만에 개방됐다. 윤석열 대통령 부부는 개방 행사에 참석했다. 조선일보와 세계일보는 2면 대부분을 할애해 이 소식을 보도했다.

'민주당의 방송 장악을 위한 알 박기' '현 정부 들어 방송 장악' 대통령실이 문재인 정부 당시 임명된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의 면직을 검토하고 있다고 알려지자, 각각 조선일보와 한겨레는 상반된 평가를 내놨다. 지난 2일 검찰이 2020년 TV조선 재승인 점수 조작 혐의를 받는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을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그러자 대통령실은 지난 4일 한상혁 위원장에 대한 면직 여부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5일 아침신문들 1면.
▲5일 조선일보 2면.
▲5일 한국일보 1면.

대통령실, 한상혁 면직 검토에 조선일보 “한 위원장 비열” 한겨레 “방송장악”

4일 조선일보는 1면 <한상혁 방통위원장 면직 검토... “공무원법 중대한 위반”> 기사에서 “방통위설치운영법에 따라 방통위원 면직 사유에 해당하는 중대한 국가공무원법 위반 행위가 있었다고 보는 것이다. 이 같은 검토 결과에 따라 윤석열 대통령은 다음 주 한 위원장 면직안을 재가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조선일보는 이어 “중앙행정기관장인 한 위원장에 대한 인사권은 윤석열 대통령이 갖고 있다. 그런 만큼 정부의 한 위원장 면직 건에 대한 검토가 끝나면 윤 대통령은 다음주 중 면직안을 재가할 가능성이 크다”며 “이 경우 한 위원장은 무죄 추정 원칙 등을 들어 면직이 부당하다며 소청이나 행정소송을 제기할 가능성이 거론된다”고 했다.

5일 한겨레는 1면 <한상혁 면직안 꺼내 든 정부, 방통위 장악 '속도'> 기사에서 “한 위원장의 임기는 오는 7월31일로 석 달이 채 남지 않았는데도 면직이라는 이례적 수단을 꺼내든 것이다. 감사원·검찰 등 사정기관을 통해 한 위원장 사퇴 압박을 가해온 대통령실이 대통령 몫인 방통위 상임위원 임명에 이어 방통위 장악에 속도를 내는 모양새”라고 보도했다.

▲4일 조선일보 1면.
▲5일 한겨레 1면.

두 신문은 사설에서도 상반된 입장을 내놨다. 조선일보는 <범죄 혐의에도 버티는 문(文) 정권 방송 기관장들, 이들에겐 방송이 정치> 사설에서 “불법 점수 조작으로 담당 국장과 과장, 심사위원장이 줄줄이 구속됐는데 한 위원장은 책임을 피한 채 8개월 넘게 자리를 지켜왔다. 이런 심각한 조작 범죄를 국장, 과장급 실무자들이 윗사람 몰래 했다고 믿을 사람이 누가 있겠나. 편파적 방송 심의로 비판받아온 정연주 방송통신심의위원장도 임기가 남았다며 물러나지 않고 있다. 문재인 정부 때 임명된 두 사람이 민주당의 방송 장악을 위한 알 박기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선일보는 이어 “한 위원장은 지금까지 납득할 만한 해명은 없이 혐의를 부인만 해 왔다. 물론 한 위원장이 최종 책임자일 수는 없다. 이런 조작 범죄는 문재인 전 대통령 등 정권 핵심의 관여 없이 벌어지기 힘들다”며 “그렇다고 해도 기관장인 한 위원장이 아랫사람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것은 인간적으로도 비열하다 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5일 조선일보 사설.
▲5일 한겨레 사설.

반면 한겨레는 <한상혁 위원장 면직 검토, 총선 전 '방송 장악' 급한가> 사설에서 “임기가 채 석달도 안 남은 한 위원장을 기어이 끌어내리려는 이유는, '방통위 개편을 통한 공영방송 장악' 의도를 빼고는 설명하기 어렵다. 15년 전, 언론 장악 흑역사를 남긴 이명박 정권의 전철을 답습하는 것 같아 심히 우려스럽다”고 했다.

한겨레는 “애초 방통위에 대한 감사원의 대대적인 감사와 검찰 수사가 한 위원장의 사퇴 거부에서 비롯됐다는 걸 생각하면 예고된 수순이라 할 수 있다”며 “정부가 이처럼 한 위원장을 한시라도 빨리 내쫓으려고 조바심을 내는 이유를 짐작하기는 어렵지 않다. '내년 4월 총선 전 방송 장악 완료'라는 시간표에 맞춰야 하니 한 위원장 임기가 끝날 때까지 기다릴 여유가 없을 것이다. 방송을 장악하려면 방송사 경영진을 정권 입맛에 맞는 사람으로 바꿔야 하는데, 그 첫 관문이 방통위원장 교체다. '엠비(MB)식 언론 장악'은 대규모 기자 해직 및 징계 등 큰 상처를 남겼다. 같은 잘못을 반복하지 말기 바란다”고 주장했다.

녹취록 및 후원금 의혹 태영호에 국민일보 “자숙해라”

지난 1일 MBC '뉴스데스크'가 <[단독] 대통령실 '공천' 거론하며 '대일외교' 옹호 압박?> 기사를 보도했다. 지난 3월 일본 강제동원 배상안 발표 직후 여론의 비판이 쏟아질 당시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이 태영호 국민의힘 최고위원에게 한일 관계에 대해 옹호 발언을 해달라는 취지의 요청을 했다는 태 의원 음성 녹취를 단독 보도했다.

지난 3월8일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국민의힘 새 지도부가 탄생했는데, 태 의원은 최고위원으로 선출됐다. 다음 날인 지난 3월9일 저녁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태 최고위원은 보좌진들을 모아놓고 “오늘 나 들어가자마자 정무수석이 나한테 오늘 발언을 왜 그렇게 하냐. 민주당이 한일 관계 가지고 대통령 공격하는 거 최고위원회 쪽에서 한마디 말하는 사람이 없냐. 그런 식으로 최고위원하면 안돼! 바로 이진복 수석이 이야기하는 거예요”라고 말했다. 이어 이진복 정무수석이 공천과 연관 지어 이 같은 이야기를 거듭 언급했다고도 덧붙였다.

▲지난 1일 MBC '뉴스데스크' 보도화면 갈무리.

이어 지난 3일 CBS는 <[단독] 태영호, '쪼개기 후원' 받았다... 지방선거 공천 뒷거래 의혹> 제목의 기사에서 태 최고위원이 지난해 지방선거를 전후로 본인 지역구에서 당선된 기초의원들로부터 정치후원금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기초의원들의 지인과 가족 등 명의로 수십~수백만원씩 쪼개기 후원을 받은 의혹이 제기됐다.

태 최고위원에 대한 논란이 지속되자, 지난 4일 이철규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국회에서 기자들에게 “할 말이 있고 못 할 말이 있는데, 있지도 않은 일을 갖고 다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사실과 다른 말을 했다는 건 바람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국민일보는 <녹취록·후원금 의혹 태영호 자숙하고 당은 엄정 징계하길> 사설에서 “태 최고위원은 3일 기자회견을 자청해 녹취록 내용을 재차 부인하고 '유출자 끝까지 색출' '음해성 정치 공세' '태영호 죽이기 집단 린치' 등의 발언을 쏟아냈는데 적반하장의 처신이 아닐 수 없다”고 비판했다.

▲5일 국민일보 사설.
▲5일 국민일보 5면.

국민일보는 이어 “태 최고위원의 녹취록 발언은 사실 여부를 떠나 대통령실의 공천 및 당무 개입 논란으로 번질 수 있는 내용이다. 의원실 직원들과의 내부 회의 자리였지만 결코 해서는 안 될 발언이다. 발언 내용이 사실이 아니었다면 더더욱 무책임하고 어리석은 짓이다. 그런데도 논란이 확산되자 책임을 회피하고 유출자 탓하기에 바빴다”며 “제주 4·3 왜곡 발언 등 잇단 설화로 지난 1일 중앙당 윤리위원회에서 징계 개시 결정이 내려졌고 이후 녹취록과 후원금 의혹이 연달아 불거졌는데도 자성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그저 남 탓이고 자신은 억울한 희생양이라는 투”라고 했다.

국민일보는 “당의 중심을 잡고 모범이 돼야 할 최고위원이 상식 이하의 잦은 설화와 의혹으로 오히려 당의 발걸음을 무겁게 하고 있으니 한심한 노릇”이라며 “ 태 최고위원이 자초한 일이다. 태 최고위원은 자숙하고 당 윤리위는 엄정히 심사해 합당한 징계를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5일 서울신문 1면 하단광고.

서울신문, 인사혁신처 후원 자사 주최 하프마라톤대회 1면 광고

서울신문이 오는 20일 오전 9시부터 상암동 월드컵공원 평화의 광장에서 '2023 서울신문하프마라톤대회'를 개최한다. 참가 신청은 지난 3월1일부터 받고 있다. 참가부문은 하프, 10km, 5km 부문으로 나뉜다. 5일자 1면 하단에 서울신문은 이 소식을 알리는 광고를 내면서 인사혁신처에서 행사 후원을 받는다고 밝혔다.

[미디어오늘 바로가기][미디어오늘 페이스북]
미디어오늘을 지지·격려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

Copyright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