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방비 폭탄 맞을라" 에어컨, 이러다 계속 묵힐 수도..한전 압박 속, 인상 수위 '촉각'
인상 폭 관건.. 10원 수준 오가다 한 자릿수까지 압축
"난방비 이어 냉방비 사태 자초 우려"..사전 신호 필요
적자 해소, 에너지 위기 감안.. "두 자릿수 인상" 무게
한전, 자구책 변수.. 당정 등 "이후 인상안 단계적 논의"
올 2분기(4∼6월) 전기요금 인상안이 빠르면 다음주 내 가닥을 잡을 전망입니다.
인상 폭에 따라 가정 등 부담 수위가 커질 것으로 예상돼, 막판까지 인상 수준을 둘러싼 정부 당국의 고심이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로선 한 자릿수 인상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지만 결론은 '아직'입니다.
지난 겨울 '난방비' 사태에 이어 '냉방비 폭탄' 으로 번지는 걸 막기 위해선 '사전 신호(Signal)' 차원에서 일정 수준 이상 인상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오지만 정책 반영은 불투명해 보입니다.
오늘(5일) 정부와 업계 등에 따르면 다음 주 초반 전기와 가스비 인상안 발표가 진행될 것이라는데 무게가 실리고 있습니다.
앞서 지난 1일 이창양 산업부 장관이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한전이나 가스공사의 자구 노력을 전제로 조만간 (요금) 조정을 마무리할 생각"이라는 입장을 전하는가 하면 2일 이진복 대통령정무수석도 2분기 전기·가스요금 인상에 대해 "인상하기는 해야 할 것"이라는 말로 이 장관의 말에 힘을 보탠 바 있습니다.
7~8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답방 이후가 당정이 인상안 발표에 나설 유력한 시기로 꼽히지만 한전과 가스공사의 자구책이 얼마나 대외적으로 만족할 수준에 달했을 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전기·가스요금 인상이 단행되며, 인상 수준이 어느 정도일지에 가장 관심이 쏠립니다.
안팎에선 전기요금이 1㎾h(킬로와트시)당 10원 안팎의 인상이 유력하게 거론되던게, 최근 이마저도 줄여 한 자릿수 '소폭' 인상안이 언급되고 있습니다.
2020년 기준 에너지경제연구원 에너지 총조사에 따르면 도시 가구당 6월 평균 사용량은 1인 가구 230㎾h, 2인 가구 289㎾h, 3인 가구 298㎾h, 4인 가구 307㎾h로 조사됐는데, 이를 기준으로 현재 가구별 평균 전기요금은 1인 가구는 3만2,800원, 2인 가구 4만4,880원, 3인 가구는 4만 6,730원, 4인 가구 4만 8,570원 정도로 산정합니다.
이때 7원을 올리게 되면 가구당 2,000원 안팎 추가 부담분이 생겨 1인 가구는 3만 4,630원(+1,830원), 2인 가구는 4만 7,180원(+2,300원), 3인 가구 4만 9,090원(+2,360원), 4인 가구 5만 1,010원(+2,440원) 등으로 전기요금이 오를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어 10원이 오르면 가구당 2,000원~3,000원대 중반 요금이 부가돼 1인 가구 3만 5,420원(+2,620원), 2인 가구 4만 8,160원(+3,280원), 3인 가구 5만 110원(+3,380원), 4인 가구 5만 2,050원(+3,480원)을 내야 할 것으로 추산됐습니다.
또 1분기 수준의 13원 정도가 더 오르면 가구당 예상요금은 1인 가구 3만 6,200원(+3,400원), 2인 가구 4만 9,150원(+4,270원), 3인 가구 5만1,130원(+4,400원), 4인 가구 5만 3,100원(+4,530원)으로 나타났습니다.
4인 가구만 해도 종전 요금에서 5,000원에 육박하는 수준의 추가 부담분이 생겨납니다.
1분기는 요금 동결을 시킨 상황에, 다음 주 인상안이 결정되더라도 적용은 5월부터 이뤄질 것으로 보입니다.
어쨌든 2분기 인상안이 추진되면 지난해 32조 원 이상 영업손실을 기록하고 하루 이자만 40억 원씩 쌓이는 한전 자금난에 다소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앞서 산업통상자원부와 한전은 올해 안에 전기요금이 1㎾h당 51.6원 정도 오를 것으로 보고, 1분기 13.1원을 올렸습니다.
2∼4분기 비슷한 폭의 인상을 예상했습니다.
현 수준이면 1분기 전기요금이 kWh당 13.1원 오른 것에 이어 아직 38.5원을 더 올려야 합니다.
2∼4분기 세 차례 연속 kWh당 평균 12.8원씩을 올리는게 순서지만, 당정 협의에서 이같은 상황들이 보류됐습니다.
더구나 정부 역시 이번에 kWh당 많아야 10원 안팎의 인상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10원이면 13.1원 인상했던 것보다는 낮게 잡은 셈이지만, 서민 가계로 이어질 체감 수준은 결코 적지 않은데다, 고물가 상황과 여론 부담 등 복합적인 정황을 감안해 한 자릿수까지 내려잡을 수도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관련해 한전 등은 전기요금 인상에 앞서 자구책을 마련하라는 정부와 여당 요구에 따라 직원들의 임금인상분 반납 등을 포함한 대책을 고민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나아가 전문가 등 사이에선 근본적인 한전 적자 해소는 물론 에너지 위기 상황이란 점을 인식시키기 위한 사전 신호 차원에서라도 보다 큰 폭, 두 자릿수 이상의 ‘빅스텝’ 인상에 나서는게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학교 미래에너지융합학과 교수는 지난달 국회입법조사처 등과 가진 에너지 세미나에서 "지난 겨울 난방비 폭탄을 겪고 나선, 더 심각한 냉방비 폭탄 이슈가 기다리고 있다. 봄철과 비교해 여름 전기요금이 2배까지 오를 수 있다"면서 "난방은 온수 매트 등 다른 에너지원을 통한 대체가 가능하지만 냉방은 전기 외 다른 수단이 없다. 글로벌 에너지 위기에 직면했지만 정부가 국민들에게 아무런 신호를 주지 않는게 더 문제"라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자칫 전기를 절약하지 않고 마음껏 써도 되는 상황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만큼, 일정 수준 큰 폭의 가격 인상이 필요하다는 의미입니다.
또 업계 등 일각에선 현재 요금 인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이후 요금 인상이 더 힘들어질수 있다며 적어도 킬로와트시당 20원 이상 올려 미리 대비를 하는게 필요하다는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한전은 지난해 32조7,000억 원 상당의 적자를 기록했고 올 1분기 전력 구입을 위해 발생한 한전채도 9조 원을 넘었습니다.
가스공사 미수금은 지난해 말 기준 9조 원을 돌파한데다, 올 1분기 3조 원이 더 늘어 12조 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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