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섭, 백현동 용도변경 추진 때 이재명 선거사무소 임차료 대납”

송원형 기자 2023. 5. 5.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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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공소장에 정황 담겨

‘백현동 아파트 개발 특혜’ 사건에서 로비스트로 알려진 김인섭(구속) 전 한국하우징기술 대표가 2014년 성남시장 재선 도전에 나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선거사무소 임차료를 대납한 것으로 5일 전해졌다.

김인섭 전 한국하우징기술 대표가 지난달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연합뉴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 엄희준)가 지난 2일 김인섭씨를 알선수재 혐의로 구속기소하면서 법원에 제출한 공소장에는 김씨가 2014년 5월 성남시장 재선 도전을 선언한 이 대표의 선거사무소 마련을 돕고, 그해 6월 선거가 끝날 때까지 선거사무소 임차료를 대납한 정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김인섭씨는 2006년 이재명 대표가 성남시장 선거에 나왔을 때 선대위원장을 맡았을만큼 이 대표 측근으로 꼽혔다. 하지만 김씨는 지난 2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2010년 이후 이 대표와의 관계가 틀어졌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검찰은 김씨가 2014년 이 대표 선거사무소 임차료를 대납할 정도로 이 대표와 가깝게 지낸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비슷한 시기 지인 2명을 통해 이 대표에게 500만원씩 후원금을 냈다고 한다. 김씨는 또 이 대표가 2016년 고향인 고향 안동을 찾았을 때도 현장에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평소 이 대표 측근인 정진상 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과의 친분도 과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인섭씨가 이 대표 선거사무소 임차료를 대납한 것으로 알려진 2014년은 성남시가 백현동 사업 부지에 대한 용도 변경을 검토 중인 시기였다. 성남시는 2015년 백현동 부지 용도를 자연·보존 녹지 지역에서 준주거지역으로 4단계 상향 조정을 했다. 성남시는 당시 공공성 확보를 위해 성남도시개발공사도 참여하는 것으로 정해지만, 성남도개공은 2016년 7월 백현동 사업에서 빠졌다. 김인섭씨 공소장에는 김씨가 2015~2016년 안양교도소에 수감돼 있을 때 ‘특별 면회’로 자신을 찾아온 정진상씨에게 “백현동 사업에서 성남도개공을 배제해 달라”는 취지로 말했다는 정황도 담겼다고 한다. 김씨 부탁대로 성남도개공이 백현동 사업에서 빠진 것이다. 검찰은 또 정진상씨가 백현동 사업 추진 과정에서 성남시가 부지 내 R&D(연구·개발) 용지는 줄이고, 공동주택용지는 늘리는 데 관여한 정황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백현동 사업은 당초 전체 가구가 민간 임대로 기획됐지만, 이후 민간임대는 10%로 줄이고 분양 주택을 90%로 늘리면서 민간 사업자가 3000억원대 분양 수익을 거뒀다고 한다. 검찰은 민간 사업자가 개발 이익을 가져가면서 성남도개공 등에 그만큼 손실을 끼쳤다는 배임 혐의와 관련해 정진상씨와 이 사업 최종 결제권자였던 이재명 대표에 대한 수사를 이어갈 예정이다.

이 대표 측은 김인섭씨의 2014년 선거사무소 임차료 대납과 관련해 “검찰의 극빈한 상상력일 뿐”이라며 “어떻게든 이 대표와 연관 지어 헐뜯어보려는 억지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검찰은 정진상씨와 성남시장 시절 백현동 사업 최종 결제권자였던 이 대표에 대한 배임 혐의 등에 대한 수사를 이어갈 예정이다.

김인섭씨는 2015년 9월부터 올해 3월까지 백현동 개발사업 인허가와 관련 청탁 또는 알선 대가로 민간사업자 정모 대표로부터 현금 77억원과 5억원 상당의 함바(건설 현장 간이식당) 사업권을 받은 혐의로 넘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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