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ROTC 의무 복무 기간 18개월로 줄이자”
초급장교의 양성기관인 ROTC가 심각한 존립 위기에 빠졌다.
올해 전국 4년제 대학 ROTC 후보생 평균 지원율은 1.3:1이다. 6.1:1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던 10년 전과는 확연히 다르다. 2011년부터 현재까지 6개의 교대 학군단이 지원율 미달로 폐지됐다. 서울대 학군단의 경우 창설연도에는 600여 명의 초급장교를 임관시켰으나 올해 3학년 후보생은 단 6명만 입단했을 정도다.
ROTC는 학군사관 후보생으로 선발되는 대학 2학년 겨울방학부터 4학년까지 군사훈련을 통해 졸업 후 매년 4000여 명이 소위로 임관한다. 그러나 이젠 옛말이 돼가고 있다. ROTC의 위기는 ROTC만의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 매년 지속된 ROTC지원율 하락은 ROTC 그 자체의 위기라기보다 국가 안보의 위기로 봐야 하는 면이 더 크다. 그동안 ROTC 후보생 지원율 하락을 우려해 수년 전부터 국회, 국방부(육본)에서는 각종 세미나, 정책 및 제도 발전 토론회를 해왔다. 그러나 정책 결정자들은 정치적 표심을 의식한 듯 소극적인 대처로 일관했고 실질적인 조치는 없었다.
또한, MZ세대의 인식 변화에 걸맞은 종합적인 대책이 없었다. 이는 ROTC의 위기뿐 아니라 타(他) 출신(육사, 삼사, 학사 등) 장교의 지원율 하락으로 거세게 확산돼 국민에게 안보 불안감을 가중시키고 있다. 최근 학군후보생 지원율 하락이라는 ROTC의 위기 상황이 각종 언론 매체에서 보도되자 육군본부를 비롯한 국방부, 국회에서 “초급간부 복무 여건 개선 세미나” “토크 콘서트” 등을 통해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MZ세대의 공감을 얻기엔 역부족이었다. 다만, 고위 정책 책임자들의 위기 상황에서 해결 방안을 찾는 첫걸음이라는 점에서는 긍정적인 신호라 생각한다.
ROTC 예비역 장교 단체의 책임자로서 실효적이고 진정성 있는 대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현재 ROTC 출신 장교 임관자 중 90%는 국방의 최일선에서 소대장으로 28개월간 책임을 다해 국방의 의무를 다하고 있다. 전역 후에는 군 복무간 습득된 리더십을 기반으로 각계각층에서 국가와 사회 발전을 위해 봉사하고 있다.
ROTC 장교들의 전역 후 취업난 해결과 봉급을 인상하는 방안이 ROTC 후보생 지원율을 향상시키는 확실한 방안이지만, 현실적으로 이를 해결하는 데는 수많은 난제가 있다.
현재의 위기 상황 해결을 위한 접근 방법으로서 먼저 초급장교 ‘의무복무 기간’을 단축해야 한다. 국방의 의무를 필하고자 하는 MZ세대 군 입대자에게 병으로 입대하는 것보다 장교를 선택하는 것이 불이익이 된다면 누가 장교로 지원할 것인가.
ROTC 장교의 의무복무 기간을 28개월에서 병 의무복무 기간과 같은 18개월로 동일하게 단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복무기간을 18개월로 동일하게 단축하면 경쟁력 있는 우수한 장교 후보생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이에 따라 매년 6000∼8000여 명의 초급장교가 임관해 전임 소대장과 임무 교대하는 개념으로 운영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또한 대학생 3, 4학년 학기 중에 실시하고 있는 현재 하계훈련 2회를 임관 후 2개월 기본훈련으로 변경한다면, 대학 생활 중 학사일정에 집중할 수 있어 일반 학생들에게 불리한 환경이 해소될 것이다. 또한 학사일정을 이수하지 못해 임관을 못 하는 후보생들에게도 도움이 돼 현재 군에서 추진 중인 1년에 2회(3월, 7월) 임관 계획에서의 애로사항도 해결될 것이다.
필자는 ROTC로 임관한 초급장교들의 복무기간 단축만이 초급장교 양성기관인 R0TC가 심각한 존립 위기로부터 벗어날 방안이라고 굳게 믿는다. 우수한 ROTC는 전역 후에도 국가 발전의 일익을 담당할 것이다. 당국의 신속한 조치와 대처가 있기를 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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