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스 잡으면 ㎏당 만원…속리산국립공원사무소 배스 수매사업 시작

속리산국립공원사무소가 진행하는 ‘큰입배스 수매사업’에 참여한 강태공들이 삼가저수지에서 포획한 배스를 들어 보이고 있다. 국립공원공단 속리산국립공원사무소 제공.

낚금(낚시금지)지역으로 지정된 국립공원에서 낚시를 즐기며 자원봉사 인증을 받고 수중 생태계를 파괴하는 배스를 낚아 판매해 지역화폐를 받는 사업이 있다. 국립공원공단 속리산국립공원사무소가 진행하는 ‘큰입배스 수매사업’이다.

속리산국립공원사무소는 오는 14일부터 10월14일까지 보은군 속리산면 삼가리 삼가저수지에서 큰입배스 수매사업을 진행한다고 5일 밝혔다.

2021년부터 시작된 이 사업은 공단이 낚시꾼들이 잡은 큰입배스를 사들이는 사업이다. 참가자들은 삼가저수지에서 낚시를 통해 배스 1㎏을 잡아가면 지역 화폐인 결초보은상품권 1만원권을 받는다. 국립공원 자원봉사 시간도 인증받을 수 있다. 삼가저수지는 국립공원으로 낚시 금지 지역인데 배스만 포획하는 것을 조건으로 참가자들에게는 허용된다.

공단은 올해부터 포획개체의 위치와 크기를 자연관찰 애플리케이션 ‘네이처링’에 기록해 외래어종 분포지도를 제작하는 등 배스 퇴치와 시민과학활동도 함께할 계획이다.

토종 어류를 마구 먹어치우는 배스는 1973년 정부가 수산자원 조성을 위해 들여온 외래어종으로 1998년 생태계교란생물로 지정됐다.

속리산국립공원사무소가 진행하는 ‘큰입배스 수매사업’에 참여한 참가자들이 국립공원인 보은군 속리산면 삼가리 삼가저수지에서 배스를 낚고 있다. 국립공원공단 속리산국립공원사무소 제공.

공단이 이 사업을 추진하는 이유는 삼가저수지에 서식하는 배스들이 좀처럼 줄지 않고 있어서다. 규모가 56만8137㎡인 삼가저수지에는 2020년 기준 4300여마리의 큰입배스가 서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전문가를 고용해 진행하는 배스 퇴치 사업도 효과가 좋지 않았다. 공단은 삼가저수지의 배스를 잡기 위해 2008년부터 2020년까지 매년 1800만~2000만원의 사업비를 들여 전문가들을 고용, 배스 퇴치 사업을 벌여왔다. 당시 포획된 배스는 매년 1300여마리 정도다.

공단은 이 사업을 통해 2년간 6000여마리의 배스를 포획했다고 설명했다. 공단 측이 전문가를 고용해 진행한 퇴치 사업보다 2배 많이 포획한 셈이다. 참가자는 1282명으로 집계됐다.

서정식 속리산국립공원사무소 자원보전과장은 “이번 사업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가 높아지고 있다”며 “이 사업이 생태계 회복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삭 기자 isak84@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