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vs 고양이 … 수명까지 줄이는 `외로움` 누가 더 달래줄까?
개 vs 고양이 vs 비반려인 코로나 팬데믹 기간 외로움 지수 조사
개가 더 큰 위로감 주지만 결국 사람의 빈자리 채우는 덴 한계
가정의 달, 사람들은 가족과 반려동물 중 누구에게 더 많은 위안을 얻을까.
코로나19는 전세계인에게 혼자 살아가는 법을 알아야 한다는 깨우침을 줬지만 그만큼 외로움의 무게를 실감하게 했다. 팬데믹 기간에 많은 이들은 밖에 나가지 못하고 가족이 오랜 시간 함께 있어야 하는 스트레스를 호소했다. 부부 이혼율이 올라가기도 했다. 그러나 여전히 함께 있는 것보다는 혼자 있는 것이 삶에 치명적이란 연구결과들이 나온다. 코로나19 기간에 반려동물을 키우는 이들이 급증한 이유이기도 하다.
◇외로움, 매일 담배 15개비씩 피우는 셈
최근 미국 보건당국이 외로움이 담배만큼 치명적인 공중보건 문제라고 규정한 가운데, 반려동물을 키우더라도 개와 고양이를 키우는 이들이 외로움과 관련해 서로 다른 양태를 보인다는 연구결과가 나와서 주목된다.
미국 공중보건서비스단(PHSCC)은 최근 보고서 '외로움과 고립감이라는 유행병'에서 외로움은 조기 사망 가능성을 26∼29% 높이는데, 이는 매일 담배 15개비씩을 피우는 것과 같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심장병 위험도 29%, 뇌졸중 위험도 32% 높아질 뿐 아니라 고립됐다는 느낌이 불안감, 우울증, 치매와 연관되고, 바이러스 감염이나 호흡기 질환에 더 취약한 상태를 만든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노인들의 고립감으로 인한 의료 서비스가 미국의 메디케어(노인 의료보험) 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용이 연간 67억달러(약 8조9800만원)에 달한다는 분석도 있다.
◇코로나 기간에 개·고양이와의 유대감 더 끈끈해졌다
오가타 니와코, 신이 웡 미국 퍼듀대학교 연구팀은 팬데믹 기간 반려동물을 기른 이들이 스트레스와 외로움을 어떻게 느꼈는지에 대한 연구결과를 최근 과학저널 플로스원(PLOS ONE)에 발표했다.
이들의 연구에 따르면 코로나19 기간에 미국내 반려동물 소유자들은 개나 고양이와의 유대감이 더 강화됐다. 개, 고양이 중 무엇을 기르든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반려동물과 스트레스 또는 외로움 사이의 관계는 더 복잡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팬데믹 이전(2020년 2월)과, 봉쇄 단계(2020년 4~6월), 리오픈(2020년 9~12월), 회복(2021년 1~12월) 4단계로 구분해 미국에서 개와 고양이를 키우는 반려인들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설문 조사에는 참가자가 가장 애착을 느끼는 반려동물과의 친밀감, 스트레스 및 외로움 수준, 인구 통계, 주거 상황, 성격, 기타 잠재적으로 관련된 요인 등에 대한 질문이 포함됐다. 설문조사에는 개와 고양이를 모두 키우는 1266명, 개만 키우는 1186명, 고양이만 키우는 1128명, 반려동물을 안 키우는 657명이 참여했다.
◇고양이 키우는 이들이 비반려인보다 더 외롭다?
그 결과 소유자와 반려동물 간의 친밀감은 연구 기간 동안 시간이 지남에 따라 높아졌다. 또 개를 키우는 이들이 고양이를 키우는 이들이나 반려동물을 키우지 않는 이들에 비해 스트레스와 외로움 수준이 지속적으로 더 크게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봉쇄부터 회복에 이르는 기간 동안 전체 설문조사 참가자들의 스트레스 수준을 분석한 결과 봉쇄기간 스트레스 수준이 최고조에 달했다. 그런데 개를 키우는 이들은 봉쇄 단계에서 회복 단계까지 평균 스트레스 지수(PSS:Perceived Stress Scale)가 가장 크게 감소한 반면, 반려동물을 키우지 않은 그룹과 고양이 그룹은 비슷한 수준으로 스트레스 감소세가 덜했다. 특히 고양이 주인은 모든 단계에서 가장 높은 스트레스 수준을 일관되게 보고했다. 고양이 소유자는 개를 키우는 이들은 물론, 반려동물을 키우지 않는 이들에 비해서도 스트레스와 외로움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개를 키우는 이들과 고양이를 키우는 이들간의 결과 차이가 두 그룹 간의 반려동물과 소유자 간의 관계 차이로 설명될 수 있다고 봤다.
◇반려동물, 결국 사람의 빈자리 채우는 데는 한계
연구진은 또 전체적인 변수를 고려했을 때 반려동물을 키운다고 해서 스트레스, 우정이나 직장 관계 문제로 인한 사회적 외로움, 가족 관계의 결핍으로 인한 정서적 외로움을 완화하지 못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것이 팬데믹 기간 전반적인 스트레스와 외로움 수준을 결정적으로 완화하지는 못했다는 의미다. 다만 반려동물 소유자는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로맨틱한 관계의 결핍으로 인한 정서적 외로움을 덜 느끼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진은 반려동물 소유자 관계, 스트레스 및 외로움의 추가 변화를 포착하기 위해 올해중 계속 데이터를 수집할 계획이다.
연구자들은 "코로나 대유행 기간 동안 반려동물 소유가 스트레스와 외로움을 완화하지 못했지만 사람들은 반려동물에 대해 더 가깝게 느꼈다. 개와 고양이가 정신건강에 다르게 작용했는데 이는 소유자와 반려동물 간의 관계에 의해 부분적으로 설명될 수 있다"고 밝혔다.
◇결국 사람…적어도 하루 15분은 사랑하는 사람들과
한편 미국 공중보건서비스단은 외로움의 문제를 조명하면서 구멍 뚫린 사회 구조를 '꿰매는' 공동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자원봉사 조직이나 스포츠·종교 모임 같은 프로그램과 대중교통·주거·교육정책, 도서관·공원·운동장 등 물리적 요소를 아우르는 지역 공동체 인프라 확충이 대표적이다. 그러면서 일상생활에서 개인이 할 수 있는 일로 사랑하는 사람들과 적어도 하루 15분씩은 보내기, 사람들과 이야기할 때 주의를 흐트리는 기기를 멀리하기 등을 제시했다. 개, 고양이 같은 반려동물로부터 얻는 위안에 그치지 않고 가족을 비롯한 동료, 친구 등 주변의 사람들에게 마음을 열고 가까이 다가가는 노력이 만수무강과 장수에 특효약이란 의미다. 안경애기자 naturea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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