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잘됐다” 환자 가족인 척 후기 올린 의사 벌금형

온라인에서 수술받은 환자의 가족 행세를 하며 자신에게 유리한 진료 후기를 쓴 의사가 1심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4단독(판사 유동균)은 의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의사 A 씨에게 벌금 200만 원을 선고했다고 오늘(5일) 밝혔습니다.

앞서 인천의 한 병원 신경외과 의사인 A 씨는 2021년 상반기 뇌 질환 환자·보호자의 온라인 카페에 불법 의료광고를 올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A 씨는 자신에게 치료받은 환자의 자녀 행세를 하며 “아무것도 모르는 내가 봐도 수술이 잘 된 것을 알 수 있다”, “수술한 지 5년이 됐는데 재발하지 않고 있다” 같은 게시물과 댓글을 9차례 올린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재판에서 A 씨 측은 “실제로 치료한 환자에 관한 내용을 사실대로 기재한 만큼 거짓 광고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무죄를 주장했지만,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법원은 “A 씨 부모는 A 씨로부터 수술받은 사실이 없고, A 씨가 실제 치료했다고 주장하는 환자들의 구체적인 사례도 확인되지 않는다”며 불법 의료광고로 봐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어 “A 씨가 의료행위 경험을 토대로 게시글을 썼다고 해도 자신에게 유리한 치료 사례를 선별해 취합했고 치료 효과를 지나치게 좋게 표현했다”면서 “심정적으로 궁박한 중증 환자와 보호자로선 A 씨에게 치료받으면 병세가 호전될 것으로 오인하게 할 수 있다”며 벌금형을 선고했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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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인성 기자 (isbaek@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