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에 이틀간 803.5㎜ 폭우와 강풍...제주 항공기 200편 결항
제주 하늘길이 어린이날을 전후한 강한 비바람으로 이틀째 막히는 등 제주에서 악천후로 인한 크고 작은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5일 제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비가 시작된 3일부터 5일 낮 12시까지 지점별 누적 강수량은 한라산 삼각봉 803.5㎜, 진달래밭 671㎜, 성판악 598.5㎜, 서귀포 365.6㎜, 제주가시리 327㎜, 성산 238.2㎜, 고산 180.7㎜, 제주 142.3㎜ 등이다.
특히 서귀포는 전날 하루에만 287.8㎜의 비가 내리면서 1961년 이곳에서 관측을 시작한 이래 5월 일 강수량 기록 역대 1위를 갈아치웠다. 종전 최고치는 1992년 5월 6일 259.8㎜였다. 동부지역 성산도 전날 일 강수량이 193㎜를 기록하면서 5월 성산에서는 2번째로 많은 비가 쏟아졌다.
제주도 산지에 호우경보가, 추자도와 제주도 중산간에 호우주의보가 발효 중이다. 또 제주도 전역에 강풍주의보가 내려질 정도로 바람이 강하게 불고 있다.
바람의 방향이 급격하게 변해 급변풍특보와 강풍특보가 발효 중인 제주공항은 이틀째 항공편 운항이 큰 차질을 빚었다.
한국공항공사 제주공항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기준 결항 또는 결항 예정인 국내선 항공편은 모두 200편(출발 101·도착 90)이다. 이날 운항이 예정된 항공편은 추가 투입된 항공편 13편(출발 9편·도착 4편)을 포함해 모두 488편(출발 243편·도착 245편)이다. 이날 오전 10시 10분쯤 서울 김포발 대한항공 KE1045편이 제주에 도착하는 등 제주공항 항공편 운항이 일부 재개됐다.
이날 제주공항에선 초속 22m의 순간 풍속이 측정되기도 했다. 이날 낮 12시 기준 일 최대순간풍속(초속)은 한라산 삼각봉 28.4m, 어리목 27m, 제주공항 22.7m, 대흘 22.1m, 외도 21.7m, 고산 19.1m, 오등 19.2m 등을 기록하고 있다.
항공사들은 오후 1시를 전후해 항공편 운항을 재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날인 4일에는 강한 비가 내리면서 오후부터 항공편 운항이 줄줄이 취소돼 총 243편(출발 118편·도착 125편)이 결항했다. 이에 따라 수학여행단 33개교 6000여명을 포함해 여행객 1만명 이상의 발이 묶인 상태다.
궂은 날씨로 한라산 입산은 전면 통제됐다. 또 해상 기상 악화로 일부 여객선 운항이 중단됐고, 강풍과 폭우로 각종 피해가 잇따라 발생했다. 제주와 다른 지역을 잇는 8개 항로 여객선 11척 중 3개 항로 4척의 운항이 통제됐다.
제주도 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전날부터 이날 낮 12시까지 기상특보와 관련한 신고가 27건 접수됐다. 이날 오전 9시 2분쯤 제주시 연동의 한 건물 외벽이 떨어졌고, 오전 11시 6분쯤 제주시 애월읍 고성리 한 공사장에 쌓아 놓은 모래와 자갈이 인근 도로로 유출되면서 안전 조치가 이뤄졌다. 앞서 이날 오전 5시 41분쯤 서귀포시 상효동 한 주택 안으로 빗물이 유입돼 소방대원들이 배수 작업을 벌였다.
전날 4일에는 오후 6시 29분쯤 서귀포시 대정읍 상모리 한 건물 지하에 물이 30t가량 들어차면서 긴급 배수 작업을 했다. 낮 12시 57분쯤에는 대정읍 무릉리 도로가 침수되면서 차량이 한때 고립됐다. 이밖에 강풍에 간판, 중앙분리대, 공사장 펜스 등 시설물이 떨어지거나 흔들린다는 신고가 잇따라 소방대원들이 긴급 안전조치를 했다.
기상청은 6일까지 제주에 최대 400㎜ 이상의 강한 비가 내릴 것으로 전망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이날 밤부터 6일 새벽 사이 돌풍과 천둥·번개를 동반한 시간당 30~50㎜ 이상의 매우 강한 비가 올 수 있다”며 안전에 유의할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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