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소음에 죽은 앵무새 427마리‥ 대법원 "건설사 책임"

반복되는 공사 소음과 진동 속에서 앵무새가 집단 폐사했다면 공사를 한 건설사에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는 대법원의 판단이 나왔습니다.

대법원 3부는 한 앵무새 사육사가 건물 공사 소음 때문에 앵무새 427마리가 집단폐사했다며 건설사들을 상대로 청구한 손해배상 소 상고심에서, 건설사 책임이 없다고 본 원심을 깨고 사건을 수원고법으로 돌려보냈습니다.

대법원은 "위법성에 대한 기준은 일반적으로 참아내야 할 정도를 넘기는지 여부"라며 "최소한의 기준인 행정법규를 형식적으로 지켰다고 해도, 이번 사건처럼 참을 한도를 넘는 경우에는 위법행위로 평가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또 "소음으로 조류 폐사가 발생한다는 연구결과와 감정 내용을 보면 공사 소음이 앵무사 폐사에 상당부분 기여 했다고 보인다"며 "공사 시작 뒤 6개월 지나서야 방음벽을 설치해 소음에 효과적으로 대응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설명했습니다.

경기 안양시에서 앵무새를 키우는 이 사육사는 지난 2017년 옆 건물 공사 소음과 진동으로 키우던 앵무새 427마리가 이상 증세를 보이며 폐사하자, 건설사들을 상대로 재산상 손해배상 2억 5천여만 원과 위자료 1억 원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1심과 2심은 당시 안양시청이 14차례 측정한 소음 수준이 생활소음 규제기준인 70데시벨 이하였고 소음과 진동을 앵무새의 이상증세나 폐사의 원인으로 인정하기 어렵다고 봤습니다.

김상훈 기자(sh@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news/2023/society/article/6480818_3612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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