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용산 앞마당’ 개방…역대 대통령 어린이날 행사 어땠나 [만리재사진첩]
[만리재사진첩]
어린이는 한 나라의 근간이다. 아동복지법 제6조에는 ‘어린이에 대한 사랑과 보호의 정신을 높임으로써 이들을 옳고 아름답고 슬기로우며 씩씩하게 자라나도록 하기 위하며 매년 5월 5일을 어린이날로 하며, 5월 1일부터 5월 7일까지를 어린이주간으로 한다’고 밝히고 있다. 2023년 어린이날은 101회를 맞는다.
역대 대통령은 매년 어린이날을 맞아 청와대로 어린이들을 초청해 축하했다. 대통령 부부가 청와대 본관이나 녹지원에서 열린 행사에 직접 나와 어린이들과 각종 행사를 진행했다. 아이들과 직접 줄다리기, 풍선 던지기, 그림 그리기 등을 하면서 이날 만큼은 대통령이 아니라 동심으로 돌아갔다. “어렸을 때 공부를 잘하셨느냐. 공부 안 한다고 엄마에게 혼나지 않으셨느냐”, “청와대에서 대통령 내외 말고 누가 사시나요?” 등 어린이들의 다양한 질문공세를 받기도 했다.
역대 대통령들은 어린이들에게 격려하는 메시지를 전했다. ‘아이들의 꿈과 희망을 키워나가기를 바란다’는 메시지가 주된 내용이었다. 초청된 아이들은 장애아동, 도서 산간 지역 등에 사는 어린이들이 주를 이뤘다.
역대 대통령의 어린이날 행사 사진과 메시지를 모아 보았다.
■ 노무현 대통령
노 대통령은 2005년 어린이날 행사에서 하반신 마비로 병석에 누워있는 아버지와 단둘이 사는 소년가장 김요한 군의 사연을 접하고는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노 대통령은 “그동안 나는 일을 사랑하고 살아왔는데, 앞으로는 사람을 사랑할 줄 아는 인생을 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고 말한 뒤, “우리가 서로 사랑하고 힘을 보태서 사는 세상이 되길 바라고, 그렇게 함께 노력하자”고 당부했다.
■ 이명박 대통령
이 대통령은 2009년 어린이날 행사에서 “보물은 바로 ‘희망’이고, 우리의 희망은 바로 어린이 여러분”이라고 말했다. 어릴 적 꿈에 대해서는 “초등학교 교장이 되는 것이 꿈이었는데 지금은 대통령을 그만두면 환경운동, 특히 녹색운동가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어린이들이 학교 마치고 다시 학원에 가고 그러는데 친구들과 잘 놀고 사랑하는 생활을 했으면 좋겠다”며 “정부는 어린이들이 너무 공부에 시달리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 박근혜 대통령
박 대통령은 2015년 어린이날 행사에서 진도에서 온 한 학생이 “자신의 꿈은 대통령”이라고 말하자 “정말 간절하게 원하면 전 우주가 나서서 다 같이 도와준다. 그리고 꿈이 이뤄진다”고 화답했다. 이 문구는 브라질 출신 작가 파울로 코엘류의 작품 ‘연금술사’에서 인용한 것이다.
■ 문재인 대통령
문 대통령이 재임하는 기간에는 3번의 어린이날이 코로나19가 유행하는 기간이었다. 코로나는 청와대 잔디밭에서 열렸던 어린이날 행사 풍경을 바꿔버렸다.
2020년에는 마인크래프트로 만든 청와대 가상공간으로 어린이들을 초대했다. 영상에는 어린이들과의 소통을 위해 마인크래프트 포맷을 활용해 청와대 전경과 내부를 구현했다. 마인크래프트는 다양한 블록을 활용해 가상의 세계를 건설하고, 모험할 수 있게 만든 게임이다. 문 대통령은 영상을 통해 “여러분들이 잘 참아준 덕분에 우리는 조금씩 코로나를 이겨내고 있다”고 어린이들을 격려했다. 또한 “어른들도 여러분처럼 처음 겪어보는 코로나를 이기기 위해 애쓰고 있다는 것을 기억해 달라”며 “함께 조금만 더 힘을 내자”고 당부했다.
2021년 어린이날 행사도 비대면으로 진행됐다. 문 대통령 부부는 영상으로 강원도 평창군 도성초등학교 학생들과 어린이날 행사와 대화를 했다. 임기 마지막 해인 2022년이 되어서야 대면 행사를 가질 수 있었다.
■ 윤석열 대통령
윤 대통령인 당선인 시절인 2022년 어린이날에 자택인 서울 서초구 아크로비스타 아파트에 거주하는 이웃 어린이들과 행사를 가졌다. 행사는 입주자대표회의 요청에 의해 이뤄졌다. 윤 대통령 당선인은 “어린이들이 건강하게 잘 자라고 공부할 수 있도록 저도 대통령으로서 잘하겠다”고 약속했다.
2023년에는 윤 대통령 부부는 어린이날을 하루 앞둔 4일 서울 용산 옛 주한미군기지를 공원으로 재단장한 ‘용산 어린이정원’ 개장식에 어린이들이 손을 잡고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축사에서 “우리나라에는 미래 꿈나무인 어린이들이 마음껏 뛰놀 수 있는 넓은 잔디밭 하나 제대로 없다”며 “그래서 이곳 넓은 잔디밭과 주변 시설을 어린이를 위한 공간으로 조성하게 된 것”이라고 소개했다. 환경단체들은 안전 문제가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옛 주한미군기지를 어린이공원으로 단장해 개방하는 것을 비판하고 있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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