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재, 한국인 최초 이탈리아 리그 우승...나폴리는 축제중
김민재(27·나폴리)가 한국인 최초로 스쿠데토(이탈리아 프로축구 세리에A 우승컵)를 들어올렸다.
김민재의 소속팀 나폴리는 5일 이탈리아 우디네에서 우디네세와 벌인 2022-2023시즌 세리에A 33라운드 원정경기에서 1대1로 비겼다. 25승5무3패로 승점 80을 쌓은 나폴리는 2위 라치오(승점 64)를 따돌리고 남은 5경기 결과에 관계없이 우승을 확정했다. 나폴리가 남은 경기를 모두 지고 라치오가 전부 이기더라도 순위는 바뀌지 않는다.
김민재는 이날도 선발로 나와 풀타임 활약했다. 올 시즌 나폴리로 둥지를 옮긴 김민재는 팀이 치른 리그 33경기 중 32경기에 나서 철벽 수비를 펼쳤다. 김민재는 “역사적인 순간의 일원이 돼 매우 행복하고 영광”이라며 소감을 밝혔다. 우승이 확정되자 팬들은 김민재를 둘러싸 함께 기쁨을 나눴고, 라커룸에서 김민재는 스프레이로 팀을 상징하는 파란색으로 머리를 물들였다. 동료들은 “KIM, KIM, KIM”을 연호했다. 한국인이 세리에A에서 우승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나폴리 팬, 선수, 코치진은 우승이 확정되는 순간 모두 디에고 마라도나(1960~2020)를 떠올렸다. 나폴리 홈구장의 명칭은 스타디오 디에고 아르만도 마라도나. 마라도나는 1984년부터 1991년까지 나폴리에서 활약하며 1986-87, 1989-90시즌 리그 우승을 이끌었다. 그의 등번호 10번은 영구 결번이다. 마라도나 이후 나폴리는 정상에 오르지 못하다 33년 만에 통산 3번째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루치아노 스팔레티 나폴리 감독은 “우리 팬들 중 마라도나의 경기를 보며 자란 이들도 많다. 마라도나의 가호가 있어서 우리는 우승할 수 있었다”고 했다.
나폴리는 올 시즌 전 핵심 선수인 드리스 메르턴스, 칼리두 쿨리발리를 떠나보냈다. 이에 전력 누수가 예상됐으나 영입생 김민재와 흐비차 크바라츠헬리아가 그 공백을 메웠다. 특히 김민재와 아미르 라흐마니 센터백 조합은 든든하게 나폴리 후방을 지켰다. 나폴리는 올 시즌 킥오프 때 김민재, 라흐마니, 골키퍼를 제외한 8명이 나란히 중앙선에 있다가 일제히 달려 나가는 모습을 보이곤 했는데, 이는 후방을 믿기에 가능한 전략이었다. 이탈리아 현지에선 “이런 나폴리를 보고 겁을 먹지 않을 팀은 없다”는 평이 나왔다. 현지 매체들은 나폴리 우승에 가장 주요했던 영입으로 김민재를 꼽고 있다.
나폴리는 시즌 초반부터 승승장구했다. 개막 15경기 무패(13승2무)로 경쟁자들을 일찌감치 따돌렸다. 인구 약 300만명의 나폴리는 올해 초 이미 축제 분위기로 접어들었다. 거리 곳곳에는 나폴리를 상징하는 하늘색 깃발이 내걸렸고 선수단 벽화, 입간판이 생겼다. 이날 우승이 확정되자 수십만 명의 나폴리 시민들은 거리로 나와 하늘색 연막을 터뜨리며 우승을 자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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