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날 특집] 청소년 기자 제안한 아이디어로 탄소중립 캠페인 시작한 지역신문
[어린이날 특집 (03)] 김포청소년신문, 김포신문 창간 30주년 맞은 2020년부터 만들어
어린이·청소년들 제안 '탄소중립 선도도시' 캠페인 실행…학생·교사·학부모 소통 창구로 기능
[미디어오늘 장슬기 기자]
5월5일은 어린이날이다. 365일 중 364일이 어른의 날이라는 말의 다른 표현이기도 하다. 어린이들은 사회에서 배제됐고 미디어에서도 마찬가지다. 어린이날을 맞아 미디어오늘은 '어린이'라는 소외당한 새로운 세상을 이해하려는 노력들을 담았다. 올해는 어린이 인권운동가 방정환이 만든 잡지 <어린이> 창간 100주년이다. 당시 방정환은 20세까지 어린이로 봤는데 미디어오늘은 그 취지를 살리고 현재 참정권 등 여러 분야에서 사회적 약자이기에 어린이·청소년 전반을 이번 기획기사의 주인공으로 삼으려 한다. - 편집자주
“김포신문 청소년 기자들은 본지에 지속적으로 카메라 고발 등 환경 오염 사진 등을 제보해 왔다. 특히 학교 인근에 휴지 등이 무분별하게 버려져 있는 모습이 자주 눈에 띈다며, 김포 환경오염 현실에 실질적 변화가 있으려면 시민운동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김포신문에서는 청소년들을 중심으로 김포시 탄소중립선도도시 만들기 캠페인을 실행하고자 한다.”(4월11일 김포신문 사설)
경기도 김포지역 주간지 김포신문은 청소년 기자들 제안으로 '나무살리는 손수건 쓰기 운동'을 시작으로 탄소중립선도도시 캠페인을 시작했다. 보통 언론에는 어린이·청소년 등 미성년자의 목소리가 잘 담기지 않는데 김포신문은 청소년 기자들이 직접 기사 등을 쓸 뿐 아니라 지역운동을 제안하고 이를 실천하며 소통하고 있다.
김포신문은 지난 2020년 2월부터 김포신문 내에 청소년신문 지면을 만들고 있다. 이는 젊은세대와 소통하기 위한 노력 중 하나다. 김주현 김포신문 부국장은 미디어오늘에 “김포 지역에 정기간행물이 김포신문 하나이고 김포신문 대표가 '지역에 지면이 하나 있어야 하지 않나'라는 사명감이 있다”며 “기존 구독자가 줄고 김포에 젊은 층이 많이 유입되면서 젊은 세대와 소통할 통로를 확보하기 위해 청소년신문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김포시 인구는 지난 2012년 28만명 수준이었는데 11년 만에 48만명(2023년)이 넘었다. 인구급증은 신도시 등 개발로 대부분 젊은 층이 유입한 결과다. 수도권 지역 특성상 젊은 층이 기초자치단체 지역 현안에 큰 관심이 없고 특히 지역신문을 지면으로 보는 인구가 많지 않기 때문에 젊은 어른보다는 어린이·청소년을 공략하기로 했다는 설명이다.
창간 30주년을 맞은 2020년, 지역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할 때였다. 김 부국장은 “(신문사에) 위원회가 다섯 개 있는 이들 중엔 학부모가 많았다”며 “교육 3주체(학생, 교사, 학부모)가 교육 의제에 대해 논의할 수 있는 구조가 없으니 그것부터 만들면 좋겠다고 해서 청소년신문을 만들게 됐다”고 했다.
별도로 청소년신문을 만드는 것은 비용 등 부담이 있었다. 이에 김포신문 기존 24면을 32면으로 늘리고 서너개면을 청소년신문으로 꾸렸다. 김 부국장이 NIE 강사 경력이 있어서 관련 내용을 준비했고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지원사업으로 인턴기자를 채용할 수 있었다. 그 자리를 김포에 사는 동화작가로 뽑았는데 해당 동화작가는 청소년신문을 담당하면서 김포의 설화를 동화형식으로 풀어내는 등 어린이·청소년 눈높이에 맞는 글을 썼다.
김포청소년신문은 영화관이 없는 지역의 경우 신도시까지 가야하므로 영화관이 필요하다는 정책 제안, 쓰레기통을 만들 때 마을을 상징하는 쓰레기통을 만들자는 간담회, 학교 내 사각지대인 급식선생님들 문제 등에 대해 다루며 어린이·청소년의 목소리나 그들의 관심사를 담아내고 있다. 또 소외된 이들을 위해 김포청소년재단과 연계해 만든 '신문으로 만나는 직업' 코너를 통해 지역내 이웃들의 직업을 소개하고, 직업인에게 실질적인 이야기를 들었다.
김 부국장은 “'청소년의 눈', '교사의 눈', '학부모의 눈' 등 교육주체들의 기고를 많이 받았고 NIE, 미디어 리터러시 등의 주제로 (지역 내) 학교들과 소통한다”며 “학내 신문동아리와 소통하기도 하고 요청이 오면 (김포신문에서) 출강을 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지역사회에서는 어린이·청소년들과 청소년신문을 통해 소통하기 위해 김포시 등에서 지역신문 지원 예산을 더 늘려야 한다는 여론도 있다.
청소년기자단에는 초중고 학생들이 모두 참여할 수 있다. 김 부국장은 “청소년기자가 10여명 있지만 상시적으로 활동하기보단 한번 기고하는 경우도 있어서 특정하긴 어렵지만 열려있다”고 했다. 청소년기자를 특정하지 않고 문턱을 낮췄을뿐 아니라 신문사에 편하게 제보를 하고 탄소중립 등 환경 문제에 대한 시민활동으로 참여하는 매개체로 청소년신문이 자리잡는 분위기다. 김포신문은 지난달 19일 '선한공익활동가단' 모집에 나섰다. 청소년기자들이 제안한 김포탄소중립 선도도시 만들기 캠페인, 김포의 정체성인 김포역사 조명 등을 함께할 이들을 꾸리는 작업이다.
한편 청소년들이 생각하는 지역신문에 대한 의견을 전하기도 했다. 지난해 7월에는 통진중학교 학생들에게 김포신문의 역할을 들었다. “김포시가 살기 좋은 지역이라는 사실을 알리는 것”(이송현), “청소년들의 이야기가 조금 더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학습 측면에서 '기자' 직업에 대해 소개하는 글도 있으면 좋겠다. 편집방향에선 김포시 내 각 읍면동을 나눠 지역별 면 구성을 해도 좋겠다”(곽서준), “청소년에게 도움될 만한 정보가 많았으면 좋겠다”(김도후), “김포 내 일을 자세하게 다루면 좋겠다”(조재현) 등 의견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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