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희철 감독이 얄미운 배병준, 양희종을 더 존경하게 된 이유는?
지난 시즌 서울 SK에서 챔피언 반지를 얻었던 배병준은 현재 안양 KGC에서 활약 중이다. 정규리그 46경기 평균 19분 35초 출전해 6.1점 2.1리바운드 1.2어시스트 3점슛 성공률 38.2%(47/123)를 기록했다.
고양 캐롯과 4강 플레이오프에서는 4경기 평균 23분 8초를 뛰며 8.0점 4.3리바운드 2.3어시스트 3점슛 성공률 47.1%(8/17)를 기록하며 주축으로 활약했다. SK와 챔피언결정전에서는 렌즈 아반도의 백업으로 평균 8분 20초 출전해 3.8점 3점슛 성공률 50.0%(5/10)를 기록하고 있다.
김상식 KGC 감독은 “(SK와 경기에 강한) 아반도 선수를 많이 기용해야 해서 공격이나 수비에서 힘들어 하거나 안 될 때 3점슛과 수비를 해줄 수 있는 배병준 선수를 돌파구를 마련하려고 할 때 기용한다”며 “본인이 생각할 때 조금 아쉬움이 있을지 모르겠는데 팀을 생각하면 단기전인 챔피언결정전이라서 못 해서 기용하지 않는 게 아니라는 걸 안다. 짧은 시간이라도 열심히 하려고 한다”고 챔피언결정전에서 배병준의 플레이를 평가했다.
4일 안양체육관에서 오후 훈련을 마친 뒤 만난 배병준은 “희종이 형의 마음이다. 벤치에서 진심으로 선수들을 응원한다”며 “코트에 들어갔을 때는 뛰는 선수들의 체력 안배와 분위기를 조금이라도 안 넘겨주려고 한다”고 챔피언결정전에서 자신의 역할을 설명했다.
배병준은 챔피언결정전에서 적은 출전시간에도 한 방씩 터트려준다고 하자 “안 좋을 때 들어가는 걸 나도 알기에 좀 전에 이야기를 했듯이 조금이라도 상대에게 분위기를 안 넘겨주기 싫어서 더 열심히 뛴다. 슛 감각은 다행히 계속 괜찮다”고 했다.
출전시간이 갑자기 줄면 오히려 부담을 안고 슛을 주저하거나 부담을 더 가질 수 있다.
배병준은 “생각을 바꾼 게 정규리그 때는 분위기 좋을 때나 안 좋을 때 들어가면 팀에 피해를 안 주고, 분위기를 우리 쪽으로 만들기 위해 안전하게 하려고 했는데 챔프전 때는 내가 들어가는 그 이유를 알기에 슛 기회를 오히려 더 보려고 한다”며 “슛이 안 들어가면 벤치로 나오면 되고 주축 선수가 정상적으로 뛰면 된다. 내가 뛸 때는 오히려 더 적극적으로 한다”고 했다.
두 시즌 연속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했는데 소속팀이 다른 경우는 흔치 않다.
SK를 잘 아는 배병준은 “역시 전희철 감독님께서 밑밥을 까신 게 아닌가 싶다. 준비를 엄청 하신 거 같다. 내가 (SK에) 있어봐서 안다. 패를 다 깠다고 하셨는데 너무 얄밉더라(웃음)”며 “역시 SK가 강하다. 최준용이 없는 게 다행이다 싶을 정도다. (SK가) 단기전의 경험이 좋다. 다행히 6,7차전이 안양에서 열리는 홈 연전이라서 좋은 분위기에서 잘 한다면 챔피언에 오를 수 있다”고 했다.
KGC가 앞으로 치르는 경기는 은퇴를 결정한 양희종의 마지막 경기가 될 것이다.
배병준은 “그건 변준형, 문성곤, 오세근 형이 더 잘 알 거다. 이 선수들이 더 잘 했으면 하는 마음이다”며 “나도 생각을 해봤다. KGC가 좋은 분위기에서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또 할 수 있을까 생각해보면 (변준형의 입대와 양희종의 은퇴 등으로) 오래 걸릴 거 같다. 다시 없을 (통합우승을 할) 기회라고 생각하며 더 열심히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세근이 형이나 성곤이, 준형이, 박지훈 등만큼 돈독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이번 시즌 앞두고) 바뀐 감독님과 코치님께서 오냐, 오냐 하시며 괜찮다고 하시니까 선수들이 정신 못 차릴 때 희종이 형이 잔소리도, 쓴 소리도 해주셨다. 그 때는 감독님께서 괜찮다고 하시는데 주장이라도 희종이 형이 왜 그럴까라고 생각했다.
컵 대회를 치르고 나서 희종이 형도 저런 역할을 싫어하는데도 하는구나라고 느꼈다. 그 때부터 더 존경한다. 5차전 때도 작전시간을 불렀을 때 나는 식스맨이고 팀에 오래 있지는 않았기에 희종이 형에게 형이 생각하는 걸 지금 선수들에게 이야기를 해줘야 한다고 했었다. 뭐가 문제이고, 우리가 뭘 잘못하고 있는지 나와 희종이 형의 생각이 같을 거라고 여겼다. 희종이 형의 역할이 결코 작지 않다고 느낀다. 은퇴 시즌이라서 그런 게 아니라 희종이 형을 더 존경하게 되었다.”
KGC는 우선 6차전부터 이겨야 한다.
배병준은 “처음에는 식스맨으로 편하게 경기를 뛰고 나오겠다고 말씀 드렸지만, 만약 뛴다면 분위기를 우리 쪽으로 돌릴 수 있도록 죽기살기로 뛰겠다”고 다짐했다.
KGC인삼공사는 5일 오후 6시 안양체육관에서 SK와 챔피언결정 6차전을 갖는다.
#사진_ 점프볼 DB(문복주, 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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