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챔피언" 파란 머리한 '철기둥' 김민재, 韓선수 최초 스쿠데토 '새역사', 나폴리, 우디네세와 1대1 무 '33년만의 리그 우승 확정'
[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나폴리가 33년만에 이탈리아 챔피언에 올랐다. '철기둥' 김민재가 이탈리아 입성 첫 시즌만에 '스쿠데토(이탈리아 챔피언)'를 차지했다.
나폴리는 5일(한국시각) 이탈리아 우디네 다키아 아레나에서 열린 우니데세와의 2022~2023시즌 이탈리아 세리에A 33라운드에서 1대1로 비겼다. 이날 무승부로 승점 1을 추가한 나폴리는 25승5무3패, 승점 80을 기록했다. 전날 2위 라치오(승점 64)가 승리했지만, 지금 두팀의 승점차는 16점. 5경기가 남은 지금, 나폴리가 전패를 하더라도 우승을 차지하게 된다. 조기 우승을 확정지었다.
나폴리가 우승을 차지한 것은 '레전드' 고 디에고 마라도나가 활약하던 1986~1987시즌, 1989~1990시즌 이후 3번째다. 나폴리는 2019~2020시즌 코파 이탈리아 우승을 차지한 바 있지만, 리그 우승은 아니었다. 33년만에 감격스러운 리그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지난 경기에서 아쉽게 우승을 미룬 나폴리 팬들은 이번에 TV를 통해 우승 장면을 지켜보며, 밤새 꿈같은 축제를 즐겼다. 축구열기가 뜨겁기로 유명한 나폴리는 광란의 파티에 나섰다.
김민재는 또 한번 빛났다. 김민재는 이날 왼쪽 센터백으로 나서 풀타임을 소화했다. 102번의 터치를 하며 무려 95%의 패스 성공률을 보였다. 드리블 성공 100%, 롱패스 성공 100%라는 놀라운 기록까지 보였다. 수비는 당연히 최고였다. 태클 100%, 리커버리 6회, 그라운드 경합 성공 3회, 공중볼 경합 성공 2회 등 돋보이는 모습을 보였다. 김민재는 이날 풋몹으로부터 7.2점의 평점을 받았다. 수비진 중 단연 최고였다. 후스코어드닷컴은 평점 6.8을 줬다. 나폴리 11명의 선수 중 세번째로 높은 숫자였다.
김민재는 한국축구사를 새로 썼다. 한국인 최초로 스쿠데토를 차지했다. 과거 안정환이 페루지아, 이승우가 헬라스 베로나에서 뛰었지만, 우승과는 거리가 있었다. 김민재는 입성 첫 해부터 환상적인 활약으로 주전 자리를 차지한데 이어, 우승까지 차지했다. 김민재는 33경기 중 32경기에 선발 출전해, 29경기를 풀타임으로 소화하며, 나폴리 우승의 당당한 주역이 됐다. 유럽 5대 리그 기준으로, 한국인이 우승 트로피를 차지한 것은 맨유의 박지성, 바이에른 뮌헨의 정우영 이후 세번째다. 수비수로는 첫 번째 우승이다. 아시아 선수가 세리에A 우승을 차지한 것도 2000~2001시즌 AS로마의 나카타 히데토시 이후 처음이다.
김민재는 라커룸에 유니폼 상의를 벗고 우승 파티를 즐겼다. 동료들과 얼싸 안고, 사진을 남겼다. 샴페인, 물에 흠뻑 젖었다. 머리를 파랗게 물들인 게 눈에 띄었다. 헤어 스프레이를 뿌렸다. 로사노 등 동료들의 머리도 파랬다. 파랑은 나폴리의 색이다. 경기 후 자신의 SNS에 "우리는 이탈리아 챔피언이다. 역사적인 업적을 세운 팀의 일부가 되어 매우 기쁘다. 모든 팬, 동료, 스태프에게 축하 인사를 건넨다. 이 기쁨을 나폴리를 응원하는 모든 사람과 공유하고 싶다. 그라치에 나폴리!"라고 적었다. 스팔레티 감독은 "웃고 기뻐하는 나폴리를 보는 것이 나에게는 가장 큰 감동이다. 이 우승은 나폴리 팬들을 위한 것이다. 우리는 그달에게 기쁨을 줄 수 있어 기쁘다"고 했다.
우디네세는 3-5-2 포메이션을 들고나왔다. 페레이라와 노세트로프스키가 투톱을 이뤘다. 우도지, 로브리치, 왈라스, 사마르지치, 에히지부에가 중원을 이뤘다. 페레즈, 비욜, 베캉이 스리백을 이뤘다. 실베스트리가 골키퍼로 나섰다. 나폴리는 4-3-3 전형을 맞섰다. 크라바츠헬리아-오시멘-엘마스가 스리톱을 구성했다. 허리진에는 앙귀사, 로보트카, 은돔벨레게 자리했다. 포백은 올리베라, 김민재, 라흐마니, 디 로렌조가 구성했다. 메렛이 골문을 지켰다.
출발은 좋지 않았다. 비기기만 해도 되는 나폴리는 부담감 때문인지 몸이 무거웠다. 선제골을 내줬다. 전반 13분 우도지의 패스를 받은 로브리치가 오른발 감아차기로 나폴리 골망을 흔들었다. 당황한 나폴리는 공격적으로 나섰지만, 우디네세 수비는 강했다. 21분 크라바츠헬리아가 페널티 박스에서 넘어졌지만, 페널티킥은 불리지 않았다. 24분 오시멘의 헤더는 실베스트리 골키퍼에 막혔다.
우디네세가 반격했다. 31분 로브라치의 슈팅은 메렛 골키퍼의 선방에 걸렸다. 곧바로 나폴리가 역습에 나섰다. 오시멘에 다시 한번 헤더를 시도했지만, 골문 옆을 빗나갔다. 36분에는 우디네세의 코너킥이 비욜의 헤더로 연결됐지만 크로스바를 넘어갔다. 나폴리는 전반 공을 점유했지만 유효슈팅을 1개 밖에 날리지 못했다.
후반 나폴리가 총공세에 나섰다. 후반 7분 마침내 동점골이 터졌다. 코너킥 중 혼전 상황에서 크라바츠헬리아가 슈팅을 날렸다. 실베스트리 골키퍼에 막혔다. 오시멘이 침착하게 밀어넣었다. 나폴리 팬들이 열광했다. 승부를 원점으로 돌린 나폴리는 역전을 위해 공세에 나섰다. 13분 김민재의 돌파로 공격이 시작됐다. 엘마스가 받았지만 공격이 이어지지 않았다.
우디네세도 반격했다. 15분 베캉이 2대1 패스를 받은 후 슈팅을 시도했다. 나폴리는 22분 크라바츠헬리아의 돌파에 이은 오시멘의 슈팅이 우디네세 골망을 흔들었지만, 앞선 상황에서 파울로 무산됐다. 나폴리는 19분 은돔벨레 대신 지엘린스키를 넣었다. 26분 지엘린스키가 멋진 발리슛을 날렸지만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우디네세는 29분 우도지를 빼고 지겔라르를 투입했다. 33분에는 로브리치 대신 아슬란을 투입했다. 36분 에히지부에, 사마르지치 대신 에보셀리, 토뱅을 투입해 총력전에 나섰다. 나폴리도 41분 로사노를 넣으며 반격했다. 결국 추가 득점은 나오지 않았고, 결국 승부는 1대1로 마무리됐다. 종료 휘슬과 함께 원정 팬들이 그라운드에 난입했고, 함께 얼싸안으며 축제를 즐겼다. 나폴리가 33년만에 우승 트로피를 차지한 순간이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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