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1세대 아이돌 '무지', 어린이 마음속 '무통령' 노린다
애니메이션 제작은 카카오프렌즈 '세계관' 위한 것…"사랑할 이유 필요했다"
(서울=뉴스1) 남해인 기자 = "기억하시나요? 춘식이와 라이언이 나오기 전 가장 사랑받던 친구는 '무지'였어요."
라이언과 춘식이의 승승장구에 잊혀 갔던 무지가 어린이의 마음속으로 돌아온다. 이달 3일 경기도 성남시 판교 카카오(035720) 사옥 '아지트'에서 만난 고신우 카카오 IP사업개발팀장은 "카카오프렌즈가 팝업스토어 당시 굉장했던 무지의 인기가 아직도 생생하다"며 "잊힌 스타를 주인공으로 다시 세워줘서 기쁘다"고 웃어 보였다.
◇"마음이란 연결고리로 어린이에게 다가가고 싶어"
지난달 1일부터 카카오가 제작한 첫 TV 애니메이션 '내 마음은 무지'가 어린이 채널 '투니버스'에서 방영 중이다. 카카오프렌즈는 캐릭터를 좋아하는 성인들에게 주로 사랑받아왔지만 첫 애니메이션 시리즈는 어린이를 위한 작품이란 점에 의아해하는 시선도 있었다.
제작을 담당한 고신우 팀장은 "첫 TV 애니메이션인 만큼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었다"며 "마음이란 연결 고리로 어린이에게도 다가가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카카오톡 이용자들은 마음을 전하는 이모티콘을 사용할 때 자주 카카오프렌즈를 접하지만 어린이들은 그렇지 않은 편"이라며 "어린이들이 마음과 감정을 이해하고 표현할 수 있도록 돕는 애니메이션을 통해 카카오프렌즈를 자연스레 만나면 좋겠다"고 말했다.
"화가 나" "고마워" "무서워" "속상해"는 '내 마음은 무지'가 에피소드별로 다루는 감정들이다. IP사업개발팀은 아동심리 전문가에게 조언을 구했다. 고신우 팀장은 "'이런 감정이 정상이야, 맞아' 같은 메시지를 주지 않도록 주의해야 했기에 자문을 구해야 한다고 판단했다"며 "정유진 하이토닥 소장 등 전문가에게 제작 단계마다 한 번씩 조언을 받으면서 과도하거나 잘못 표현한 게 있는지 검토하고 수정했다"고 말했다.
애니메이션에는 새 캐릭터인 무지의 동생 '무찡', 제이지의 누나 '하타타지'가 등장한다. 고신우 팀장은 "다양한 감정을 제시하기 위해 여러 상황이 필요했고 카카오프렌즈의 기존 캐릭터들은 모두 친구 사이만 있다 보니 한계가 있었다"며 "가정 내에서 형제·자매간 벌어지는 상황을 무찡과 하타타지와 함께 구현했다"고 했다.
일부 에피소드들엔 IP사업개발팀 엄마·아빠들의 진짜 육아 경험도 녹여냈다.
'내 마음은 무지'에 등장하는 '카카오프렌즈 키즈' 캐릭터는 기존 카카오프렌즈의 외형과 사뭇 다른 모습이다. 펜으로 그린 듯한 2D 그림체에 큰 눈이 특징이다.
'튜브'는 한층 동그래져 기존 모습과 가장 다르다.
고신우 팀장은 "어린이들을 위한 애니메이션이라 따뜻한 느낌을 주고 감정을 잘 표현할 수 있는 얼굴로 변형을 시도했다"고 했다. 그는 "워낙 인기 있는 캐릭터를 변형하는 게 부담스러워 쉽지 않았다"며 "내부에서 고민하다 고정관념을 깨기 위해 외부 파트너사에도 의뢰해 여러 차례 검토했다"고 전했다.
◇애니메이션 제작은 카카오프렌즈 '세계관' 위한 것…"사랑할 이유 필요했다"
카카오프렌즈는 캐릭터의 흥행 공식을 거슬렀다. 만화·애니메이션이 나오고, 이를 통해 시청자는 캐릭터의 외형과 성격을 접하고, 점점 '세계관'에 몰입해 캐릭터의 팬이 되는 통상의 과정이 있다. 카카오프렌즈는 캐릭터가 가진 서사 없이 이모티콘만으로 이용자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다.
고신우 팀장은 "2014년 신촌 현대백화점에 팝업스토어를 처음 열었을 때 매장이 열기 전 200~300명이 줄 서 있던 장면이 생각난다"며 "캐릭터의 스토리 없이도 이렇게 흥행한 건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카카오프렌즈가 출시된 지 어느덧 10년이 넘었다. 카카오프렌즈를 강화하려면 카카오가 건너뛰었던 캐릭터의 서사가 필요하다는 논의가 카카오 내부에서 대략 2년 전부터 이뤄졌다. 고 팀장은 "카카오프렌즈가 오랜 시간 사랑을 받으려면 카카오가 캐릭터를 사랑할 이유를 만들어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내 마음은 무지', 라이언과 춘식이의 '라춘댄스' 등이 그 일환이고 앞으로도 콘텐츠 제작에 투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카카오는 '내 마음은 무지' 애니메이션을 통해 유럽·동남아시아 등 글로벌 시장에도 진출할 방침이다. 고신우 팀장은 "글로벌 진출 욕심은 상당히 크다"며 "카카오프렌즈가 콘텐츠를 통해 자연스럽게 인식되는 과정을 '내 마음은 무지'를 통해 해낼 수 있을 거라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한 추후 OTT 입점도 목표로 삼고 있다.
카카오 IP사업개발팀은 카카오 애니메이션만의 색채를 잃지 않겠다는 목표를 전했다. 고신우 팀장은 "'내 마음은 무지'는 어린이와 성인 모두 즐길 수 있는 음악, 다양한 주제, 감정의 상호작용을 보여주는 독창적인 특징이 있다"며 "이런 점을 구현하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진심을 기억하고 콘텐츠를 만들어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또 "카카오의 콘텐츠가 어린이뿐만 아니라 성인에게도 즐거움과 위로가 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hi_na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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