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급 인상만큼 상여금 깎는 회사…하청노조 "살기 위해 파업"
노조 "기본급 만 900원, 상여 350% 복원", 사측 "임금 7%"
기본급, 최저시급 따라 인상됐지만 상여금 없애…초과업무도 100시간
방진복 한 달 5장 지급…그나마 동료들이 "내 것 써라" 내줘
에어컨 고장, 천장 누수, 화장실 환풍기 미설치 등 환경 열악
"108배 이어 3보1배…살기 위해 몸부림 치는 것"
■ 진행 : 최창민 기자 ■ 제 작 : 전남CBS 보도제작국, 정혜운 작가
■ 대담 : 여수 비를라카본 코리아 사내하청지회 김창우 사무장
◇ 최창민> 까만 분진을 뒤집어쓴 채 거리에서 외로운 외침을 이어나가는 이들이 있습니다. 60일 넘게 파업을 하고 있는 여수산단의 비를라카본 코리아 사내하청 노동자들인데요. 파업 이유, 사내하청지회 김창우 사무장과 얘기 나눠봅니다. 안녕하세요.
◆ 김창우> 안녕하십니까?
◇ 최창민> 고생하십니다. 파업한 지 며칠째죠.
◆ 김창우> 3월 3일 총파업에 들어가서 (5월 4일 기준) 64일째 되고 있습니다.
◇ 최창민> 비를라카본 코리아는 인도 회사로 알려져 있는데, 어떤 회사인지 소개해주시죠.
◆ 김창우> 블랙카본을 생산하는 글로벌 기업으로서 국내 법인을 가지고 있는 세계 업계 1, 2위를 다투는 기업입니다.
◇ 최창민> 정확하게 어떤 업무를 보고 계셨나요?
◆ 김창우> 기름을 태워 불완전 연소를 하면 그을림, 분진, 찌꺼기가 발생됩니다. 이것을 분진과 찌꺼기 제품으로 포장하는 업체입니다. 조합원들은 제품을 포장하고 출하하는 일 그다음에 대형 벌크차가 있습니다. 차 높이가 한 4미터 되는데 그쪽에서 직접 탱크에 싣는 작업을 하고 있거든요.
◇ 최창민> 사무장님은 어떤 일을 얼마나 하셨나요?
◆ 김창우> 저는 지금 벌크 출하하는 데서 일하고 있고요. 이 회사에는 7년차 근무를 하고 있습니다.
◇ 최창민> 같이 파업하시는 분들은 몇 분이나 계십니까?
◆ 김창우> 총 64명의 조합으로 구성돼 있어요. 포장팀, 제품 출하팀, 대형 벌크차에 보내는 상차팀 이렇게 구성돼 있습니다.
◇ 최창민> 파업에 나선 이유가 뭡니까?
◆ 김창우> 2022년 3월에 저희들이 노동조합을 설립했습니다. 그래서 단체 교섭을 진행하게 됩니다. 단체 교섭을 진행 중 회사가 한 번 바뀌었습니다. 회사가 바뀌고 나서 과정을 쭉 진행하던 중에 임금 부분에서 해결이 되지 않아서 정상적인 절차에 의해서 총파업에 들어갔고요. 저희들의 요구안은 그렇게 많지 않다고 생각하는데 최저시급을 못 얻는 구조, 그다음에 이렇게 살다가는 힘들겠다. 아니면 죽을 수도 있겠다는 그런 마음이 있어서 이 부분을 개선해 나가자 해서 총파업에 들어가게 됐습니다.
◇ 최창민> 얼마나 열악한 상황인지 상세하게 설명 한번 부탁드립니다.
◆ 김창우> 최저 시급이 매년 인상이 되지 않습니까? 인상이 될 때마다 저희는 12년 전 2012년에 상여금이 600%였습니다. 최저시급이 점차 올라가니까 상여금이 순간적으로 없어집니다. 물론 그땐 노동조합이 없었기 때문에 상여금이 200%가 없어지면 기본급이 당연히 최저시급이 오른 만큼 올라가고 그런데 실질적인 업무 시간은 기본 시간 외 초과 업무 시간이 100시간입니다. 연봉을 기준으로 볼 때는 초과 근무가 원래 8시간 근무의 반 이상을 더 하기 때문에 금액은 올라가지만 실질적인 연봉 줄어든 상태입니다.
◇ 최창민> 기본급이 올라가긴 하는데 최저시급 때문에 올라가고 상여금은 줄인다는 건데 어떻게 보면 꼼수네요.
◆ 김창우> 꼼수죠. 저희들은 생계를 위해서 말해도 저희들한테 다가온 것은 그 다음 해 임금 동결입니다. 최저시급이죠.
◇ 최창민> 방진복하고 장갑도 요구하셨어요.
◆ 김창우> 화학 제품을 생산하고 특히 블랙 카본이라는 미세먼지하고 그을림이 발생하는 공장인데 방진복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약 3년 전 신입사원들이 들어와서 이런 회사가 어딨나 저는 이 회사 못 다닙니다. 이렇게 불만을 표출하고 신고까지 들어가는 과정에서 신입사원들은 나갔습니다. 이후로 방진복이 지급 됐고요. 저희들이 한 달 오로지 받는 것은 5장입니다.
◇ 최창민> 5장이요. 일주일에 한 벌 정도네요.
◆ 김창우> 현장에서 일을 하면 당연히 오염이 되겠죠. 1회용품으로 저는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한 달에 5개이기 때문에 하루 입고, 두 번 입고, 세 번 입고 해야 됩니다. 조합원들 중에 지게차를 타신 분들은 그나마 덜 묻는다 해서 안 입고 있습니다. 같은 동료라고 내가 안 입으면 당신이 하나 더 입을 수 있습니다. 그렇게 버텨왔습니다.
◇ 최창민> 방진 마스크는 어떤가요.
◆ 김창우> 하루에 한 개 정도는 쓸 여력은 냅니다. 그런데 현장 일을 하게 되면 당연히 땀이 차고 분진이 들어오고 마스크가 오염이 됩니다. 바꿔 끼고 싶어도 마스크 여유분은 일절 없습니다.
◇ 최창민> 피부병 등을 앓는 경우도 있다고요.
◆ 김창우> 특수검진이라는 것을 받고 있으나 실질적으로 저희들이 전문 지식이 없습니다. 하지만 씻을 때 면봉으로 코를 닦아내면 카본이 나옵니다. 저희들 몸에는 누적이 돼 있겠죠. 그래서 이걸 어떻게 표현할지 모르겠지만 아파도 아프다고 표현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닙니다.
◇ 최창민> 다른 요구 조건들도 보니까, 좀 놀랐어요. 휴게실에 에어컨을 놔달라, 작업장 천장에 물이 새니까 보수해 달라, 화장실 환풍기를 설치해 달라. 이런 건 당연히 갖춰져야 되는 거 아닐까요?
◆ 김창우> 사무실 안에도 손으로 만지면 분진 가루가 나옵니다. 에어컨이 그 넓은 안에 오로지 딱 한 대 있습니다. 저희들이 수시로 필터 청소해 가며 고장이 나면 기다려서 또 더운 여름에 있어야 되고, 아니 없는 것보단 나은 것 같은데, 에어컨 자체가 저희들한테는 유일하게 휴식시간에 쉴 수 있는 공간인데 그나마도 너무 열악한 환경입니다.
◇ 최창민> 지금 협상은 어떻게 되고 있나요?
◆ 김창우> 고용노동부 중재하에 노사민정 참관하여 만남은 진행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실질적인 내용에는 서로 입장만 고수하고요. 실질적인 부분에 다가가는 것은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 최창민> 서로 차이가 많이 있나 보네요.
◆ 김창우> 저희들은 기본급 만 900원, 상여금 350% 복원, 그런데 사측은 임금 7%를 제시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 최창민> 상여에 대해선 얘기가 없나요?
◆ 김창우> 상여는 일절 지급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 최창민> 현장에 다른 대체 인력이 투입돼서 공장이 돌아간다고 들었는데요. 임금이 3배라고요.
◆ 김창우> 대체 인력들이 하루 일당으로 23만 원을 받는다고 하셨습니다.
◇ 최창민> 기존에 받았던 게 얼마였죠?
◆ 김창우> 저희들이 지금 최저시급 기준에서 하루 일당이 7만 원입니다.
◇ 최창민> 장기화될수록 사측도 손해가 아닐까요?
◆ 김창우> 물론 손해 부분이 있을 겁니다. 처음에는 손해가 없고 하다가 시간이 지나가니까 손해다 이런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 최창민> 대체 인력 임금은 지금 강일산업에서 내고 있나요?
◆ 김창우> 정확하게 확인이 안 되고 있습니다. 대체인력이라는 것이 강일산업에서 돈을 지급하면 불법입니다. 원청사와 계약해 불법이 아닌 걸로 알고 있고 저희들이 고용노동부에 문의드리고 실태 조사를 요청했습니다. 고용노동부에서 말씀하신 것은 네 원청사에서 계약을 했기 때문에 문제는 없다, 이렇게 알고 있습니다.
◇ 최창민> 노동자들이 기자회견도 했고, 삼보일배도 하셨는데 시민들 반응은 좀 어떻습니까?
◆ 김창우> 시간이 지나가고 108배, 3보1배를 진행할 때 시민들의 반응은 점점 변했습니다. 사람들이 절실하구나 왜 현장에 있어야 될 사람들이 시내에 나와서 저런 행동을 하는가? 저희들은 사실 그대로 표현하고 말했습니다. 너무 열악하다 임금도 너무 적다 이런 것을 고쳐가기 위해서 해나간다 설명하니까 지금은 힘내세요. 많이 응원해 주고 있습니다.
◇ 최창민> 이번 파업이 여수산단의 하청지회가 하는 첫 파업이라고요.
◆ 김창우> 사내 하청 중에는 처음 파업하는 것이고요. 여수에서 총파업 55일을 한 플랜트 노조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저희들은 5월 1일자로 60일이 되니까 여수에서는 최장기 파업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 최창민> 앞으로의 대응 계획 같은 게 있으면 말씀해 주시겠어요.
◆ 김창우> 저희들의 총파업은 실질적인 것입니다. 살고 싶고 더 이상 이렇게 억압받지 않고 정말 하나하나 계산해 나가면서 저희들이 지금까지 빼앗긴 급여를 주라는 것도 아니고 정당하게 실질적으로 일한 거에 대한 정확한 임금 그것을 지급해주고, 업무 모든 면에서 하나씩 개선하기 위해서 이렇게 총파업을 하고 있습니다. 시간이 길어질 겁니다. 지금도 힘듭니다. 하지만 저희들이 살기 위해서 몸부림치는 행동입니다.
◇ 최창민> 파업 형태 외에 법적 대응 같은 것도 검토 중이신가요?
◆ 김창우> 평균 초과 근무가 100시간이 넘게 합니다. 고용노동부에 신고조차도 안 했습니다. 이유는 법적인 문제로 가면 서로 감정 싸움이 되는 겁니다. 감정이란 것이 결국은 풀지 않으면 안 되는 겁니다. 현재까지 저희들은 정말 순수한 법을 지켜가면서 파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 최창민> 파업이 장기화되면 현실적으로 생계 수단이 이제 없다 보니까, 파업을 포기하는 노동자들도 생길 것 같은데요.
◆ 김창우> 물론 걱정됩니다. 하지만 저희 조합 동지들하고 매일매일 소통합니다. 하지만 여기서 물러서면 총파업의 의미와 개선도 안 되며 노동조합을 만들었던 목적도 없습니다. 오로지 저희들은 살기 위해서 정당한 노동 대가를 실질적으로 원하기 때문에 힘들어도 참고 있습니다.
◇ 최창민>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여수 비를라카본 코리아 사내하청지회 김창우 사무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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