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미대사 “워싱턴 선언, 방위조약의 진화…나토식 핵 공유와 비교 불필요"

“곧 한·중 고위급 교류 있을 것"

조현동 주미 한국대사는 한·미가 북한에 대한 확장억제 강화 내용을 담은 ‘워싱턴 선언’에 대해 “한·미 상호 방위조약을 업그레이드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조 대사는 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대담에서 “워싱턴 선언은 미국이 다른 나라와 채택한 전례 없는 선언”이라며 “이로써 우리는 핵협의그룹(NCG)이라는 새로운 메커니즘을 만들었으며, 이는 매우 예외적인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을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6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열린 공동기자회견에서 악수하고 있다. 워싱턴=연합뉴스

조 대사는 이어 “일각에서는 이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핵 공유와 비교하지만, 이는 1953년 체결된 상호 방위 조약의 진화”라며 “이는 현재의 한국 안보 환경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 대사는 “그런 차원에서 이를 다른 나라와 비교할 필요는 없다”며 “예를 들어 유럽식 스타일은 1960년대와 70년대 당시 유럽의 상황을 반영한 것이고, 우리는 우리 식의 협의 메커니즘을 만든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 대사는 “두 정상은 또 한반도에 핵 자산 전개 강화에도 합의했다”면서 “이 또한 매우 중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워싱턴 선언에 대해 강도 높게 비난하는 북한의 반응을 보면, 이 선언이 얼마나 강력하고 효과적인 것인지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조 대사는 특히 “북한이 워싱턴 선언의 성격에 대해 분명히 이해하기를 바란다”며 “이는 기본적으로 확장 억제와 방위의 성격이며, 공격적인 것이 전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한·미 정상은 북한에 대한 대화와 외교에 열려있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며 “그들(북한)은 언제든 돌아올 수 있으며, 선택은 그들(북한)의 몫”이라고 지적했다.

조현동 주미 한국대사. 연합뉴스

조 대사는 한국과 중국과의 관계에 대해선 “중국은 한국의 주요 교역 상대이며, 이것은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이 워싱턴 선언을 포함해 최근 일련의 일들로 불쾌할 수 있지만, 한국은 중국과의 관계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조 대사는 “한·중 간에 조만간 고위급 교류의 기회가 있을 것”이라며 “코로나19 사태 이후 이 같은 기회가 중단됐지만, 한국은 중국과 관여에 나설 것이며 한·중·일 회담 등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미를 포함한 다자 관계에 대해선 “쿼드(QUAD)와 관련해선 이미 실무급 대화에 참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면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와 관련해 일각에서 한국을 포함해 이를 G8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우리가 이를 요청하는 것은 아니니 그들의 결정에 달린 것이지만, 우리로서는 행복한 이야기”라고 했다.

워싱턴=박영준 특파원 yjp@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