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팔리니까"···올해도 비싼 가정의 달 [똑똑!스마슈머]

박시진 기자 2023. 5. 5.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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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뷔페, 연이어 가격 인상
4인 가족 이용 시 100만원 ↑
카네이션 케이크도 각각 올라
외식비·놀이동산 이용료도 부담
그랜드 워커힐 서을 더 뷔페 전경. /사진제공=그랜드 워커힐
[서울경제]

5월 가정의 달 황금연휴를 맞았지만, 놀거리와 먹거리 비용이 줄줄이 오르며 고객들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고물가 시대에 호텔 뷔페를 비롯해 어버이날 케이크, 외식 물가 등이 연이어 인상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놀이공원 등 여가 생활과 관련된 비용마저 오르며 가족 단위의 나들이객들은 갈 곳을 잃었다.

5일 호텔업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그랜드 워커힐 서울 더 뷔페는 가격을 올렸다. 점심은 12만6000원에서 14만1000원으로 12% 오르고, 저녁은 14만3000원에서 15만9000원으로 11%가 인상했다. 지난해 5월 가격을 한 차례 올린 데 이어 1년 만에 다시 가격을 인상했다.

조선팰리스 뷔페 콘스탄스 역시 같은 날 가격을 올렸다. 평일 점심 가격은 14만5000원에서 16만원으로 10.3% 인상됐고, 평일 저녁·주말 가격은 16만5000원에서 18만5000원으로 12.1% 비싸졌다. 이번 뷔페 가격 인상도 1년 만이다.

조선팰리스 뷔페 콘스탄스. /사진제공=조선팰리스

올 초 국내 호텔들은 앞다퉈 뷔페 가격을 올렸다. 서울 신라호텔의 ‘더 파크뷰’는 3월부터 19~21%씩 가격이 비싸졌다. 성인 기준 아침은 7만 원에서 8만 원, 평일 점심은 14만 원에서 16만 8000원으로 인상했다. 주말 저녁의 경우 15만 5000원에서 18만 5000원으로 올랐다.

웨스틴조선서울의 ‘아리아’도 3월부터 평일 점심이 12만 5000원에서 14만 5000원, 월~목요일 저녁은 13만 5000원에서 16만 원, 금요일 저녁과 주말·공휴일은 15만 원에서 16만 5000원으로 조정됐다. 아리아는 지난해에도 두 차례 가격 인상을 단행한 바 있는데, 금요일과 주말·공휴일의 경우 13만 5000원에서 14만 5000원, 여기서 다시 15만 원으로 가격이 바뀐 뒤 이번에 또 한번 인상돼 1년 새 22%가 인상됐다.

롯데호텔 서울의 뷔페 ‘라세느’는 올해 1월부터 평일 점심 가격이 13만5000원에서 14만5000원으로 올랐고, 평일 저녁과 주말 가격이 성인 기준 15만원에서 16만5000원으로 인상됐다. 4인 가족이 식사를 할 경우 100만원이 훌쩍 넘는다.

그랜드 하얏트 서울 호텔 ‘더 델리’의 튤립 생과일 크림 케이크 /사진제공=그랜드 하얏트 서울

어버이 날과 스승의 날을 기념하는 케이크 가격도 지난해보다 더 비싸졌다. 호텔들은 원재료와 인건비 상승 등의 이유로 가격을 인상했다고 설명했지만, 고객들의 부담은 더욱 가중됐다. 그랜드 하얏트 서울 호텔 ‘더 델리’는 지난 달 어버이날과 스승의 날 기념으로 튤립 생과일 크림 케이크를 출시했다. 가격은 지난해 7만 5000원에서 12만 원으로 무려 60% 인상됐다. 그랜드 하얏트 측은 “디자인은 작년과 동일하지만, 딸기·멜론·파인애플을 추가하고 초콜릿 꽃잎 수가 작년보다 늘어나 가격을 올렸다”고 말했다.

파르나스호텔이 운영하는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와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도 각각 어버이날을 위한 카네이션 케이크를 선보였지만, 역시 지난해 대비 가격이 비싸졌다. 그랜드 인터컨티넨탈은 쑥을 우려내 호두와 팥을 곁들인 ‘감사 애엽 케이크’를,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는 쑥 크림과 인절미 크림, 견과류를 넣은 ‘페런츠 케이크’를 출시했다. 두 케이크 가격은 지난해 7만 3000원에서 올해 8만 7000원, 8만원으로 가격이 올랐다. 파르나스호텔 측은 “지난해보다 많은 재료를 넣었고, 설탕 대신 자연당인 트레할로스를 사용했다"며 "지난해에는 생화 카네이션을 사용했지만, 올해는 초콜릿 수작업 카네이션으로 장식해 시간과 노력이 배로 들었다”고 설명했다.

재료비와 인건비 등을 이유로 케이크 가격 인상을 올린 곳을 더 있다. JW메리어트 호텔 서울 ‘파티세리’에서는 ‘디어 블로썸’ 케이크를 출시하며 1년 새 가격을 8만5000원에서 10만원으로 올렸고, 콘래드 서울은 6만 원에서 7만원, 더플라자는 4만 8000원에서 5만 8000원으로 각각 인상했다.

호텔에서 매년 카네이션 케이크를 사던 한 고객은 “그동안 어버이날 만큼은 특별하다는 생각으로 호텔 케이크를 구매했는데 10만 원이 넘는 가격은 부담스럽다”며 “물가 인상률을 감안하더라도 케이크 가격이 너무 비싸다”고 말했다.

서울의 한 노브랜드버거 앞 가격표. /사진제공=연합뉴스

외식비도 줄줄이 올랐다. 한국소비자원 참가격에 따르면 대표 외식 메뉴인 삼겹살 1인분(200g) 평균 가격은 지난 3월 서울 지역 기준 1만9236원으로 1년 전보다 12%가 올랐다. 냉면 한 그릇 가격은 1만692원, 아이들이 좋아하는 짜장면도 1년 새 16%가 상승해 6800원을 기록했다. 대표적인 서민 음식 김밥은 1줄에 3123원이었다.

프랜차이즈 제품도 잇달아 올랐다. 버거킹은 3월 일부 제품 가격을 올린데 이어 4월엔 치킨 한 마리 가격과 비슷한 수준의 버거를 출시했다. 해당 버거 단품은 1만6500원, 라지세트는 1만9200원이다.

교촌에프앤비(339770)가 운영하는 교촌치킨은 4월부터 치킨값을 최대 3000원 올려 허니콤보는 2만원에서 2만3000원, 교촌오리지널은 1만6000원에서 1만9000원이 됐다. 미스터피자는 2월 피자를 비롯한 메뉴 가격을 4~5% 올렸다. 이에 4인 가족이 외식을 할 경우 식비는 평균 10만원이 훌쩍 넘는다. 파스타면(22.0%), 케이크(11.5%), 빵(11.3%) 등도 가격이 인상되며 고객들의 주머니는 더욱 얇아졌다.

에버랜드 전경. /사진제공=삼성물산

놀이공원 이용료 가격도 인상됐다. 삼성물산(028260) 리조트 부문 에버랜드는 지난달부터 연간이용권과 일일 이용권(종일권)을 최대 15% 인상했다. 1년 만의 인상으로 종일권 가격은 6만8000원이다. 롯데월드 이용권도 6만2000원으로 비싸졌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고객들은 5월 황금연휴에 외식을 하기도, 나들이를 가기에도 부담이 커졌다. A씨는 “물가가 너무 올라 어린이날, 어버이날 등을 맞아 선물을 하거나 외식을 하기가 부담스럽다”며 “호텔에서 식사는 더욱 엄두를 못 낸다”고 말했다.

박시진 기자 see1205@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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