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과 원칙' 기틀 확립…노조 불법 관행 근절[尹정부 개혁 1년]
기사내용 요약
화물연대 파업 계기로 '법치주의' 확립
노조 회계·분신 사망 노정 갈등 '고조'
근로시간 '제동'…노동개혁 평가 제각각
[서울=뉴시스] 강지은 기자 = 출범 1년을 맞는 윤석열 정부는 3대 개혁(노동·연금·교육) 중에서도 '노동개혁'을 최우선 과제로 꼽으며 노동시장 유연화와 노사 법치주의 확립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특히 대우조선해양 하청노조, 화물연대 파업 당시 '법과 원칙'을 중심으로 한 강경 대응이 통했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정부는 노조의 불법 관행 근절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다만 이 과정에서 노동계가 거세게 반발하고 있는 데다 최근 노동자 분신 사망 사건으로 대정부 총력 투쟁까지 예고하면서 노정 갈등은 당분간 대립이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
"강경 대응 통했다"…화물연대 파업 계기 '법치주의' 확립
급변하는 노동시장 환경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주52시간제'로 대표되는 획일적인 근로시간 제도를 합리적으로 개편해 선택권을 확대하고, 노사의 불법 행위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대응하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윤 대통령은 그간 노동개혁의 당위성과 시급성을 여러 차례 강조해왔다.
윤 대통령은 취임 직후 국회 첫 시정 연설에서 "연금·노동·교육 개혁은 지금 추진되지 않으면 우리 사회의 지속 가능성이 위협받게 된다.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며 3대 개혁을 위한 정부와 국회의 초당적 협력을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특히 지난해 말에는 3대 개혁 중에서도 "가장 우선적으로 해야 할 것이 노동개혁"이라고 꼽으면서 노사 법치주의 정립과 노조 부패 척결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는 지난해 7월 대우조선해양 하청노조 파업과 12월 화물연대 총파업 결과가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노사의 극적 합의로 파국은 막았지만, 정부는 임금 인상 등을 요구하며 점거 농성에 돌입한 대우조선 하청 노조의 파업을 '불법 행위'로 규정하며 공권력 투입 등 법과 원칙에 따라 대응하겠다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화물연대 총파업은 정부의 법과 원칙 방침에 힘을 실어주는 결정적 계기가 되기도 했다.
'안전운임제 일몰제 폐지'를 요구하며 16일간 총파업을 이어갔지만, 정부는 사상 초유의 업무개시명령 발동 등 강경 대응 기조를 유지했다. 결국 조합원 이탈 등 동력이 약화되면서 화물연대는 '빈손'으로 파업을 철회했다.
국민의힘은 논평을 통해 "국민의 냉담한 시선과 불법에는 타협이 있을 수 없다는 정부의 일관된 원칙이 화물연대 파업을 멈추게 했다"며 "이번 사태를 계기로 대한민국에서 더 이상 '떼법'은 통하지 않는다는 것이 증명됐다"고 했다.
노조 회계 투명성 속도…노동자 분신에 노정 갈등 '고조'
노조 회계 투명성 강화는 한덕수 국무총리가 "노조 활동에 햇빛을 제대로 비춰 국민이 알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하면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후 윤 대통령도 이에 힘을 실었고, 정부는 노조에 회계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그러나 노동계는 반발했다. 정부가 회계 자료 제출을 요구하는 것은 '노조 자주성 침해'이자 '명백한 월권'이라는 것이다. 양대노총은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을 직권남용 혐의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고발한 상태다.
결국 334개 노조(최종 319곳) 중 양대노총 등 42개 노조가 끝내 자료 제출을 거부하면서 정부는 현장조사에 나섰다. 다만 노조가 입구를 막아서면서 최대 500만원의 과태료 부과 조치로 일단락됐다.
법과 원칙을 내세운 정부의 노조 불법 행위 엄단은 이에 그치지 않고 있다.
경찰은 노조가 건설 현장에서 공사 관계자들을 상대로 노조원 채용을 강요하고 금품을 요구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올해 1월 양대노총 건설노조에 대한 대대적인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노동계는 "노조 때리기이자 노동 탄압"이라고 규탄했다.
정부는 단체협약에 노조 소속 조합원 자녀를 우선 채용하도록 '고용 세습' 조항을 유지한 기아차와 금속노조도 지난달 입건했다. 윤 대통령은 "미래 세대의 기회를 박탈하는 고용 세습은 반드시 뿌리 뽑아야 한다"며 엄정 대응을 지시했다.
이런 가운데 노동절인 지난 1일 조합원 채용 강요 혐의로 영장실질심사를 받을 예정이었던 건설 노동자가 분신해 숨지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가뜩이나 악화된 노정 갈등은 최악으로 치닫는 양상이다.
건설노조는 전날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3000명 규모의 집회를 열어 "건설노조를 향한 유례 없는 강압적 탄압이 자행되고 있다. 윤석열 정권이 건설 노동자를 죽였다"며 총파업 투쟁을 선포했다.
'69시간' 근로시간 개편 '제동'…尹정부 노동개혁 평가 엇갈려
'주 최대 69시간'으로 장시간 노동, 공짜 야근 논란이 불거진 개편안에 대해 윤 대통령이 보완을 전격 지시하면서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주60시간 이상은 무리"(대통령), "주60시간 이상도 가능"(대통령실) 등 혼선을 빚기도 했다.
정부는 충분한 의견 수렴을 위해 이달부터 두 달간 국민 6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와 심층 인터뷰를 실시해 9월 정기국회에서 보완된 입법이 논의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지만, 얼마나 유의미한 안이 나올지는 미지수다.
근로시간 제도 개편이 미뤄지면서 임금체계 개편,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 등 다른 과제들의 추진 일정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윤석열 정부의 노동개혁에 대한 평가는 엇갈렸다.
국무조정실은 정부 출범 1년을 앞두고 제작한 '30대 핵심 성과' 자료집에서 노동개혁 분야와 관련해 '노사 법치주의 확립', '노조 회계 투명성 기반 강화',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 등 성과가 있었다고 적었다.
국민의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이 전날 개최한 '윤석열 정부 출범 1주년 평가 토론회'에서 김문수 경제사회노동위원장은 "법치주의 노동개혁은 상당한 성과를 이뤘다"고 평가했다.
반면 같은 날 더불어민주당 노동존중실천단 등이 주최한 토론회에서 조대엽 포럼 사의재 공동대표는 “윤석열 정부 1년의 노동정책은 친기업 노동개혁이자 노동혐오, 대화 없는 노동개혁"이라고 비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kkangzi87@newsis.com
Copyright ©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공황장애' 김민희, 이혼 10년간 숨긴 이유…"지인 남편이 밤에 연락"
- 오늘부터 한국판 블프 '코세페'…현대車 200만원·가전 40% 최대 할인
- [전문]민주, 윤-명태균 녹취록 공개…"윤 '김영선 해주라고 했다'고 말해"
- 김용현 "北, 러에 미사일 1000여발·포탄 수백만발 제공"
- "여자 옆 앉더라" "女화장실 들어와"…'여장남자' 출몰에 日 공포
- 명태균, 민주 녹취 공개에 "증거 다 불 질러버릴 것"
- '40인분 노쇼 논란' 정선군청 "위탁사 실수로 누락…피해업주와 합의"
- 이다은 "윤남기 언론사 사장 아들…타워팰리스 살았다"
- '소녀상 입맞춤' 美 유튜버, 편의점 업무방해 혐의로 출국정지(종합)
- 골목길 여성 뒤쫓아간 男…시민이 구했다 "초등생 딸 생각나"(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