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 뺑뺑이’ 병원 4곳, 과징금에 보조금 삭감

[KBS 대구] [앵커]

대구에서 10대 학생이 이송 병원을 찾지 못해 구급차에서 2시간을 떠돌다 숨진 일이 있었죠.

보건복지부가 해당 병원 4곳의 과실을 확인하고, 행정 처분을 내렸습니다.

박가영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다친 10대 학생이 받아주는 병원이 없어 2시간 넘게 떠돌다 숨진 이후, 보건복지부가 진상 파악에 나선 지 한 달 만에 결과를 내놨습니다.

조사 결과, 이곳 권역응급의료센터를 비롯해 당시 이송을 의뢰한 병원 8곳 중 4곳이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대구 파티마병원과 경북대병원은, 응급 환자의 중증도를 분류하지 않았고, 정당한 사유 없이 수용을 거부했습니다.

전화 의뢰한 병원 2곳도 다른 외상 수술이 시작됐다는 등의 이유로 환자를 받지 않았습니다.

모두 응급의료법 위반입니다.

특히 경북대병원은 중증 외상을 의심하고도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습니다.

또 병상도 남아 있고 다른 환자 상당수는 경증이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보건복지부는 이들 병원에 보조금 삭감, 과징금 부과 등 행정처분을 내렸습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 : "외상조치라든가 이런 걸 우선 요청했는데도 그럼 외상처치에 대해서 다 확인을 하셨어야 되잖아요. 이러면 이제 정당하다고 평가되지 못 하는 거죠. 이송이 잘 안 됐던 사례들을 정기적으로 검토하는 상설협의체를 구성토록…."]

또, 대구시에는 응급의료 자원 조사를 실시한 뒤 이송지침을 마련하고, 응급 의료체계 협의체를 구성할 것을 권고했습니다.

[대구시 관계자/음성변조 : "병원들하고 논의하고 있는 과정이거든요. 이송과 수용체계 관련해서 제도 개선 사항을 논의 중이고요."]

지난해 대구 119구급대가 병원 거부 등으로 환자를 재이송한 건 모두 370여 건.

이번 일을 계기로 지역 대형병원의 고질적인 환자 거부 행태가 개선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가영입니다.

촬영기자:신상응/그래픽:이보경

박가영 기자 (going@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