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코인 투자자라면 한 번쯤 본 '메사리' 리포트, 이렇게 만들어진다
"25명 애널리스트가 매일 시장 동향 체크…시장 모니터링 툴로 사업 확장"
(서울=뉴스1) 박현영 기자 = 주식 시장에 전문 애널리스트들이 제공하는 리포트가 있듯, 가상자산 시장에서도 전문 리서치 기관이 제공하는 리포트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블록체인 상에 거래 기록이 남는 게 가상자산만의 특징인 만큼, 온체인(블록체인 상) 데이터를 분석해 시장 상황을 예측하는 전문 리포트도 늘어나는 추세다.
그럼에도 가상자산 시장의 대표적인 리서치 기관은 하나로 통한다. 2018년부터 전문 리서치 및 리포트를 제공하고 있는 메사리(Messari) 얘기다.
전 세계 시장에서 메사리의 리포트는 가상자산 시장 트렌드와 전망을 살펴볼 수 있는 바로미터로 통한다. 일례로 메사리는 매해'크립토 논문(Crypto Theses) 2023' 같은 제목으로 한 해 전망을 담은 보고서를 펴내는데, 이는 대부분 블록체인 매체의 새해 전망 기사에 인용된다. 거래소들이 투자자들에게 메사리 리포트를 제공하기도 한다. 국내에선 코빗이 메사리의 리포트를 번역해 제공하고 있다.
이처럼 메사리는 가상자산 투자자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전 세계 1위 가상자산 리서치 기관으로 자리잡았다. 매년 열리는 메사리의 콘퍼런스 '메인넷(Mainnet)'에는 수천명의 가상자산 업계 종사자들이 몰리고 있다.
그렇다면 메사리의 리서치는 어떤 과정으로 이뤄질까. <뉴스1>은 지난달 27일 세계 최대 블록체인 콘퍼런스 '컨센서스 2023' 현장에서 마트제 버스(Maartje Bus) 메사리 리서치 총괄을 만나 메사리가 어떻게 가상자산 시장의 대표 리서치 기관으로 자리잡았는지 들어봤다.
◇24시간 돌아가는 가상자산 시장 데이터, 리포트가 되기까지
가상자산 시장은 그 어떤 시장보다도 정보 비대칭성이 심하다. 신생 시장인 만큼 확보할 수 있는 데이터가 많지 않고, 데이터를 제공할 수 있는 기업들도 전문 인력이 없는 스타트업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장점도 있다. 블록체인 상 데이터는 조작이 불가능하므로 이를 잘 분석하면 시장의 흐름을 읽을 수 있다. 또 정보 비대칭성이 심한 만큼 리서치 기업이 할 수 있는 역할이 크다. 여전히 '블루오션' 영역인 것이다.
메사리는 가상자산 시장의 이 같은 측면을 간파했다. 리서치 기업의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고, 리서치 및 전문 리포트를 제공하는 일에 사활을 걸었다. 메사리 리서치팀에는 25명의 전문 애널리스트가 활동하고 있다. 스타트업으로선 대규모 인원을 리서치에 할애한 셈이다.
버스 총괄은 "메사리는 리서치팀, 엔지니어링팀, 세일즈팀, 마케팅팀, 법무팀 등으로 나뉘는데 그 중 리서치팀에 25명이 있다"며 "리서치는 메사리에서 아주 중요한 사업이기 때문에 다수의 인원이 리서치에 집중하고 있다. 리서치팀은 다시 데이터팀과 애널리시스(분석)팀으로 나뉜다"고 설명했다.
리서치팀에는 리포트만을 작성하는 전문 인력도 있다. 버스 총괄은 "최근에는 가상자산 프로젝트와 DAO(탈중앙화자율조직)를 위한 전문 리포트를 작성하는 인력도 있다"며 "기업에게 제공하는 엔터프라이즈용 전문 리포트도 작성한다"고 설명했다.
아직 이렇다 할 기준이 없는 가상자산 시장이지만, 전문 애널리스트들의 리서치 과정은 체계적으로 이뤄진다. 우선 애널리스트 중에는 24시간 가동되는 가상자산 시장을 체크하는 '디스커버리' 애널리스트들이 있다. 디스커버리 애널리스트들이 매일 시장 동향을 체크하며 발생하는 특이사항을 다른 애널리스트들에게 알려주면, 그 중 일부는 알려준 사항에 맞춰 온체인 데이터를 트래킹(추적)한다. 예를 들어 비트코인(BTC) 가격이 3분만에 1% 이상 급락했을 경우, 갑자기 일어난 대규모 매도가 있었는지 온체인 데이터를 추적하는 식이다. 이런 내용은 매일 나가는 데일리 리포트에 반영된다.
온체인 데이터 중 장기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특이사항이나, 매일 가상자산 시장을 체크하면서 눈에 띄는 트렌드가 있다면 이를 정리해 주제가 있는 리포트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버스 총괄은 이 같은 과정을 "정보를 소화(Digest)해 일종의 논문(Thesis)을 창출해내는 과정"이라고 표현했다. 일례로 최근 레이어1 블록체인 같은 인프라 프로젝트들이 주목받자 메사리는 '웹3 인프라 훑어보기(Web3 Infra Brief)'라는 제목으로 리포트를 냈다.
특정 가상자산 프로젝트의 사례에서 장기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특이사항이 나오기도 한다. 이 같은 사항 역시 추가 리서치를 거치면 리포트가 된다. 일례로 메사리는 지난달 '레이어제로(LayerZero)의 1억2000만달러 규모 시리즈B 투자 유치를 들여다보기: 크로스체인 프로토콜이 시장 성장을 어떻게 이끌 수 있는가'라는 제목으로 리포트를 발표했다.
그 외에도 블록체인 플랫폼 별로 최근 동향을 정리하는 '프로토콜 리포트'도 있다. '1분기 아발란체 동향', '1분기 폴리곤 동향' 같은 식으로 특정 기간 동안 각 플랫폼에서 나타난 특이 사항을 정리하는 리포트다.
최근 메사리 리서치팀은 분야별로 애널리스트들을 나누기도 했다. 데이터 수집을 보다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서다.
버스 총괄은 "레이어1 및 레이어2 블록체인 담당, 디파이(탈중앙화 금융) 담당, 소비자(리테일) 투자 담당, 인프라 담당 등 4가지 메이저 분야로 애널리스트를 나눴다"며 "매일 살펴보는 데일리 리서치는 네 개 분야로 나눠 진행하고 있다. 각 분야에서 새로운 게 나타나면 다같이 깊게 살펴본다"고 설명했다.
이어 "매일 시장 모니터링을 할뿐 아니라 그룹 미팅도 매일 진행해 애널리스트들끼리 아이디어를 공유한다"며 "주간 회의에서는 매주 나가는 위클리 리포트와 매달 나가는 먼슬리 리포트 주제를 논의한다"고 그는 덧붙였다. 이렇게 메사리는 한 주 평균 4개의 리포트를 펴내고 있다.
◇사업 확장하는 메사리…리서치에서 시장 모니터링 툴까지
리서치를 위해 데이터를 수집하다 보면 어떤 데이터를 어떻게 수집해야 하는지 방법론이 생긴다. 이에 메사리는 최근 리서치에서 시장 모니터링 툴(Tool)도 제공하는 쪽으로 사업을 넓혀가고 있다.
버스 총괄은 "가상자산 시장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고객이 알 수 있도록 모니터링 툴을 제공하는 게 목표다. 그게 버그든, 해킹이든, 업그레이드든 사실상 모든 일을 알 수 있도록 하고 싶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에는 탈중앙화자율조직(DAO)을 위한 모니터링 툴을 제공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DAO란 프로젝트의 주요 의사결정을 커뮤니티의 투표에 의해 진행하는 조직 형태를 말한다. 토큰 보유량에 따라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으며 투표 과정은 블록체인 상 스마트컨트랙트로 투명하게 이뤄진다. 따라서 DAO에서 일어나는 일은 블록체인 상 데이터를 추적해 분석 및 모니터링할 수 있다.
버스 총괄은 "DAO에서 어떤 논의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모니터링할 수 있는 '거버넌스 툴'을 제공하고 있다"며 "이런 모니터링 과정은 새로운 블록체인 프로젝트에 투자하려고 하는 펀드나, 새로운 가상자산을 지원하려는 서비스에게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메사리는 리서치는 물론 시장 모니터링 툴까지 폭넓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가상자산 시장에서 데이터를 얻기 위해선 메사리 홈페이지를 방문할 수밖에 없도록 하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올해는 이더리움 확장성 솔루션 주목…한국 시장 잠재력 크다"
그렇다면 매일 시장 동향을 체크하는 버스 총괄이 올해 주목하고 있는 프로젝트는 무엇일까.
버스 총괄은 블록체인 인프라 프로젝트, 그 중에서도 레이어2 확장성 솔루션에 주목했다. 통상 인프라 프로젝트란 탈중앙화 애플리케이션(디앱)을 개발할 수 있는 레이어1 블록체인 플랫폼과 레이어1의 확장성을 개선하는 레이어2 솔루션을 말한다. 그 중에서도 이더리움 블록체인의 확장성을 개선할 수 있는 솔루션에서 큰 성장이 이뤄질 것이라고 버스 총괄은 전망했다.
그는 "인프라 프로젝트 중에서도 이더리움 확장성 솔루션에서 많은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며 "확장성 솔루션들이 사용하는 기술 중에서도 '롤업'이 큰 비중을 차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버스 총괄은 한국 시장에 대한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한국 시장은 전 세계 가상자산 시장에서도 굉장히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시장이자, 선구자 역할을 한 시장"이라며 "업비트나 빗썸 같은 세계적 규모 거래소의 기반 국가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이 순간에도 한국 시장에선 많은 성장이 이뤄지고 있다"며 "아이콘, 클레이튼 같은 의미있는 프로젝트가 존재하는 시장이기도 한 만큼 한국 시장의 미래가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hyun1@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아내·두 아들 살해한 가장, 사형 구형하자 "다들 수고 많다" 검사 격려
- "성관계 안한지 몇년"…전현무, 결혼 관련 숏폼 알고리즘 들통
- 홍준표 "이재명에 징역 1년 때린 대단한 법관, 사법부 독립 지켜" 극찬
- 생후 30일 미모가 이정도…박수홍, 딸 전복이 안고 '행복'
- 서점서 쫓겨난 노숙자 부른 직원 "다 못 읽으셨죠? 선물"…20년 후 반전
- '이나은 옹호 사과' 곽튜브, 핼쑥해진 외모 자폭 "다른 이유 때문"
- 실종됐다는 5세 아동, 알고 보니 진돗개 숭배 사이비 단체 범행
- 배다해, ♥이장원과 결혼 3주년 자축 "지금처럼만 지내자 여보" [N샷]
- "로또 1등 당첨돼 15억 아파트 샀는데…아내·처형이 다 날렸다"
- "자수합니다"던 김나정, 실제 필로폰 양성 반응→불구속 입건(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