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대에 부서진 어린이의 꿈, 경찰·지역사회가 보듬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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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만 4살인 남아 힘찬(가명)이는 어린이날, 오히려 아빠를 다시 만날까 봐 무서워 한다.
'하나·둘·셋' 숫자를 하나하나, '기역·니은·디귿' 글을 한 자 한자 읽어갈 때마다 기특함에 머리를 쓰다듬고, 어린이날에 손을 잡고 함께 장난감 가게로 향할 아빠는 힘찬이 곁에 없다.
힘찬이는 외부의 도움으로 겨우 최소한의 일상을 회복했지만, 아빠로부터 당한 상처를 딛고 다시 꿈 꾸는 어린이로 자랄 수 있을지는 오롯이 4살 힘찬이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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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연합뉴스) 박철홍 정회성 기자 = 올해로 만 4살인 남아 힘찬(가명)이는 어린이날, 오히려 아빠를 다시 만날까 봐 무서워 한다.
'하나·둘·셋' 숫자를 하나하나, '기역·니은·디귿' 글을 한 자 한자 읽어갈 때마다 기특함에 머리를 쓰다듬고, 어린이날에 손을 잡고 함께 장난감 가게로 향할 아빠는 힘찬이 곁에 없다.
힘찬이는 지난 2월 끔찍한 경험을 했다.
아빠가 아직 세상 물정 모르는 힘찬이를 묶어 놓고, 심하게 때렸다.
경찰이 아빠를 붙잡아 갔지만, 학대 증거가 명확하게 확보됐다는 이유 등으로 판사가 구속영장을 기각하면서 아빠는 다시 세상으로 나왔고 관련 수사는 진행 중이다.
엄마는 어리고 약한 힘찬이를 보호해주기에는 너무나 힘이 없었다.
집안 경제 사정도 여의찮아 집을 떠나 자신을 때린 아빠와 분리돼 따로 지내기도 쉽지 않았다.
그런 힘찬이를 돕기 위해 경찰이 나섰다.
경찰은 아동학대 사건 수사 초기부터 가해자인 아빠와 힘찬이를 분리하기 위해 보호시설을 연계해줬다.
사건 수사가 장기화하면서는 힘찬이와 엄마가 다른 지역으로 이사 갈 수 있게 도와주고 아빠가 찾을 수 없게 주민등록 열람 제한 조치도 했다.
지자체·아동보호기관과 협력해 초록우산 재단을 통해 경제적으로도 지원했고, 엄마와 아빠의 기초생활보장 수급을 분리해 따로 수급비를 매달 받을 수 있게 했다.
광주시의 복지 제도를 활용해 병원과 수사기관 방문 시 통행 서비스도 제공하고, 심리지원 서비스도 펼쳤다.
힘찬이는 외부의 도움으로 겨우 최소한의 일상을 회복했지만, 아빠로부터 당한 상처를 딛고 다시 꿈 꾸는 어린이로 자랄 수 있을지는 오롯이 4살 힘찬이의 몫이다.
힘찬이처럼 아동학대 사건으로 어린이날과 가정의 달에 가족의 보호를 받지 못한 아이들은 여전히 많다.
광주경찰청이 최근 실시한 범죄 피해자 통합 지원 사례 회의에는 10대 사연 2건이 올라왔다.
한 부모 가정의 10대 A양은 정신병력의 어머니가 흉기를 들고 난동을 부리는 등 학대 범죄로 응급 입원되는 바람에 세상에 홀로 남았다.
따로 사는 아버지가 있었지만, 아버지도 실직에 이은 개인 부채로 경제사정이 여의찮았다.
또 다른 10대 B양은 학교 폭력 피해를 보면서도 어려운 집안 사정에 아르바이트하며 생계를 보태고 있다.
용돈도 제대로 주지 않는 아버지는 B씨가 벌어온 아르바이트비가 덜 입금 됐다고 오히려 손찌검했다.
광주경찰청 여성보호계와 피해자보호계 등 관련 부서는 광주시자치경찰위원회와 함께 통합 사례 회의를 통해 이들에게 장학금과 복지지원을 제공하기로 했다.
광주경찰청 관계자는 "지난해 대비 감소하긴 했지만, 가정으로부터 분리 조처된 학대받은 아이들 사건이 올해도 수십건 발생했다"며 "어린이로서 최소한의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지역사회와 함께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지속해서 찾겠다"고 말했다.
pch8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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