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댕냥이 건강까지 챙긴다"…커지는 '펫 영양제' 시장
광동·대웅·동국 등 제약사들도 내놔
노령견 비중 지며 시장 확대 전망
식품업계의 반려동물식품 시장 공략에 속도가 붙고 있다. 특히 헬스케어 시장에 진출한 식품사나 제약사들은 일반적인 사료나 간식류와의 차별화를 위해 영양성분을 강화한 영양제 라인업을 내놓으며 '펫 영양제'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제조 노하우를 보유한 식품·제약 기업들이 기존 브랜드 이미지와 노하우를 활용해 고부가가치·성장 산업인 펫 시장에서 '프리미엄' 이미지를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반려동물도 영양 밸런스 챙긴다
일동후디스는 지난달 펫 영양제 전문 브랜드 '후디스펫'을 론칭했다. 산양유 단백질을 함유한 게 차별점이다. 일동후디스가 산양유 분유와 산양유단백을 이용한 단백질 보충제 '하이뮨'을 제조하며 쌓은 노하우를 이용한 신제품이다.
일동후디스 관계자는 "산양분유와 하이뮨 브랜드를 만들며 쌓은 50년 노하우를 통해 프리미엄 펫 영양제를 선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 초에는 청정원·종가 등의 브랜드를 보유한 대상이 반려동물 관련 사업을 위해 '대상펫라이프'를 세웠다. 대상 역시 다양한 식품류, HMR 등을 만들며 쌓은 노하우를 통해 프리미엄 펫푸드를 출시할 계획이다.
반려동물 전문 기업이 아닌 식품 기업들이 선보이는 펫푸드 브랜드들은 대체로 '프리미엄'과 '영양'을 강조한다. 가격대에 따라 다양한 품질의 펫푸드를 생산하는 전문기업들과 달리 '사람이 먹을 수 있는 원료'를 이용해 제품을 만든다는 것을 강조해야 하기 때문이다.
국내 최초로 100% 휴먼그레이드 원료만 사용해 제품을 만드는 하림펫푸드가 대표적이다. 하림펫푸드는 출범 당시부터 '사료(feed)가 아닌 식품(food)'을 만든다는 콘셉트를 내세웠다. 신선식품처럼 제조일자와 유통기한을 모두 표시하고 전날 생산한 제품을 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하림펫푸드는 지난해 매출 366억원, 영업이익 19억원을 올리며 2년 연속 흑자를 냈다.
KGC인삼공사의 '지니펫' 역시 원재료와 영양설계를 강조한 브랜드다. KGC인삼공사의 주력 품목인 홍삼을 이용한 사료와 간식 등을 통해 면역력 강화 펫푸드 브랜드라는 정체성을 확립했다.
경옥고·임팩타민, 반려동물도 먹는다
반려동물의 건강에 관심이 많은 건 식품사뿐만이 아니다. 광동제약은 지난해 3월 '견옥고'를 출시했다. 자사의 인기 한방 영양제인 '경옥고'에서 이름을 따 온 반려견 전용 영양제다. 숙지황과 홍삼 등 전통원료를 넣어 경옥고와의 통일성을 유지했다.
대웅제약도 지난해 말 종합비타민제 '임팩타민'의 반려동물용 제품 '임팩타민펫'을 출시했다. 건조사료에 부족한 비타민A와 B, E를 집중적으로 채우고 표기함량도 투입함량이 아닌 잔존함량을 표기해 소비자가 믿고 살 수 있도록 했다는 설명이다.
치주질환 치료제 '인사돌'로 유명한 동국제약도 반려견용 치주질환 치료제 '캐니돌'을 내놨고 일동제약도 프로바이오틱스 제품 '비오비타'의 반려동물용 제품을 출시했다.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영양제 브랜드를 연상케 하는 네이밍을 사용해 소비자들이 빠르게 인지할 수 있고 제품 신뢰도도 높일 수 있다는 계산이다.
반려동물용 영양제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지만 성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펫 영양제 시장 규모는 224억원으로 2018년보다 2배 가까이 성장했다. 올해엔 250억원까지 커질 전망이다. 영양을 강조한 간식 제품들을 포함하면 시장 규모는 더 확대된다.
반려동물 중 노령견, 노령묘가 늘어나는 것도 프리미엄 사료·영양제 시장 확대를 전망하는 이유다. KB경영연구소가 발표한 2021 한국반려동물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반려견 양육 가구 중 10세 이상 노령견 양육가구 비율은 19%에 달했다. 이 중 절반이 '가장 필요한 용품'으로 영양제를 꼽았다. 반려동물 양육환경이 개선되고 있는 만큼 노령견 양육가구 비중은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반려동물 양육과 육아는 소비적 측면에서도 비슷한 패턴을 보인다"며 "가격보다는 품질에 더 가중치를 두는 프리미엄화가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아름 (armijjang@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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