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IBK 합류' 이영택 수석코치 "폰푼, 미들에게 훌륭한 세터"

권수연 기자 2023. 5. 5.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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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K기업은행 이영택 수석코치가 인터뷰 중 포즈를 취하고 있다ⓒMHN스포츠 이지숙 기자

(MHN스포츠 용인, 권수연 기자) 한국 리그로 돌아와, 이번에는 IBK기업은행의 저지를 입게 된 이영택 수석코치를 만났다. 체육관으로 들어선 그는 "에이, 이젠 감독도 아니고 그냥 코치인데" 라며 인사를 건넸다.

기업은행은 지난 4일, 구단 공식 SNS를 통해 "기업은행 알토스 배구단의 새로운 코칭스텝진을 소개합니다"라는 글귀와 함께 이영택 수석코치 영입 환영 게시글을 올렸다. 

미들블로커 출신인 이영택 코치는 2009년 현역 은퇴 후 현대건설과 KGC인삼공사를 거치며 지도자 커리어를 쌓아왔다. 이후 지난 2020년 인삼공사의 정식 감독으로 선임되었으나 21-22시즌을 끝으로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22-23시즌은 남자배구를 지도했다. 단, 국내리그가 아니다. 이 코치는 인도네시아 리그 팔렘방뱅크 감독으로 선임되어 현대캐피탈 소속 송준호와 함께 출국했다. 다만 팔렘방뱅크는 8개 팀 중 7위라는 아쉬운 성적을 건졌다. 이후 이 코치는 다시 국내로 돌아왔다. 잠깐의 휴식을 거친 뒤 기업은행에서 다시 지도자 커리어를 쌓기 시작했다.

선수단에 합류한 것은 지난 주 월요일(4월 24일)이다. 용인 연수원에서 지난 3일 본지와 만난 이 코치에게 영입 과정에 대해 짧게 들을 수 있었다. 그는 "인도네시아에 다녀와서 집에서 잠깐 쉬었다"며 "구단에서 코치 후보를 여럿 검토한다는 이야기는 들었는데 거기에 저도 포함이 됐다는 소식을 들었다, 이후에 감독님이 한번 보자고 하셔서 면접을 보고 결정돼서 합류했다"고 밝혔다.

이 코치는 감독으로써 치렀던 국내 마지막 시즌 당시보다 체중이 많이 줄어든 듯한 모습이었다. 마주앉은 이 코치는 인도네시아 리그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제법 많은 이야기가 나왔다. "난방이 열악해 너무 더웠다"는 말이 가장 많이 들렸다. 종이컵을 들고 앉은 이 코치는 "누군가 링거를 맞은 사진을 보여주며 '가족이 아프다'며 훈련을 빼먹는 경우도 많았는데, 나중에 현지 한인에게 들어보니 모두가 비슷한 사진을 가지고 그렇게 한다더라"며 웃었다. 하지만 해당 선수들에게 제재를 가하거나 하지는 못했다고. 소통 문제와 더불어 열악한 시설에 대한 이야기, 아이돌급 인기를 누렸다던 '흰 피부 미남' 송준호에 대한 일화도 소소하게 풀었다. 

IBK기업은행 이영택 수석코치가 인터뷰 중 포즈를 취하고 있다ⓒMHN스포츠 이지숙 기자

이 코치는 최근 열린 아시아쿼터에 대한 생각도 털어놓았다. 그는 "현재 여자부에 인도네시아 선수가 두 명 선발됐다"고 운을 뗐다. 인삼공사의 공격수 메가왓티 퍼티위와 더불어 GS칼텍스의 메디 요쿠가 인도네시아 출신 선수다. 

이 코치는 "인도네시아에서 남자팀을 맡았지만 여자팀과 같은 장소에서 리그를 했기에 전부 봐왔던 선수"라며 "비용 대비 충분히 경쟁력이 있는 선수들이다, 자세히는 말하기 어렵지만 아시아쿼터제의 목적이 우리 선수층이 얕아서 이를 보충하고 또한 선수 가치를 조정하기 위해서 하는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시 팀 이야기로 돌아갔다. 현재 기업은행은 베테랑 김수지가 흥국생명으로 이적하며 올 시즌 최정민, 김현정, 임혜림 등이 중원을 지키게 됐다. 이 코치는 "일단 코치이기 때문에 감독님의 방향에 맞춰야하는게 맞다"면서도 본인의 생각과 더불어 아시아쿼터제를 통해 1순위로 영입한 태국 세터 폰푼 게드파르드에 대한 이야기를 간단하게 전했다. 

"사실 양효진, 정호영 이런 친구들처럼 특출난 높이를 가진 선수는 없어요, 그런데 미들블로커는 본인 능력도 중요하지만 세터가 얼마나 잘 맞춰주는지가 중요합니다, (김)하경이도 감독님과 훈련하면서 좋아지고 있고 폰푼같은 경우는 빠른 플레이를 하는데 미들도 잘 쓰는 선수고요, 아마 미들블로커 선수들에게는 (폰푼이) 많이 좋은 선수가 되지 않을까요"

아울러 김수지의 보상선수로 영입된 임혜림에 대해서는 "고교시절에 봤던 친구인데 신체조건이 워낙 좋아 충분히 성장 가능성이 있겠다"는 평을 내렸다. 

2022 세계선수권대회에 나선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 FIVB

프로리그와 더불어 여자배구 지도자로써 이 코치에게 현재의 대표팀에 대한 생각 또한 들을 수 있었다.

김연경, 양효진, 김수지 등 베테랑이 이탈한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은 지난 해 2022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에서 전패했고 9월 세계선수권에서 겨우 1승을 거두는 등 악전고투를 치렀다. 어느새 1년을 돌아 오는 30일부터 2023 VNL을 치르게 된다. 달라진 광경도 있다. 해설위원인 한유미가 신임 코치로 선임됐고, 김연경은 선수가 아닌 어드바이저로 다시 한번 태극마크를 달았다.

현재 문정원(한국도로공사), 이주아(흥국생명), 박정아(페퍼저축은행), 염혜선(KGC인삼공사 등의 대표 선수단이 진천선수촌에서 훈련을 치르고 있다. 기업은행에서는 표승주와 신연경 두 명이 선발되었다. 

이 부분에 대해 이영택 코치는 "어쨌든 현재 대표팀에는 김연경이라는 굉장한 선수가 빠졌다, 팬들의 기대치는 이만큼 높아졌는데 성적이 나오지 않으니 그 갭을 메우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코치는 "그래서 현재 대표팀을 이룬 선수들이 가장 힘든 시기를 지나고 있을 것"이라며 "선수들이 스트레스를 아마 엄청 받을 것이다, 그래도 작년보다는 올해가 아마 더 낫지 않을까 한다, 올해는 경험도 조금 생겼고 못 들어왔던 친구들도 이번에 들어왔고 작년 같은 전패는 없을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대표팀 선수들의 일정이 빠듯하지만, 국제대회 성적이 좋지 않으면 한순간에 관심이 식어버린다, 그런 점에 있어서 현재의 대표팀 선수들이 사명감을 가지고 좀 더 활약해줬으면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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