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자신감', 삼성SDI '확장', SK온 '반전'…배터리3사 노림수

최경민 기자 2023. 5. 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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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윤선정 디자인기자

LG에너지솔루션의 '자신감', 삼성SDI의 '사업 확장', SK온의 '실적 반전'.

지난 1분기 국내 전기차 배터리 3사의 실적을 설명하는 키워드다. 각자 만족할만한 성과를 올렸다는 평가 속에, 자신들의 상황에 맞게 마련한 전략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 경쟁에 뛰어들 계획이다.
LG에너지솔루션의 '자신감'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1분기 매출 8조7471억원, 영업이익 633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01.4%, 영업이익은 144.6% 증가했다.

명실상부 '어닝 서프라이즈'였다. 지난해 총 영업이익(1조2137억원)의 절반을 1분기에 이미 벌어들였다. 호실적의 배경으로는 △견조한 북미 전기차 수요 △GM(제너럴모터스) 1공장의 안정적 가동을 통한 전기차 배터리 출하량 증가를 꼽았다.

향후 전망도 밝다. LG에너지솔루션은 북미 지역에 2025년까지 250GWh(기가와트시) 규모의 생산거점을 마련하는 등 공격적인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현대차를 비롯해 폭스바겐, 포드, GM, 혼다, 스텔란티스, 르노닛산, 테슬라 등 고객사 포트폴리오도 다양하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지난달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30% 이상의 매출 성장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 폴란드 공장
자신감은 IRA(인플레이션방지법)에 따른 AMPC(생산세액공제) 혜택인 1003억원을 1분기 실적에 포함한 것에서도 엿볼 수 있다. AMPC는 올해부터 미국 내에서 생산 및 판매한 배터리 셀/모듈에 일정액의 보조금(셀 35달러/kWh, 모듈 10달러/kWh)을 받을 수 있는 법 조항이다. 증권가는 LG에너지솔루션의 북미 생산능력을 고려할 때 몇 년 안에 연 수 조원 대의 혜택이 가능할 것이라고 본다.
삼성SDI의 '시장 확장'
삼성SDI는 지난 1분기 매출 5조3584억원, 영업이익 3754억원을 달성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 32.2%, 16.5% 늘었다.

배터리를 담당하는 에너지 부문에서 4조7989억원의 매출액과 3163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회사 측은 주력 모델인 P5(젠5)를 탑재한 신차 출시 효과로 매출 성장세가 유지됐고 수익성도 개선됐다고 힘을 줬다. 하이니켈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배터리를 앞세운 고급화 전략이 통했다는 평가다.

삼성SDI는 올 하반기 고객사의 신규 전기차 출시 효과로 P5 판매가 지속해서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부터는 차세대 플랫폼 P6도 양산한다. P6는 니켈 비중이 90% 이상인 제품으로 에너지 밀도를 높이면서 재료비를 절감할 수 있다.
(서울=뉴스1)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인천 영종도 BMW 드라이빙 센터에서 열린 올리버 집세(Oliver Zipse) BMW CEO와의 미팅에 앞서 BMW의 최신 전기차 '뉴 i7'를 살펴본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 회장은 삼성SDI의 최첨단 'P5' 배터리셀이 적용된 BMW의 최신 전기차 '뉴 i7' 등을 살펴보며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삼성전자 제공) 2022.12.18/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삼성SDI는 더 높은 곳을 보고 있다. 삼성SDI는 지난달 컨퍼런스콜에서 "NMX(코발트 프리)배터리와 LFP(리튬·인산·철) 등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중저가 배터리 시장에도 적극 진출하겠다는 뜻이다. IRA 혜택을 받기 위해 미국 생산라인 확보도 서두른다. 북미에서 스텔란티스(최대 33GWh)에 이어 GM(30GWh)과의 협업을 확정한 상태다.
SK온의 '실적 반전'
SK온은 지난 1분기 매출 3조3053억원, 영업손실 3447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적자가 이어지고 있지만, 분기 매출 3조원을 처음으로 넘어섰다.

업계 후발주자인 SK온은 내년부터 흑자전환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잡고 있다. SK온은 글로벌 공장 수율이 꾸준히 개선되고 있는 추세여서 영업이익률이 개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분기 -22%에 불과했던 영업이익률을 지난 1분기 -10%까지 끌어올렸다.

북미 시장 공략에 기대를 건다. SK온은 지난해 22GWh 규모의 미국 조지아 공장 가동을 시작했다. 2025년에는 129GWh에 달하는 북미 생산거점인 블루오벌SK가 문을 연다. 최근에는 조지아에 2025년 가동 목표로 현대차와 35GWh 규모의 공장을 짓기로 했다. AMPC 혜택 역시 빠르면 오는 2분기부터 반영할 예정이다.

SK온 관계자는 4일 컨퍼런스콜을 통해 "북미 배터리 시장의 성장성과 수익성은 모두 긍정적"이라며 "북미에서 추가 수주기회가 늘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나 포드와 같은 기존 고객사 외에도 다양한 회사들과 협력 가능성 역시 열어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SK온의 실적 추이/그래픽=SK이노베이션


최경민 기자 brow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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