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L FINAL] 상처투성인 SK 최부경, “우리도 너무 간절하다”

손동환 2023. 5. 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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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너무 간절하다”

서울 SK는 2021~2022시즌 통합 우승을 차지했다. 김선형(187cm, G)과 안영준(195cm, F), 최준용(200cm, F)과 자밀 워니(199cm, C) 등이 자기 위치에서 경쟁력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그러나 2022~2023시즌은 조금 달랐다. 안영준이 군에 입대했고, 최준용이 비시즌부터 부상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공격과 수비, 높이 싸움까지 담당하는 두 포워드가 빠진 건 SK에 큰 이탈이었다.

SK는 2022~2023시즌 초반만 해도 두 포워드의 공백을 체감했다. 4승 8패. 디펜딩 챔피언답지 않았다. 2018~2019시즌처럼 우승 직후 플레이오프 탈락을 걱정해야 했다.

그러나 SK는 시즌 중반부터 치고 올라왔다. 시즌 후반부에 최준용의 이탈로 또 한 번 위기를 맞았지만, 정규리그 6라운드를 모두 이겼다. 6강 플레이오프 3경기와 4강 플레이오프 3경기 모두 승리. ‘15연승’이라는 최상의 분위기로 챔피언 결정전에 나섰다.

SK는 1차전을 잡았다. 하지만 2차전과 3차전 모두 놓쳤다. 오세근(200cm, C)의 지배력과 문성곤(195cm, F)의 수비력을 감당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SK는 4차전부터 다시 힘을 냈다. 전희철 SK 감독의 변칙 라인업(스타팅 라인업에 김선형과 자밀 워니를 포함하지 않는 라인업)과 3-2 변형 지역방어로 분위기를 바꿨다. 5차전에도 비슷한 방법으로 KGC인삼공사를 잡았다.

SK 벤치의 변칙 작전이 뛰어났지만, 작전을 실행하는 건 선수들이다. 김선형과 워니가 원투펀치로서 작전을 주도적으로 이행했고, 최원혁(182cm, G)-최성원(184cm, G)-오재현(185cm, G)으로 이뤄진 마네킹즈가 4차전과 5차전에서 제몫을 다했다.

숨은 공신이 또 한 명 있다. 최부경(200cm, F)이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KGC인삼공사 선수들과 몸을 계속 부딪혔다. 스크린과 버티는 수비, 박스 아웃과 도움수비 등 궂은일에 몸을 아끼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최부경의 몸은 상처투성이다. 특히, 지난 5차전에서는 수비 중 얼굴을 많이 맞았다. 최부경의 얼굴에 꽤 많은 멍이 들어있었다.

최부경은 4일 오후 훈련 후 “6강 플레이오프와 4강 플레이오프 모두 3차전에 끝냈지만, 쉬운 경기는 하나도 없었다. 모든 경기가 혈투였다. 그래서 챔피언 결정전을 치르기 전에, ‘우리 몸 상태로 괜찮을까? 와이어 투 와이어를 달성한 KGC인삼공사를 상대로 좋은 경기력을 보여줄까?’라는 물음표를 갖고 있었다”며 챔피언 결정전 직전의 마음부터 돌아봤다.

이어, “1차전를 잘 치르고 난 후, 물음표들이 느낌표로 달라졌다. 그리고 선수들의 감독님의 지시대로만 하면, 우리가 이길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2차전과 3차전을 졌다. 2차전에는 그러려니 했지만, 3차전 후에는 ‘이렇게 하면 무조건 진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투지와 기싸움에서 밀리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며 챔피언 결정전 1~3차전을 돌아봤다.

계속해 “플레이오프 마지막 무대가 챔피언 결정전이다. 전쟁이라고 생각했다. 그런 마음으로 무장해 시리즈 전적을 2승 2패로 만들었다. 1차전에는 (김)선형이형과 워니의 힘으로 이겼다면, 4차전에는 서로 도우면서 이길 수 있었다. 4차전처럼만 하면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고, 5차전도 잡았다”며 4차전과 5차전을 돌아봤다.

그러나 최부경은 5차전까지의 승리에 취하지 않았다. “KGC인삼공사는 벼랑에 몰려있다. 마지막 힘을 쥐어짜낼 거다. 우리는 우리와의 싸움을 해야 한다. 하던 대로 하되, 기싸움에서 밀리면 안 된다. 적지이기 때문에, 더 집중해야 한다”라며 6차전을 더 중요하게 생각했다.

SK는 시리즈 전적을 3승 2패로 만들었다. 1승만 더 하면, 구단 역사상 최초로 2연패를 달성할 수 있다. 2021~2022시즌보다 훨씬 험난했기에, SK의 우승은 가치 있을 수 있다.

6차전에 더 집중하려는 최부경이다. 그러나 최부경이 그렇게 하려는 건 우승을 원해서다. 그렇기 때문에, “(오)세근이형이 ‘우승에 간절하다’고 인터뷰한 걸 본 적 있다. 하지만 우리도 엄청 간절하다. 시리즈 윤곽이 어느 정도 나오니, 절실함이 더 느껴진다”며 절실함을 강조했다.

그 후 “시리즈 초반만 해도, 들뜬 선수와 위축된 선수들이 많았다. 그렇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선수들의 뜻이 하나로 모이는 것 같다. 내가 목소리를 높이지 않아도, 우승의 간절함을 인지하는 것 같다”며 선수들의 하나된 마음을 전했다. 조용한 어조로 인터뷰를 마무리했지만, 최부경의 단호한 결의를 느낄 수 있었다. 단호한 결의의 핵심은 ‘우승’이었다.

사진 제공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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