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당을 나온 암탉' 황선미 "어린이로 지낼 시간 점점 짧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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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는 사회의 꽃이죠. 어린이가 없으면 웃을 일도, 희망도 없어요. 요즘은 너무 아이가 없죠. 그건 불행한 일이에요."
서울예술대학 문예학부 교수로도 재직 중인 황 작가는 위탁·입양 아동, 미혼모 등 다양한 사회구성원의 삶을 소재로 저술 활동을 펼쳐 아동문학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4일 어린이날 기념식에서 근정포장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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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오진송 기자 = "어린이는 사회의 꽃이죠. 어린이가 없으면 웃을 일도, 희망도 없어요. 요즘은 너무 아이가 없죠. 그건 불행한 일이에요."
애니메이션 영화로도 제작된 밀리언셀러 '마당을 나온 암탉'과 '엑시트', '나쁜 어린이표' 등을 펴낸 동화작가 황선미 씨는 어린이를 이렇게 표현했다.
서울예술대학 문예학부 교수로도 재직 중인 황 작가는 위탁·입양 아동, 미혼모 등 다양한 사회구성원의 삶을 소재로 저술 활동을 펼쳐 아동문학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4일 어린이날 기념식에서 근정포장을 받았다.
황 작가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어린이 권리를 어린이 입장에서 이야기하는 게 동화다. 그런 일을 꾸준히 해 온 것이 수상의 계기가 되지 않았을까 싶다"고 말했다.
책이 귀하던 시절에 나고 자란 황 작가는 국민학교 6학년이 돼서야 처음으로 동화책을 접했다. 그는 "좋아서 읽으니 재미있었고, 써보고 싶어졌다"며 당시 강렬했던 열망이 아동문학가가 된 계기였다고 설명했다.
황 작가는 저서 '어느 날 구두에게 생긴 일'을 읽은 경기도의 한 초등학교 4학년 학생들이 자신을 만나고 싶어 한다는 말에 지난주에 학교를 찾았고 말했다.
그는 "아이들이 공책을 가지고 와서 제 이야기를 빼곡히 받아 적었다. 열심히 하는구나 싶어 예쁘기도 했지만, 책을 공부처럼 대하는 것 같아 색달랐다"고 말했다.
그는 동화작가이지만, 독자를 어린이로 한정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동화는 '아이와 함께 가는 문학'이라는 점에서 다른 문학 장르와 다르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이의 시각에서 본다고 해서 어른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어른의 입장에서 본 것은 아이들이 이해하기 힘들다"며 "누구의 시점에서 보느냐가 차이의 시작점"이라고 말했다.
황 작가는 중앙가정위탁지원센터(현 아동권리보장원)에서 홍보위원으로 활동하며 재능기부로 위탁 가정에서 지내는 어린이의 삶을 그린 '열한 살의 가방'을 집필하기도 했다. 그는 아동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아동을 보호하는 것은 국가의 책임이라며 이를 위해 여성 보호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버지의 역할도 물론 굉장히 중요하지만, 아이는 어머니와 조금 더 밀착하는 경향이 있다"며 "여성이 불행하면 아이는 불안해진다"고 말했다.
황 작가는 어린이가 행복한 사회가 되기 위해 어린이가 무엇을 원하는지 세심히 들어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어린이들이 너무 빨리 어른이 되길 바라는 것 같다"며 "사실 아이는 놀아야 하지만, 우리는 노는 걸 참지 못한다. 아이로 지낼 수 있는 시간이 점점 더 짧아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황 작가는 "어린이들이 행복했으면 좋겠고 슬픈 일이 없길 바란다. 주변에 친구가 많고, 혼자 있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어린이날 인사를 건넸다.
dind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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