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엄지인 아나 "6년만에 '아침마당' 복귀, 응원에 감동" [N인터뷰]①

김민지 기자 2023. 5. 5.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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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마당'은 행복한 사람들을 많이 만들려는 게 아니라 불행한 사람을 없애려는 프로그램이다, 그게 '마당정신'."

'아침마당'을 함께 만들거나 봐온 사람은 모두가 알고 있다는 '아침마당 정신'은 1명이라도 불행하게 만들지 않도록 배려해야 하는 것들이다.

10년이라는 기간 '아침마당'의 MC로 시청자들과 만나고 있는 김 아나운서, 6년 만에 복귀한 엄 아나운서를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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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지인 아나운서 ⓒ News1 권현진 기자

(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아침마당'은 행복한 사람들을 많이 만들려는 게 아니라 불행한 사람을 없애려는 프로그램이다, 그게 '마당정신'."

지난 1991년 5월20일 처음 방송된 KBS 1TV '아침마당'은 30년이 넘는 동안 한 자리에 머무르며 우리네 이웃들의 이야기를 전해왔다. 공감 어린 이야기로 때로는 뭉클함을, 때론 유쾌함을 선사해 온 프로그램은 오랜 기간 시청자들을 울고 웃기며 '대한민국 대표 아침 방송'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럼에도 '아침마당'은 그 자리에 안주하지 않았다. 익숙한 틀 안에서도 꾸준히 변화를 시도하며 성장 중이다. 덕분에 '아침마당'은 최근에도 7%(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넘나드는 시청률을 기록, 독보적인 성적으로 동 시간대 1위 자리를 지키며 '장수 프로그램'의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

'아침마당'에는 수많은 제작진의 노력이 녹아들어 있지만 매일 방송을 이끄는 진행자 김재원, 엄지인 아나운서의 노고도 빼놓을 수 없다.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아침마당'에서 MC들은 프로그램이 매끄럽게 이어지도록 최종 편집자 역할을 해낸다. 김 아나운서의 말처럼 '매일 한 시간짜리 공연을 올리는 셈'이다.

특히 두 아나운서는 '마당정신'을 강조했다. '아침마당'을 함께 만들거나 봐온 사람은 모두가 알고 있다는 '아침마당 정신'은 1명이라도 불행하게 만들지 않도록 배려해야 하는 것들이다. 진행을 할 때도 이 '아침마당 스피릿'에 위배되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렇게 열정을 쏟음에도 두 아나운서는 프로그램에서 돋보이고 싶다는 욕심이 없었다. 자신들은 '장미꽃'이 아닌 '안개꽃'일 뿐이라며 '아침마당'에 나온 출연자들을 빛나게 하는 것이 보람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아침마당'을 통해 매일 아침 시청자들에게 활력을 드리고 싶다는 소박한 바람을 전했다.

10년이라는 기간 '아침마당'의 MC로 시청자들과 만나고 있는 김 아나운서, 6년 만에 복귀한 엄 아나운서를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김재원(왼쪽), 엄지인 아나운서 ⓒ News1 권현진 기자

-매주 평일 오전 8시25분 어김없이 시청자들을 만나고 있다. 두 아나운서의 오전 루틴이 궁금하다.

▶(김재원 아나운서, 이하 김재원) 평일 오전 4시50분이면 기상을 해서 5시30분에 회사로 출발한다. 걸어서 출근하면 6시10분쯤 도착한다. 이후 준비를 하다가 7시20분부터 메이크업을 받고 출연자들과 인사하며 간단히 리허설을 한다. 9시30분에 생방송을 마치면 10시부터 곧바로 제작진과 11시~11시30분까지 회의를 한다. 그러면 '아침마당' 관련 업무가 끝난다.

▶(엄지인 아나운서, 이하 엄지인) 나는 이제 복귀한 지 3일 차라 아직 루틴을 만들어가고 있다. 지난 3일간은 오전 5시30분에 일어나 6시쯤 회사로 출근했다. 분장을 받고 리허설을 한 뒤 방송을 한다. 아직은 정확한 타이밍을 모르니까 김재원 선배가 이끌어주시는 대로 하고 있다.(미소)

-데일리 아침 프로그램을 한다는 게 만만치 않은 일이지 않나. 건강관리는 어떻게 하는지.

▶(엄지인) 아침 방송을 하면 제대로 못 자는 경우가 있다고 하는데 그건 젊은 친구들 이야기다. 육아와 살림을 하다 보면 아침에 일어나는 건 아무렇지도 않다.(웃음) 나 역시 예전에는 아침 방송을 하면 힘들었지만, 아이들을 키우고 나니 나의 일을 하기 위해 준비하는 건 어렵지 않게 할 수 있다.

▶(김재원) 난 평소에 잠을 잘 자는 편이라 특별히 몸이 힘들진 않다. 일요일 저녁에 30분 정도 우울감이 있긴 한데, 신경정신과 전문의 분들이 '그 정도 우울감도 없으면 일 중독'이라고 하더라. 막상 월요일에 출근해서 방송을 하면 활력소를 얻는다. 또 '아침마당'을 하는 덕에 누군가의 삶을 탐구하고, 몸과 머리가 깨어있고, 마음이 깨어있는 듯하다.

엄지인 아나운서 ⓒ News1 권현진 기자

-엄 아나운서는 육아휴직을 하고 있다가 '아침마당'으로 복귀하게 됐다. 6년 만에 돌아와 소감이 남다를 텐데.

▶(엄지인) 육아휴직을 한 번도 쓴 적이 없어서 오래 쉴 생각이었다. 그런데 답답해서 오래는 못 쉬겠더라. 올해 연말쯤 복직할까 고민하던 찰나에 '아침마당' 제작진에게 연락이 왔다. '한동안 쉬다 보니 불러주는 사람이 없을 줄 알았는 데 있네' 싶었고, 가족들도 다행히 내가 일하는 걸 응원해 줬다. 회사 동료들도 다 환영해 줘서 기쁘게 복귀할 수 있었다. 아마 육아휴직을 했다가 복귀한 분들은 다들 공감할 부분인데, 출근할 때 너무 떨리더라. 첫날 방송에서는 정말 1년 동안 묵혔던 에너지를 발산한 것 같다.(웃음) 아나운서가 프로그램에서 돋보이는 일이 거의 없는데 처음 복귀한 날 많이 주목해 주시고 응원해 주셔서 몸 둘 바를 몰랐고 너무 감동받았다.

-김 아나운서는 엄 아나운서와 호흡을 맞춰보니 어땠나.

▶(김재원) 엄지인 아나운서와 함께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건 이번이 처음인데, 해보니까 좋다. 워낙 화창하고 과감한 친구다. 유쾌한 진행 능력을 보여주는 아나운서여서 앞으로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

김재원 아나운서 ⓒ News1 권현진 기자

-김 아나운서는 진행해 온 시간을 더하면 10년 넘게 '아침마당' MC 자리를 지키고 있다. 지난 2008년 처음 진행자로 발탁됐을 때는 '에베레스트 등반을 앞둔 기분'이라고 했는데, 지금은 어디쯤 오르고 있는 것 같은가.

▶(김재원) 2008년 처음 MC가 됐을 때는 에베레스트 등정을 앞두고 초입에 선 느낌이었다. 험한 산이지만 천천히 오르겠다는 마음을 먹었다. 지금은 산 중턱쯤 온 것 같은데, 갈 길이 멀지만 아직 지치진 않았다. 이젠 익숙해져서 산을 오르다 풍경도 돌아보곤 한다. 좋은 가이드들의 도움을 받은 덕에 계속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평일 오전 시간대 시사교양 프로그램들의 경쟁이 굉장히 치열하지 않나. 그만큼 다들 전쟁일 듯한데, 시청자들을 사로잡을 '아침마당'만의 차별화된 매력은 무엇일까.

▶(김재원) 경쟁이 아니라, '아침마당'이 독주하고 있다.(웃음) '아침마당'은 자극을 주기보다 무해한 내용으로 즐거움을 드리려 한다. 또 문화사각지대에 있는 시청자들에게도 다양한 내용의 코너를 통해 풍성한 문화를 제공하려는 게 차별점이 아닌가 싶다.

▶(엄지인) 경쟁이 치열하지만 '아침마당'이 넘볼 수 없는 '왕좌'에 있는 건 시청자들이 익숙함을 느끼고 꾸준히 봐주시는 덕택이 아닌가 한다. '아침마당'은 시청자들에게 식구 같은 프로그램이다. 매일 아침마다 각 집에 풍경처럼 머물러 있고, 안 틀면 허전한 느낌이 든다. 그 자체가 엄청난 브랜드 파워다. 이 정도로 익숙함, 친숙함을 가진 프로그램이 '아침마당' 말고는 없다.

▶(김재원) '6시 내고향'도 떠올리시겠지만, '아침마당'이 같은 날 9시간30분 먼저 시작해 '형'이다.(일동 웃음)

-김 아나운서가 차별점으로 말한 부분은 '아침마당'의 '마당정신'과도 맞닿아있는 부분인 것 같다.

▶(김재원) 나도 1997년 토요이벤트 리포터로 '아침마당'과 처음 인연을 맺었다. 그때 역대 MC들에게 '아침마당 정신', '아침마당 스피릿'에 대해 들었다. 문서화된 규정이 있는 건 아니지만, '아침마당'을 보고 만든 사람들이라면 '아침마당스럽다'라고 생각하는 부분이 있다. '누군가를 위로하려다가 다른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지 않을까', '누군가를 칭찬하려 또 다른 누군가를 폄하하지 않을까', '누군가를 웃겨주려다 누군가에게 비난의 화살을 돌리는 게 아닐까' 등을 고려해야 하는 거다. 그럴 때 '우리 정신에 위배되는가', '아침마당스러운가' 등을 생각하게 된다. '아침마당'은 행복한 사람들을 많이 만들려는 게 아니라 불행한 사람을 없애려는 프로그램이다. 99명이 즐거워도 1명이 상처를 입으면 소용이 없다.

▶(엄지인) 나 역시 이 '아침마당 정신', '마당정신'을 배우려고 한다.

김재원 아나운서 ⓒ News1 권현진 기자

-'아침마당'은 이번에도 개편을 했지만, 3년 전부터 꾸준히 변화를 도모하는 모습이다.

▶(엄지인) 나도 6년 만에 다시 '아침마당'에 왔는데 많은 것이 바뀌어 있더라. 예전보다 더 다양한 시도를 하고 이게 받아들여지고, 제작진이 실행에 옮기는 걸 보면 '그냥 여기까지 온 게 아니구나' 싶다. 지켜보면 정말 신선하고 재밌다.

▶(김재원) 3년 전 여성 PD들이 온 뒤부터, 또 30주년을 기점으로 많은 변화가 생겼다. 시소가 있다면 한쪽에는 익숙함을, 또 다른 한쪽에는 신선함을 올려놓고 균형을 맞춰가려고 한다. 내 아들이 28세인데, 평생 봐 왔기에 익숙함이 있지만 1세 때 봤던 아이와 지금의 아들은 다르다. 날마다 성장하고 성숙해진다. '아침마당'도 그렇다. 시청자들의 식구로 자리 잡아 익숙함을 드리지만, 다양한 차별화 전략을 통해 신선함도 드리려고 한다.

-'아침마당'의 코너 명불허전, 생생토크에서는 최근 화제가 된 인물, 주제를 다루더라. MC들 역시 이슈와 트렌드 등을 기민하게 파악하려 노력을 많이 하겠다.

▶(김재원) 우리는 안에 가진 것을 쏟아내야 하는 직업이다. 그래서 사회와 밀접해야 하고, 세상과 밀접해야 하고, 사람과 밀접해야 하고 공부도 꾸준히 해야 한다.

▶(엄지인) 김재원 선배는 정말 꾸준히 공부하고 책을 읽는 아나운서 중 한 명이다.

-진행자들이 제작진에게 아이템을 제안하는 경우도 있나.

▶(김재원) 제작진이 워낙 구성을 탄탄하게 해와서 그럴 여유는 없다. 나는 그저 '천의무봉'의 마음으로, 상황과 상황, 대화와 대화, 질문과 질문이 어색하지 않게, 꿰맨 자국 없이 흘러가게끔 진행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생방송이니 최종 편집자는 MC라는 마음으로 방송에 임한다.

<【인터뷰】②에 계속>

breeze5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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