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김재원 "'아침마당'이 발굴한 임영웅, 출연 언제든 환영" [N인터뷰]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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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마당'은 행복한 사람들을 많이 만들려는 게 아니라 불행한 사람을 없애려는 프로그램이다, 그게 '마당정신'." 지난 1991년 5월20일 처음 방송된 KBS 1TV '아침마당'은 30년이 넘는 동안 한 자리에 머무르며 우리네 이웃들의 이야기를 전해왔다.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아침마당'에서 MC들은 프로그램이 매끄럽게 이어지도록 최종 편집자 역할을 해낸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아침마당'을 통해 매일 아침 시청자들에게 활력을 드리고 싶다는 소박한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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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아침마당'은 행복한 사람들을 많이 만들려는 게 아니라 불행한 사람을 없애려는 프로그램이다, 그게 '마당정신'." 지난 1991년 5월20일 처음 방송된 KBS 1TV '아침마당'은 30년이 넘는 동안 한 자리에 머무르며 우리네 이웃들의 이야기를 전해왔다. 공감 어린 이야기로 때로는 뭉클함을, 때론 유쾌함을 선사해 온 프로그램은 오랜 기간 시청자들을 울고 웃기며 '대한민국 대표 아침 방송'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럼에도 '아침마당'은 그 자리에 안주하지 않았다. 익숙한 틀 안에서도 꾸준히 변화를 시도하며 성장 중이다. 덕분에 '아침마당'은 최근에도 7%(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넘나드는 시청률을 기록, 독보적인 성적으로 동 시간대 1위 자리를 지키며 '장수 프로그램'의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
'아침마당'에는 수많은 제작진의 노력이 녹아들어 있지만 매일 방송을 이끄는 진행자 김재원, 엄지인 아나운서의 노고도 빼놓을 수 없다.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아침마당'에서 MC들은 프로그램이 매끄럽게 이어지도록 최종 편집자 역할을 해낸다. 김 아나운서의 말처럼 '매일 한 시간짜리 공연을 올리는 셈'이다.
특히 두 아나운서는 '마당정신'을 강조했다. '아침마당'을 함께 만들거나 봐온 사람은 모두가 알고 있다는 '아침마당 정신'은 1명이라도 불행하게 만들지 않도록 배려해야 하는 것들이다. 진행을 할 때도 이 '아침마당 스피릿'에 위배되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렇게 열정을 쏟음에도 두 아나운서는 프로그램에서 돋보이고 싶다는 욕심이 없었다. 자신들은 '장미꽃'이 아닌 '안개꽃'일 뿐이라며 '아침마당'에 나온 출연자들을 빛나게 하는 것이 보람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아침마당'을 통해 매일 아침 시청자들에게 활력을 드리고 싶다는 소박한 바람을 전했다.
10년이라는 기간 '아침마당'의 MC로 시청자들과 만나고 있는 김 아나운서, 6년 만에 복귀한 엄 아나운서를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인터뷰】①에 이어>
-매일 생방송을 진행한다는 게 사실 쉽지만은 않은 일인데.
▶(김재원) 매일 한 시간짜리 공연을 한다고 생각한다. 뮤지컬이나 연극은 수개월 동안 연습을 하고 리허설도 충분히 한 뒤 관객 앞에 나서지만, 우리는 대본이 있긴 하나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모르는 상황에서 매번 다른 출연자들과 한 시간 동안 공연을 한다. 쉽지 않은 일이지만 모두의 노력 덕분에 완벽한 공연이 완성된다.
-그럼에도 진행 중 변수가 발생하지 않나. 그럴 때 어떻게 대처하는지도 궁금하다.
▶(김재원) 변수조차 물 흐르듯이 흘려보내려고 한다. 변수가 생겼다고 해서 적극적인 대처를 하면 실수가 지나치게 부각돼 더 문제다. 그리고 '6시 내고향' 의자 사건 이후 그 어떤 것에도 당황하지 않는다.(웃음)
▶(엄지인) 오늘까지 생방송을 세 번 했는데 아직 어렵다. (변수가 발생해도) 김재원 선배처럼 물 흐르듯이 흘려보내려고 한다.
-'아침마당'은 스타들도 선호하는 방송으로 잘 알려져 있다. 기억에 남는 게스트가 있다면.
▶(엄지인) 최근 출연한 트로트 가수 신유다. 귀공자 같은 외모에 진중한 곡을 많이 부르셔서 말수가 적지 않을까 싶어 긴장했는데, 이야기를 나눠보니 의외로 위트가 있고 말씀도 재밌게 하시더라. 인간미가 느껴졌다. '이래서 어머님들이 신유, 신유하는구나' 싶었다.(웃음) 덕분에 나도 그 매력에 빠졌다.
▶(김재원) '아침마당'에서 스타들을 초대해 삶의 이야기를 듣는 이유는 시청자들로 하여금 그들을 재발견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기 위함이다. 무대에서 보이는 연예인의 단편적인 모습보다 삶의 이면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이들의 참모습,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고자 한다. 최근 제작진이 입모아 칭찬한 게스트는 뮤지컬 배우 정성화, 가수 별과 박군이다. 이 분들이 본인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털어놓을 때 진심이 보여주려는 게 좋았다.
-'아침마당'은 새로운 스타를 발굴하기도 한다. 특히 '미스터트롯'으로 스타덤에 오른 임영웅은 그에 앞서 '도전 꿈의 무대' 5연승을 해 화제가 되지 않았나.
▶(김재원) '도전 꿈의 무대'를 통해 발견된 가수 분들이 많다. 임영웅 역시 그중 한 명이다. 당시 많은 시청자들의 응원을 받았다. 좋은 가수로 성장한 지금 다시 한번 '아침마당'에 나와 이야기와 노래를 들려준다면 좋겠다. 출연은 언제나 환영이다.
-일반인들도 게스트로 출연하지 않나. 방송이 익숙한 연예인과 그렇지 않은 일반인이 나올 때 진행 방식도 다를 것 같다.
▶(엄지인) '아침마당' 이전에 KBS 1TV '우리말 겨루기'를 12년 동안 진행했다. 그 프로그램은 일반인 출연자가 주인공이라, 그분들이 본인 얘기를 편하게 할 수 있도록 해드리는 게 중요하다. 그런데 내가 '아나운서 엄지인입니다'라고 소개하면 벽이 생기는 느낌이더라. 그래서 출연자분들이 나를 아나운서라고 생각하지 않게끔 인사하고 사전에 사담도 나눈다. 가족 얘기, 아이들 얘기를 하다보면 금방 어색함이 풀려서 그 분위기를 이어가 방송을 하면 편하게 말씀을 해주신다.
▶(김재원) 연예인 분들은 마음의 문이 열려 있다면, 일반인 분들은 닫혀 있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생방송 전에 대기실로 찾아뵙고 농담도 나눈다. 내가 농담을 했을 때 상대방이 어떻게 대처하는지를 보는 것도 중요하다. 재밌게 받아치는 분이 있는가 하면, 민망해하시는 분들도 있다. 짧은 대화를 통해 그런 부분을 파악하고 고려해 방송을 해야 한다.
-지난 1991년부터 방송된 '아침마당'은 3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시청자들의 일상에 스며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그만큼 이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두 MC들 역시 인지도가 높을 것 같다.
▶(엄지인) 남대문 시장에 갔는데 어르신들이 알아봐 주시고, 엉덩이도 두드려주시더라. 덕분에 시청자들의 '찐사랑'을 느꼈다.
▶(김재원) 난 머리 감고, 안경 벗고, 평상복을 입으면 아무도 못 알아보신다.(웃음) 눈이 나쁘지 않음에도 (방송을 할 때) 안경을 쓰는 이유는 '변신'을 위함이다. 내 방송 신조가 'MC는 스타가 되면 안 된다'다. 출연자들의 인생 이야기를 듣고 그들을 스타로 만들고 박수를 보내야 한다. MC는 장미꽃이 아닌 안개꽃, 들러리가 돼야 한다는 생각이다.
-두 아나운서 모두 '아침마당'에서 하차했다가 다시 돌아왔다. 그만큼 프로그램이 매력이 있다는 걸로 읽히는데.
▶(엄지인) '아침마당'은 익숙한 푸근함을 주지만 잘 보면 매일 다른 주제의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아침마당'이라는 밥에 매일 반찬이 달라지는 셈이다. 밥을 안 먹고는 살 수 없지 않나. '아침마당'은 밥처럼 계속 생각이 나는 콘텐츠다. 마성의 매력이 있다.
▶(김재원) 매일매일 새로운 단편 소설을 선보인다고 생각한다. 누군가의 탄생부터 죽음까지 다루는 게 아니라, 순간순간을 다루는 단편 소설처럼 매일 다른 이야기를 가볍게 읽는 느낌이다. 또 사람과 마주하는 프로그램이라는 점이 매력적이다. 전 세계적으로 방송되는 유명 프로그램 진행자 자리와 '아침마당' MC 자리를 바꾸라고 하면 나는 안 바꿀 것 같다.
-앞으로 얼마나 더 '아침마당'을 진행하고 싶은가.
▶(엄지인) 나는 '아침마당'을 보면서 자란 세대다. 처음 아나운서가 됐을 때도 '아침마당'을 진행하던 선배들이 나를 알아주는 게 신기했는데, 이런 대단한 프로그램에 함께하는 건 아나운서로서 소중하고 잊지 못할 경험이다. 내가 복이 있는지 프로그램을 맡으면 길게 하는 편인데, 4~5년은 지나야 프로그램에 잘 녹아드는 것 같더라. 그래서 바람이 있다면 5년 이상, 더 욕심을 내면 '우리말 겨루기'의 12년 기록을 넘어서고 싶다.(미소)
▶(김재원) 의견이 받아들여진다면 내일까지? 내일이 마지막 방송이라고 생각하고 최선을 다할 것이다. 내일도 내일까지 모레도 내일까지.(웃음) 사실 50대 남자 아나운서가 데일리 프로그램을 하는 건 기적이다. 기회가 주어져 기쁘고 매일 최선을 다한다. 다만 숙제라고 생각하는 건, 제작진과 시청자분들은 내게 어제보다 더 잘하는 모습을 기대할 텐데 스스로 생각하기에 난 앞으로 더 나아질 수는 없다. 그래서 내일이라도 당장 내려오라고 하면 내려와야지 싶은 거다. 2008년에 처음 '아침마당' MC가 돼 5년 정도하고 '6시 내고향'으로 옮겼을 때는 미련이 있었는데, 다시 기회가 주어지고 30주년까지 하고 보니 당장 그만둬도 여한은 없다. 나도 '아침마당'에 최선을 다했고, '아침마당'도 내게 최선을 다했다. 이제는 내가 '아침마당' 홍보대사가 아니라, '아침마당'이 김재원 홍보대사가 된 듯한 느낌이다.(미소)
-시청자들에게 어떤 진행자로 기억되고 싶은지.
▶(엄지인) '아침마당'에서 내가 돋보일 필요는 없다. 특별하거나 대단하진 않지만 없으면 허전한 그런 존재가 됐으면 한다.
▶(김재원) 나를 기억하지 말아 달라. '아침마당'의 한 부분으로 함께할 수 있는 것만으로 기쁘다. '아침마당'도 늘 활력과 신선함을 주는 여러분의 아침이 되겠다.
breeze5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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