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고맙다” 전기차 시대 ‘포터 LPG’는 왜 20년 만에 등장할까요? [세모금]
‘대기관리권역법’으로 디젤 모델 입지 줄어들어
[헤럴드경제=한영대 기자] 전기차 시대로 급격히 전환되는 시기에 현대차·기아가 올해 하반기 액화석유가스(LPG) 트럭을 출시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현대차는 2003년에 단종된 ‘포터’ LPG 모델을 20년 만에 재출시할 예정입니다. 그동안 포터는 디젤(경유) 모델을 주로 선보였습니다. 기아는 지난해 말 단종된 ‘봉고3’ LPG 모델을 재출시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동안 트럭에서는 전기차·디젤 모델이 주류로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전기차 모델은 친환경성, 디젤은 우수한 출력이 장점이었습니다. 전기차 모델보다 오염 물질을 많이 배출하고, 디젤 모델보다 출력이 낮은 LPG 모델의 입지는 좁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다 LPG 트럭은 ‘대기관리권역법’ 덕분에 부활할 것으로 보입니다. 법에 따르면 내년 1월 1일부터 택배 차량 용도의 디젤 자동차 사용은 제한됩니다. 경유차에서 발생하는 대기오염 물질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서이죠. 디젤 트럭을 줄이려는 정부의 움직임에 현대차·기아는 LPG 트럭 출시를 결정했습니다.
LPG 차량은 디젤 차량 대비 질소산화물, 황산화물 등이 배출이 적습니다. 단점으로 꼽혔던 출력 문제도 개선되고 있습니다. 포터, 봉고3에 설치될 것으로 알려진 LPG 직분사(LPDi) 엔진은 LPG를 사용함에도 디젤차와 비슷한 출력을 구현합니다. 연료 효율은 기존보다 약 10% 이상 높아졌습니다.
현대차·기아의 LPG 트럭 출시 소식에 LPG 업계는 기대감에 부풀었습니다. 길거리에 다니는 LPG 차량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LPG 트럭 출시를 계기로 수송용 LPG 사용량이 늘어날 가능성이 생겼기 때문입니다.
LPG 차량 감소로 수송용 LPG 사용량은 최근 하락세에 접어들었습니다. 올해 1분기만 살펴봤을 때도 수송용 LPG 사용량은 641만9000배럴에 그쳤습니다. 4년 전인 2019년 1분기(822만3000배럴) 대비 21.9% 감소했습니다. 한때 전체 LPG 중 45%에 달했던 수송용 비중도 올해 1분기 기준 19.8%에 불과합니다.
LPG 업계 관계자는 “차는 기본적으로 10년을 사용한다. LPG 트럭을 구매하는 고객이 많을수록 수송용 LPG 사용량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LPG 트럭 보급을 확대하고자 LPG 수입업체인 SK가스는 바쁘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SK가스는 지난달 남양유업과 현재 운영 중인 1t 트럭 2300여대를 연말에 출시 예정인 LPG 1t 트럭으로 전환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전사 차원에서 디젤 1t 트럭을 LPG 1t 트럭으로 전환하는 첫 사례입니다. 또 다른 LPG 수입업체인 E1은 “아직 구체적인 계획이 없지만 트럭 출시가 본격화되면 프로모션을 진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기대감이 있음에도 LPG 트럭 효과에 대해 반산반의하는 분위기가 없는 건 아닙니다. 이미 자리 잡은 전기차 대세론을 바꿀 수 없다는 것이 이유죠. 한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 덕분에 소비자들이 LPG 트럭을 선뜻 선택할지 의문이다”고 우려했습니다.
수송용 LPG 감소 장기화에 대비해 LPG 업계는 다른 산업군에서 LPG 사용량을 늘리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SK가스와 E1 공통으로 화학제품용 LPG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LPG는 화학제품 원재료로 주로 사용되는 나프타보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합니다. 원가를 줄이려는 화학업체들에 LPG는 좋은 선택지인거죠. 가격 경쟁력 덕분에 올해 3월 초 E1은 롯데케미칼과 약 1556억원에 달하는 LPG 공급계약을 체결하기도 했습니다.
석유화학업체들이 LPG를 찾기 시작하면서 전체 LPG에서 화학제품 비중은 커지고 있습니다. 올해 1분기 기준 화학제품 비중은 42.61%로 10년 전(16.13%)과 비교했을 때 26%포인트 이상 증가했습니다.
yeongda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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