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런 잡는 빌런 없었다"…공매도 규제가 SG發 사태 키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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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G증권발(發) 하한가 사태 여파가 지속되는 가운데 해당 사건의 원인 중 하나로 공매도 규제가 지목되고 있다.
하한가를 맞은 종목은 그에 앞서 '이상급등'이 있었는데, 대부분 공매도가 차단돼있어 가격조정 기능이 사실상 마비됐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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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조작 세력이 공매도 금지종목 타깃 삼았을 것"
(서울=뉴스1) 공준호 기자 = SG증권발(發) 하한가 사태 여파가 지속되는 가운데 해당 사건의 원인 중 하나로 공매도 규제가 지목되고 있다. 하한가를 맞은 종목은 그에 앞서 '이상급등'이 있었는데, 대부분 공매도가 차단돼있어 가격조정 기능이 사실상 마비됐다는 지적이다. 금융당국 역시 이같은 인식에 동조하고 관련 제도를 살펴볼 계획이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4월24일부터 하한가를 기록한 8개 종목 가운데 하림지주(003380)와 다우데이타(032190), 선광(003100)을 제외한 5개 종목은 현재 공매도가 금지된 종목이다. 이에 더해 폭락 직전인 지난달 19일 코스닥150에 편입되면서 공매도가 가능하진 선광까지 포함하면 사실상 6개 종목(다올투자증권(030210), 서울가스(017390), 삼천리(004690), 세방(004360), 대성홀딩스(016710))이 3년간 공매도 금지종목이었다.
해당 종목들은 수년에 걸쳐 조금씩 주가를 올리는 방법으로 주가조작이 이뤄졌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 가운데 특정 종목에 대해서는 '주가 흐름이 이상하다'는 신호가 몇차례 제기된 것으로 파악된다.
삼천리에 대해서는 지난해 11월 유진투자증권과 SK증권이 모두 "주가가 고평가됐다"는 의견을 내놨다. 특히 유진투자증권은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매도'로 하향하고 목표가를 11만원으로 제시했다. 당시 삼천리 주가가 37만원대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강력한 매도신호로 해석된다.
SK증권은 서울가스에 대해서도 '위험한 주가'라는 제목의 리포트를 통해 위험을 경고했다. 나민식 SK증권 연구원은 당시 리포트에서 "현재 주가는 천연가스 가격 상승과 함께 실적이 상승할 것이란 기대가 강하게 반영된 것으로 판단한다"며 "하지만 도시가스사업 영업이익률과 천연가스 가격은 무관하다"고 말했다. 주가가 과열됐음을 직접적으로 경고함 셈이다.
이같은 신호에도 이들의 주가는 지난달 말 폭락사태 이전까지 꾸준히 우상향하는 모습을 보였다. 비이성적인 주가버블 형성을 사전에 차단해 잠재위험 요소를 억제하는 역할을 하는 공매도의 부재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작전세력이) 주가조작 대상 종목을 선정할 때 공매도가 금지된 종목을 우선적으로 선택했을 가능성이 높다"며 "폭락 사태가 발생한 특정 종목들에 대해서는 이미 지난해부터 '상승이 과도하다'는 의견이 나왔던 만큼 공매도가 시행되고 있었다면 버블을 제거하는 데 상당한 역할을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 역시 이같은 인식에 동조하는 모습이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은 2일 열린 주가조작 사태 관련 회의에서 "차액결제거래(CFD)가 일부 작전세력 등에 의해 유동성이 낮은 종목, 공매도 금지 종목 등에 악용될 경우 통정매매 등을 통한 시세상승 등 불공정거래에 취약한 측면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당국은 추후 조사결과에 따라 CFD 제도보완을 추진할 계획이다.
우리 정부는 2020년 3월 공매도 금지조치를 취한 이후 일부 종목에 대해 계속해서 공매도 금지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지난 2021년 5월 코스피200과 코스닥150 종목에 대해서는 공매도 부분재개를 시행했지만 나머지 2000여개 종목은 3년이 넘게 공매도가 금지된 상태다.
금융당국 등은 글로벌 스탠더드와 발맞추고 MSCI 선진국 지수에 편입되기 위해서는 공매도 전면재개를 해야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제도개선과 재개 시점을 놓고는 아직까지 신중한 모습이다.
zer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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