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 사퇴'까지 부른 SG發 사태, 김익래·라덕연 진실공방은 지속

공준호 기자 2023. 5. 5. 07:06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작전이 판친다]SG發 폭락, 주가조작에서 '회장님 흑막'까지
검찰, 라덕연 피의자 입건-금감원, 김익래 CFD 검사 착수
ⓒ News1 양혜림 디자이너

(서울=뉴스1) 공준호 기자 = SG증권발(發) 주가폭락 사태의 배후로 꼽히는 라덕연 H투자자문업체 대표와 '진실공방'을 벌이던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이 결국 다우데이타(032190) 회장과 키움증권(039490) 이사회 의장 자리에서 물러났다. 매도 과정에서 법적인 문제는 없었지만 주주와 국민에게 실망을 준 데 대한 책임감을 통감했다는 설명이다. 또 주식매각 대금을 사회에 환원하고 향후 금융당국과 수사기관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 전 회장의 갑작스러운 '사퇴발표'에도 라 대표와 김 전 회장의 공방은 이어질 전망이다. 현재 서울경찰청은 키움증권이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라 대표를 고소한 사안을 서울 영등포 경찰서에 배당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김 전 회장을 사퇴까지 이끈 것은 SG증권발 대규모 매도세로 촉발됐던 무더기 하한가 사태의 몸통으로 지목된 라 대표의 주장이었다. 그는 다수 언론사와 인터뷰에서 키움증권과 연계된 차익결제거래(CFD) 매물이 주가폭락을 야기했으며 배후에 김 회장이 있다고 화살을 돌렸다.

그는 "김 회장 측이 매도한 600억원을 계좌로 받았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돈을 안 받았다면 누군가에게 빌려줬을 가능성이 있고, 받았다면 자금 출처를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에 키움증권은 입증자료까지 제시하며 반박에 나섰다. 지난 3일 키움증권이 제시한 잔고 및 거래 명세서 자료에는 매도한 주식의 결제일인 4월 24일에 매매대금이 입금된 내역이 기재돼 있다.

김 회장 측은 "다우데이타 블록딜은 4월초부터 진행된 것으로 4월5일에 이미 유수의 외국계 증권사를 접촉해 절차를 진행했다. 당초 일정은 2~3주를 예상했고, 외국계 증권사는 자체 실사와 법률 검토 과정을 거쳐 4월19일 내부 심의를 완료 했으며, 4월20일에 12시 이후 해외기관에 거래 진행을 통보하면서 당일 장 종료 후 블록딜 거래가 성사됐다"고 덧붙였다.

이어 "매수자를 찾는 것은 외국계 증권사의 역할이고 우리는 매수자를 알지도 못하고 알 수도 없다. 우리는 4월20일 거래량 중 외국인투자자의 매수 수량을 보고 외국계기관으로 판단할 수 있을 뿐"이라며 "명백한 사실을 왜곡해 허위사실을 퍼뜨리는 중대 범죄행위에 대해서는 앞으로도 엄정하게 대처하겠다"고 경고했다.

지난 20일 김 회장은 장 종료 후 블록딜을 통해 다우데이타 주식 140만주(지분 3.65%)를 매도했다. 매매대금은 약 605억원이다. 이후 24일부터 해당 주식이 연일 하락하면서 사전 정보를 알고 매도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여기에 주가조작을 이끈 것으로 지목된 라 대표가 김 회장의 지분을 사간 매수자가 대규모 반대매매를 촉발하는 매도물량을 내놓고 공매도에 나서면서 주가가 폭락했고, 이에 따른 수익을 올렸다는 취지의 주장을 내놨다. 이에 지난 2일 키움증권은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라 대표를 고소했다.

이에 더해 김 회장이 지난해 6월부터 9월까지 총 3만4855주의 다우데이타 주식을 매수했다는 사실까지 알려지면서 '매수·매도 타이밍이 기막히다'는 의혹이 커지고 있다. 김 회장이 지분을 늘린 건 2008년 4월22일 이후 14년 만이다.

여러 정황들이 김 전 회장에게 불리하게 돌아가면서 키움증권 측의 해명에도 여론은 싸늘했다. 일부 누리꾼들은 '키움증권을 사용하지 않겠다'며 단체 행동에 나서려는 모습도 보였다. 이에 김 전 회장이 결단을 내렸다는 분석이다.

사퇴와 별개로 현재 진행되고 있는 수사로 라 대표의 주장이 사실인지 여부가 판명날 전망이다.

금융감독원은 키움증권 CFD에 대해서도 검사에 착수한 상황이다. 김 회장의 주가조작 연루 및 사전인지 여부도 조사 대상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례적인 '무더기 하한가' 사태의 실체가 밝혀질 수 있을지 여부가 주목된다.

라 대표는 현재 주가조작 혐의로 검찰의 조사를 받고 있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 합동수사단은 수사단을 중심으로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조사과와 금융감독원 수사·조사 인력이 함께 참여하는 합동수사팀을 지난달 28일 구성해 라 대표 등 주요 피의자들을 입건해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

언론에 공개된 과거 라 대표의 육성 녹취에 따르면 그는 과거 한 투자설명회에서 주가조작을 사실상 시인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혐의가 짙어지는 모양새다. 그는 "2021년 9월 열린 비공개 투자설명회에서 "(불법성이 입증되려면)누군가 한사람이 지휘를 했다고 나와야 되는데 제가 지휘의 흔적을 남기지 않는다. 제가 그렇게 다 세팅(설치)을 해놨다"고 말했다.

zero@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