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휴가 가세요"...'적자' LGD·SK하이닉스 연차소진 독려

한지연 기자 2023. 5. 5. 06:46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경기 불황으로 부진한 실적을 기록한 기업들이 직원들의 연차 소진을 독려하고 나섰다.

5일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와 SK하이닉스 등 기업들이 직원들 연차 소진을 권장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와 SK하이닉스 모두 최근 영업 적자를 내는 등 실적이 악화되면서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섰는데, 연차 소진 독려도 운용 자금 축소의 방안 중 하나로 꼽힌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8월 여름 휴가철을 맞아 북적이는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국내선 청사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지난해부터 시작된 경기 불황으로 부진한 실적을 기록한 기업들이 직원들의 연차 소진을 독려하고 나섰다. 연차를 사용하지 않았을 때 나오는 연차 보상금 지출 절감 등 비용 절약에 더해 업무 효율성을 높인다는 차원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와 SK하이닉스 등 기업들이 직원들 연차 소진을 권장하고 있다. 그간 쓰기 어려웠던 장기 휴가를 추천하거나 연차 소진 시 혜택을 지원하는 등 사용률 높이기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LG디스플레이는 '턴오프(turn-off)휴가'라는 2주 가량의 장기 휴가를 직원들에게 적극 권장하고 있다. 지난 4월 5일의 휴가를 냈다는 직원 A씨는 "공장 가동률이 줄고 일이 없어지다보니 장기 휴가를 가라고 하는 듯 하다"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는 구미와 파주, 중국 광저우에 사업소를 두고 있는데 지난해 1분기 기준 평균 가동률은 세 곳 모두 100%였지만 지난해 말 기준 90%초중반 가량으로 떨어졌다.

LG디스플레이의 턴오프 휴가는 1~2주간의 휴가를 통해 직장생활에서 벗어나 새로운 경험을 쌓고 건강한 삶을 유지할 수 있도록 휴식 기회를 보장한다는 취지의 제도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연 1회 이상 다녀올 수 있도록 늘 권장해왔다"며 "비용감축을 목적으로 권장하는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도 2주 이상의 빅 브레이크(장기휴가)를 권장하는 동시에 연차 소진에 따른 혜택까지 내걸었다. '휴가 사용 리워드 프로그램'에 따르면 연차 휴가의 80% 이상을 사용한 SK하이닉스 구성원들은 회사의 복지 포인트를 받을 수 있다. 직원 B씨는 "좀 빨리 휴가를 가려고 한다"며 "연차 보상금 때문인지, 올해는 무조건 쓰는 쪽으로 소진하라고 관리하는 듯 하다"고 말했다.

회사는 휴가 사용 활성화가 단순한 비용 절감이 아니라 업무 효율화 문화 장착에 초점을 맞췄다는 설명이다. SK하이닉스는 "구성원들이 업무 시간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쓸 수 있게 몰입하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프로그램과 제도적 장치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LG디스플레이와 SK하이닉스 모두 최근 영업 적자를 내는 등 실적이 악화되면서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섰는데, 연차 소진 독려도 운용 자금 축소의 방안 중 하나로 꼽힌다.

경기 침체에 TV와 IT제품 수요가 떨어지면서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2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4개 분기 연속 영업적자를 냈다. 지난해엔 창사 이래 처음으로 연결 기준 2조원이 넘는 적자를 냈다. 반도체 혹한기를 지나는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월 10년만에 분기 적자를 낸 후 올해 1분기까지 2개 분기 연속 적자를 냈다.

두 회사 모두 현금 흐름 악화로 인한 자금 조달에도 나섰다. LG디스플레이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사업 경쟁력 강화, 운영 자금 선제 확보를 위해 지난 3월 LG전자로부터 1조원을 차입했다. SK하이닉스도 운영자금 조달을 위해 2조원 규모의 해외 교환사채(EB)를 지난달 발행했다.

한지연 기자 vividhan@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