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열심히 주워야죠" 채은성 멘탈론... '90억 타자'는 그렇게 슬럼프를 벗어났다
채은성(33·한화 이글스)의 헬멧에 적혀 있는 문구다. 타격은 사이클이 있고 잘 맞아 나갈 때도 야수가 있는 곳을 피해 떨어져야 하는 게 바로 야구의 특징이다. 행운이란 게 늘 따라다닐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오히려 일희일비하지 않는다. 노력이 뒤따르면 언젠가는 행운도 따라올 것이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채은성은 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방문경기에 4번 타자 1루수로 선발 출장해 만루홈런 포함 3타수 2안타 4타점 2득점 맹활약하며 팀에 10-3 승리를 견인했다. 채은성의 한 방에 한화는 2연승을 달렸다.
지난 3년간 최하위에 머물렀지만 올 시즌 한화에 대한 기대가 부풀었다. 7년 만에 외부에서 영입한 자유계약선수(FA)가 바로 채은성이었고 그를 위해 거금 90억 원(계약기간 6년)을 투자했기 때문이다.
'역시는 역시'였다. 시즌 초반 맹타를 휘둘렀고 타점을 쓸어 담으며 구단 관계자들과 팬들을 모두 흡족하게 만들었다.
3일 경기 모처럼 한화 타선이 불을 뿜었다. 장단 14안타로 7회에만 8점을 내며 연패를 끊었다. 그러나 채은성은 4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10경기 타율은 0.105에 그쳤다.
시즌 초반부터 잘 풀렸기에 더욱 힘든 시기였다. 채은성은 "매번 잘 치면 좋겠지만 야구가 그렇게 쉬운 스포츠가 아니라 당연히 떨어질 때가 있다"면서도 "이상하게 올해는 초반부터 잘 풀렸는데 잘 맞은 타구들도 다 정면으로 가는 경우가 많았다. 결과가 안 나오다 보니까 스윙 하는 횟수가 적어졌다. 진짜 과감하게 쳐야 될 때 그럴 때 배트를 많이 휘둘러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고 고백했다.
이날 기회가 왔다. 4회 노시환의 솔로포 이후 중전안타로 두산 선발 딜런 파일을 흔들었고 김인환의 연이은 홈런 때 홈을 밟았다. 5회엔 강력한 한 방으로 그간 부진의 설움을 완전히 씻어냈다. 3-2로 앞선 무사 만루에서 김유성의 몸쪽 시속 146㎞ 속구를 잡아당겨 좌측 담장을 넘기는 그랜드슬램을 작렬했다. 개인 시즌 5번째 홈런이자 통산 7번째 만루포였다.
오히려 더 과감히 휘둘렀다. "타격 코치님들과 많은 얘기를 했고 준비를 하면서 좀 과감하게 쳐보자고 했던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후배들이 직접 물어보지는 않고 그렇게 후회하고 자꾸 생각하는 선수들에게 얘기를 좀 해준다"며 "거기에 빠지면 더 힘들어지니까 다음 것만 생각하라고, 잘 맞고 난 이후는 호수비에 막히든 이런 건 어쩔 수 없는 거니까 너무 빠지지 말라고 얘기해줬다"고 전했다.
과거 팀 선배이기도 한 박용택은 이 같은 불운을 두고 '적금'이라고 했다. 결국엔 만기일이 되면 모두 돌아온다는 것이다. 채은성은 "맞다. 적금이라는 말이 맞는 것 같다"고 공감을 나타냈다.
전날부터 2경기에서 18점을 냈다. 홀로 외로운 싸움을 펼치던 때에 비해 한결 어깨가 가벼워졌다. "준비를 워낙 잘하고 있는데 (두산과) 첫날 경기에선 운이 좀 안 따라줬던 것 같다. 잘 맞은 타구들이 모두 정면이었고 그런 게 빠졌다면 우리가 더 쉽게 폭발할 수 있었을 것이다. 좋은 징조라고 생각했다"며 "선수들이 많이 소극적이었는데 코치님들 조언 덕에 공격적으로 타석에 임했다. 편한 카운트에선 방망이를 과감하게 내자고 했는데 화요일부터 그렇게 하더라. 조언이 많이 도움이 됐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의 헬멧에 쓰여 있는 문구에 대해 묻자 "예전엔 '노력하면 배신하지 않는다' 이런 말들을 생각했었는데 배신을 하더라"며 "중요한 건 멘탈을 꽉 잡고 있는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흔들리지 않는 선수가 더 대단하다고 생각해 그걸 계속 되새기려고 써놨다"고 설명했다.
물론 여전히 결과에 좌지우지되는 건 어쩔 수 없다. 채은성은 "사람이라 흔들린다. 근데 그래도 계속 이제 정신 좀 잡으려고 계속 생각한다"며 "(결과가 좋지 않을 땐) '내가 좋은 일을 많이 안 했구나' 그렇게 생각했다. 그리고 '더 좋은 일을 해야겠구나' 그러고 만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잠실=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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