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뀌기 시작한 기업, 환경보호·사회공헌에 힘주는 이유
[편집자주]기업들이 환경보호 및 사회공헌 활동을 늘리고 있다.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이 글로벌 트렌드가 된 영향이다. 일부 업계가 펼치고 있는 친환경 사업은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나온다.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한 기술개발 난이도가 높고 수익성이 확보되지 않아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의견이다.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활동이 아쉽다는 얘기도 들린다. 총수일가 중심으로 경영권이 대물림되고 소액주주 권익 보호에는 관심이 적다는 이유에서다. 전 세계적으로 ESG 경영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지금, 국내 기업들의 상황을 점검했다.
①바뀌기 시작한 기업, 환경보호·사회공헌에 힘주는 이유
②"탄소 다배출 이미지 벗자" 친환경 집중 철강·석화… 실효성은 '글쎄'
③쏙 빠진 지배구조 개선 논의… 환경·사회에만 집중하는 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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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혁신 기술을 바탕으로 기후위기 극복에 동참한다는 내용의 신환경전략을 지난해 9월 발표했다. 폐전자제품 수거 및 재활용, 수자원 보존, 오염물질 최소화 등 환경경영 과제에 오는 2030년까지 총 7조원 이상을 투자한다는 게 골자다.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을 이루기 위해 RE 100(기업 사용전력을 모두 재생에너지로 충당하는 캠페인)에 가입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삼성전자는 2027년까지 모든 해외 사업장에서 재생에너지 목표 달성을 추진하고 이미 재생에너지 목표를 달성한 국가에서는 재생에너지공급계약(PPA)을 확대할 방침이다.
SK그룹과 현대자동차그룹도 친환경 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SK그룹 핵심 계열사 SK이노베이션은 '올 타임 넷제로' 실현을 추진하고 있다. 1962년 회사가 설립된 후 사업을 펼쳐오며 배출해 온 모든 탄소를 2062년까지 전부 상쇄할 계획이다. 목표 실현을 위해 청정에너지 공급, 플라스틱 재활용 등 순환경제 구축에 힘 쏟는다. 현대차그룹은 내연기관 자동차보다 탄소 배출이 적은 전기차 생산을 늘리기 위해 2030년까지 국내에 24조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신설되는 공장은 기존보다 약 20% 정도의 탄소 배출을 줄이는 저탄소·친환경 공장으로 구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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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금 확보도 기업들의 ESG 경영 확대 요인 중 하나다. ESG 경영이 뒷받침되지 않은 기업은 미래에 살아남을 수 없고 투자자들 역시 이를 고려해 투자하고자 한다는 게 재계 관계자 시각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3월 ESG 채권 발행액은 8조4940억원으로 전월(4조1620억원)보다 104.1% 늘었다. ESG 채권은 환경, 사회, 지배구조 개선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발행하는 채권이다. 항목별 발행액을 살펴보면 녹색채권(4000억→6000억원)과 사회적 채권(3조6120억→7조8740억원)이 확대됐고 지속가능채권(1500억→200억원)은 규모가 줄었다.
최근에는 ㈜한화와 포스코퓨처엠이 '한국형 녹색채권'을 통해 각각 1900억원, 3000억원을 조달한다고 밝혀 주목받았다. 한국형 녹색채권은 올해부터 시행되는 K-택소노미(한국형 녹색분류체계 지침서)를 적용한 회사채다. 두 회사 모두 수요예측 흥행으로 기존 계획보다 발행금액을 2배가량 늘렸다. ㈜한화는 조달한 자금을 이용해 한화솔루션 미국 조지아 공장에 태양광 제조 장비를 공급할 방침이다. 포스코퓨처엠은 포항 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NCMA), 니켈·코발트·알루미늄(NCA) 양극재 공장 시설자금으로 사용한다.
허해림 기후솔루션 산업팀장은 "최근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주주 자본주의 모델에서 이해관계자 자본주의 모델로 전환하고 있다"며 "공급자, 소비자, 사회, 회사 직원 및 주주 등도 고려해 사업을 추진하는 추세"라고 밝혔다. "기후위기 등에서 기업과 산업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인식이 많아졌다"며 "친환경·저탄소 제품에 대한 수요와 기대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ESG가 기업 및 산업 경쟁력의 주요 지표가 됐다"고 덧붙였다.
김동욱 기자 ase846@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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