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비 9년째 동결”…어린이날 파업에 “계속해”, 싸늘한 소비자, 왜?
라이더들의 요구대로 배달비를 올려줄 바에야 차라리 각 사업장에서 수수료 없이 배달해주던 옛날 방식으로 돌아가자는 것이다.
파업 의사를 밝힌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배달플랫폼노동조합(이하 노조)은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배달의민족 소속 라이더들을 조합원으로 둔 곳이다. 사측인 배민과 단체교섭이 최종 결렬돼 배달 수요가 많을 어린이날에 파업하겠다는 게 이들의 입장이다.
노조가 그간 사측에 요구해온 건 ▲기본배달료 3000원을 4000원으로 인상 ▲기본배달료 지방차별 중단 ▲알뜰 배달의 배달료를 ‘기존과 동일한 기본배달료’ 지급 ▲배달에 따른 고정인센티브 지급 등이다.
배민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자 노조는 지난달 24~27일 파업 찬반 투표를 진행, 찬성률 88.14%로 파업을 최종 결정했다.
업계 안팎에서 추산하는 노조의 조합원은 1600명 정도다. 이 숫자만 생각한다면 소비자들이 체감할 만큼 큰 피해는 없을 것으로 추정되나, 배달 수요가 많은 휴일인데다 호우 예보까지 겹친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배달 대란’이 벌어질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지만, 정작 피해를 볼 소비자들의 반응은 싸늘하기만 하다. 현행 배달 수수료 부담도 큰 상황에서 배민이 노조의 요구를 들어주면 최종적으로는 소비자들이 그 몫을 채울 것이란 판단에서다.
노조 측은 “소비자가 내는 배달비를 올리자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배민이 지난 2019년부터 2021년까지 3년 연속 적자를 본 만큼 소비자들의 우려가 현실화할 가능성이 있다.
꼭 경제적 부담이 아니더라도 배달업계 종사자들에 대한 평소 소비자들의 부정적인 인식도 일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파업 소식을 전한 주요 포털 사이트의 베스트 댓글 등을 살펴보면 “배달기사가 줄어들면 도로와 골목이 쾌적하겠다”, “파업하지 말고 아예 전부 배달을 그만두면 수수료 비싸게 안 주고 싸게 먹을 수 있겠다”, “계속 파업해달라” 등 댓글이 가장 많은 추천을 받았다.
물가 상승과 배달비 부담이 겹쳐지자 최근 배달앱을 삭제했다는 한 30대 소비자는 “비용도 비용이지만, 평소 운전하면서 배달 오토바이 때문에 위험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라며 “파업을 선뜻 지지한다고 말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어린이날 파업이 얼마나 영향력이 있을지는 업계 관계자마다 전망이 갈린다. 공휴일이기도 하지만 사흘간의 연휴 첫날이어서 배달 수요는 많을 것이란 게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배달 서비스를 당장 이용해야 하는 자영업자들과 서비스 대상자인 소비자들이 직격탄을 맞을 것”이라며 “예상보다 (파업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발이 거세 우선은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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