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 '업적'에 가려진 진기록 …'13K' 오타니, CY 수상자들과도 나란히 섰다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15개의 아웃카운트 중 무려 13개를 삼진으로 만들어내는 압권의 투구를 선보였다. 승리와는 연이 닿지 않았지만, 베이브 루스만이 보유하고 있던 기록과 나란히 선 것에 가려진 또 다른 업적이 있었다.
오타니 쇼헤이는 4일(한국시각)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의 부시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메이저리그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원정 맞대결에 선발투수, 3번 타자로 출전했다. 타석에서는 3안타를 뽑아내며 펄펄 날았지만, 마운드에서는 아쉬움을 남겼던 오타니다.
오타니는 5이닝을 던지는 동안 최고 100.2마일(약 161.3km)의 빠른 볼과 스위퍼, 스플리터, 싱커를 섞어 던지며 무려 13개의 삼진을 솎아내는 저력을 선보였다. 하지만 5피안타(2피홈런) 2사사구 4실점(4자책)으로 아쉬움을 남겼고, 올 시즌 두 번째로 짧은 이닝만 던지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오타니는 1회 라스 눗바-폴 골드슈미트를 연속 삼진 처리하며 빠르게 아웃카운트를 쌓았다. 하지만 후속타자 놀란 고먼에게 던진 초구 94.8마일(약 152.6km) 싱커가 스트라이크존 한가운데로 몰렸고, 솔로홈런을 허용하며 선취점을 내줬다. 첫 실점 이후 오타니는 3회 1사까지 모든 아웃카운트를 삼진으로 잡아내며 순항을 이어가기 시작했다.
그러나 문제는 4회였다. 오타니는 선두타자 놀란 아레나도에게 2루타를 맞은 후 윌슨 콘트레라스에게도 1타점 2루타를 허용하며 2실점째를 기록했다. 오타니는 후속타자 알렉 버럴슨을 삼진 처리하며 한숨을 돌렸으나, 이번에는 딜런 칼슨에게 스위퍼를 공략당해 가운데 담장을 넘어가는 투런포를 내주며 4실점을 기록했다.
오타니는 5회 눗바와 골드슈미트를 다시 연속 삼진 처리했고, 고먼에게 안타를 맞았으나 후속타자 아레나도를 바깥쪽 낮게 떨어지는 스위퍼로 잡아내며 이닝을 마쳤다. 많은 탈삼진과 4회 실점 과정 등으로 인해 오타니의 투구수는 5회를 마친 시점에서 100구에 임박했고, 6회부터는 마운드에 오르지 않았다. 8회말 종료 시점까지 패전 위기에 놓였던 오타니는 9회초 팀 타선의 도움을 받은 끝에 노 디시전으로 경기를 마쳤다.
이날 오타니는 메이저리그 역사상 한 명 밖에 없던 위업에 자신의 이름을 추가했다. 바로 메이저리그 역사상 투수로 500탈삼진, 타자로 100홈런을 친 선수. 유일하게 이름을 올리고 있던 것은 '전설' 베이브 루스. 오타니는 이날 13개의 삼진을 보태며 메이저리그 통산 501탈삼진을 기록하게 됐고, 메이저리그 역사에 이름을 남기게 됐다.
베이브 루스와 나란히 했다는 것에 가려졌지만, 오타니가 이날 경기를 통해 세운 기록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오타니는 이날 포심 패스트볼로 6개, 스위퍼로 6개, 스플리터로 1개의 삼진을 솎아내며 5이닝 15개의 아웃카운트 중 무려 13개를 탈삼진으로 만들어냈는데, 이도 메이저리그 역대 네 번째의 기록으로 이어졌다.
일본 '스포니치 아넥스'는 4일 "오타니의 5이닝 13탈삼진은 1901년 이후 근대야구로는 지난해 8월 뉴욕 메츠 시절의 제이콥 디그롬(現 텍사스 레인저스) 이후 역대 네 번째"라며 "이 밖에도 2012년 9월 LA 에인절스 시절의 잭 그레인키(現 캔사스시티 로얄스), 2013년 5월 탬파베이 레이스에 몸담았던 알렉스 콥(現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이라고 전했다.
비록 승리와 이어지지 못했고, 직전 등판(6이닝 5실점)에 버금가는 아쉬운 투구를 펼쳤으나 오타니는 베이브 루스와 어깨를 나란히 함과 동시에 2018~2019시즌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수상자이며 '지구 최고의 투수'로 불리는 디그롬, 2009년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수상자이자 통산 '224승'을 기록 중인 그레인키와도 같은 기록을 만들어냈다.
[LA 에인절스 오타니 쇼헤이. 사진 = 게티이미지코리아]-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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