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봉투' 의혹 자금책 넘어 현역 의원 겨냥…송영길 압박 고조
'금품 수수자' 수사 집중…윤관석·이성만 소환 조율
돈봉투 의혹 핵심 피의자 강래구 구속영장 재청구
檢, '강래구-공범' 조직적 증거인멸 정황 추가 포착
강래구 구속 여부·'이정근 녹음파일' 가처분 등 변수
2021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불법 금품수수 의혹과 관련해 민주당 윤관석·이성만 의원이 조만간 검찰에 출석한다. 검찰은 이들과 소환 조사 일정을 조율 중이다. 이른바 돈봉투 의혹의 '정점'으로 꼽히는 송영길 전 대표를 향한 검찰의 압박 수위가 거세지고 있다.
檢, 송영길 전 대표 경선캠프 관계자 연일 줄소환
이에 앞서 3일에는 금품 살포를 공모한 혐의로 입건된 송 전 대표의 전직 보좌관 박모씨와 돈봉투를 수수한 혐의를 받는 전남 지역본부장 서모씨도 참고인 신분으로 불려 나왔다. 검찰은 같은 날 오후에는 송 전 대표의 국회의원 시절 보좌관이자 현직 인천시의원인 문모씨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했다.
문씨는 검찰이 지난달 29일 송 전 대표와 경선 캠프 관계자 주거지, 송 전 대표의 후원 조직인 '먹고사는문제연구소'(먹사연) 여의도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할 당시 대상에 포함된 인물이다. 문씨는 2021년 전당대회 당시 송 전 대표의 수행비서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품 수수자' 수사 집중…윤관석·이성만 소환 조율
윤 의원은 국회의원들에게 제공할 돈봉투 조성을 지시하고, 실제로 300만원 담긴 봉투 10개씩을 두 차례 넘겨받아 의원실을 돌며 전달한 것으로 지목됐다. 이 의원은 송 전 대표 경선캠프 지역본부장들에게 돈봉투를 전달하는 과정에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검찰은 윤 의원이 국회의원에 대한 금품 전달 과정을 주도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수사 경과에 따라 필요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금품 살포 혐의로 입건된 현역 의원들과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고 밝혔다. 검찰 안팎에서는 이번 연휴 기간을 이용해 조사가 이뤄지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돈봉투 의혹 핵심 피의자 강래구 구속영장 재청구
검찰은 강씨가 돈봉투 조성과 전달 과정에 핵심 역할을 한 만큼 신병 확보를 위해 자금 공여자와 전달자들에 대한 보강수사 등을 진행해 왔다. 강씨는 오는 8일 열리는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거쳐 구속 여부가 결정된다.
강씨는 2021년 3~5월 민주당 윤관석·이성만 의원,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 등과 공모해 전당대회에서 송영길 전 대표를 당선시키기 위해 국회의원 등에게 총 9400만원을 살포할 것을 지시·권유하고, 금품을 제공한 혐의(정당법 위반)를 받는다.
강씨는 또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로 재직하던 2020년 9월 공사 산하 발전소 설비에 대한 납품 청탁 명목으로 사업가 박모씨로부터 300만원을 수수한 혐의(뇌물수수)도 받는다.
檢, '강래구-공범' 조직적 증거인멸 정황 추가 포착
또 먹사연과 경선캠프에서 회계를 담당한 박모씨가 최근 송 전 대표가 머물던 프랑스 파리를 방문한 정황도 파악하고 이들이 의혹과 관련해 말을 맞췄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
검찰은 박씨의 역할이 겹친다는 점에서 후원조직이 관리하던 기부금이 캠프에 동원됐을 가능성도 의심하고 전반적으로 살펴본다는 방침이다. 여기에 송 전 대표가 압수수색 하루 뒤에 검찰에 초기화된 휴대전화를 제출한 것도 증거인멸 정황으로 의심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강씨의 1차 구속영장) 기각 사유를 고려해서 보강수사를 진행했고 혐의 보강과 추가 증거인멸 정황을 확인했다"며 "법원이 기각한 사유를 어느 정도 보완했다고 판단해서 청구했다"고 설명했다.
강래구 구속 여부·'이정근 녹음파일' 가처분 등 변수
그러면서 "수사에 영향을 줄 정도로 증거를 인멸했다거나, 장차 증거를 인멸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고 봤다.
법원은 또 "주요 혐의에 대한 증거는 일정 부분 수집됐다"고도 밝혔다. 강씨에 대한 2차 구속영장에 기재된 주요 혐의는 1차 때와 사실상 같다. 검찰은 의혹의 실체 규명을 방해하는 조직적인 증거인멸을 차단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주요 혐의에 대한 변화가 없는 상황에서 법원이 검찰의 주장을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아울러 이 전 부총장이 의혹의 핵심 증거인 '이정근 녹음파일'을 보도에 사용한 JTBC를 상대로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을 낸 것도 변수다. 이 전 부총장 측은 지난 2일 서울서부지법에 이미 방송된 기사·방송을 포함해 더는 녹음파일을 사용하지 말라고 요구하는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서를 냈다
이 전 부총장은 이에 앞서 지난달 28일에는 돈봉투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 소속 '불상의 검사'를 공무상비밀누설, JTBC 보도국장과 기자를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서울 서초경찰서에 고소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검찰 수사에 협조적인 자세를 취한 이 전 부총장이 결국 태도를 바꾼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검찰 관계자는 이에 대해 "수사 진행 과정에서 여러 외부적 상황이 수사팀 흠집내기식 공격이 있지 않나 싶다"며 "수사팀은 그런 일에 상관 없이 증거와 법리에 따라 이 사건의 전모를 밝혀 내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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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김승모 기자 cnc@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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