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날 ‘아동기본법’ 발의한 국회···“아동도 권리의 주체”

정상훈 기자 2023. 5. 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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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화제작인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 어린이 해방군 총사령관을 자처하는 방구뽕(구교환 분)이 만든 어린이 해방 선언문이다.

강 의원은 지난 3일 국회 소통관에서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궁극적으로는 권리 당사자로서 아동의 목소리가 존중되는 사회, 모든 아동의 권리가 차별 없이 보장되는 아동이 살기 좋은 대한민국을 실현하기 위해 '아동기본법'을 발의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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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 생존권·보호권·발달권·참여권 등 명시
장애·난민 아동 특별 보호 의무 조항 포함
용혜인, ‘퍼스트 키즈존’ 기자회견 열기도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3일 국회 소통관에서 '아동기본법' 제정안 발의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강훈식의원실
[서울경제]

“하나, 어린이는 지금 당장 놀아야 한다! 둘, 어린이는 지금 당장 건강해야 한다! 셋, 어린이는 지금 당장 행복해야 한다!”

지난해 화제작인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 어린이 해방군 총사령관을 자처하는 방구뽕(구교환 분)이 만든 어린이 해방 선언문이다. 방구뽕은 어린이의 미래를 위한다는 학교와 학원, 그리고 부모의 간교한 주문에 맞서 지금 당장 행복한 어린이를 위해 노래한다.

제101회 어린이날을 앞두고 아동이 권리의 주체임을 법적으로 명시하고 아동의 권리와 국가·사회 등의 책무를 명확히 규정하는 내용을 담은 법안이 국회에 발의됐다.

5일 정치권에 따르면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아동기본법’ 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제정안에는 민주당 소속 의원 50명이 공동발의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주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교육위원회·여성가족위원회 소속 의원들이다.

우리나라는 1991년 모든 아동이 누려야 할 최소 기준에 대한 국제합의인 유엔의 ‘아동의 권리에 관한 협약’에 비준했지만, 아동복지법 등 현재 아동 관련 법률에서는 아동을 권리 주체가 아닌 보호 대상으로 보고 있어 협약의 온전한 이행을 위한 법적 기반이 없었다.

이에 유엔아동권리위원회는 유엔아동권리협약의 이행을 위해 관련법을 개정할 것을 지속적으로 권고해왔고, 문재인 정부 당시 아동기본법 제정을 약속한 바 있다.

강 의원이 제정안에 아동에게 생존권·보호권·발달권·참여권이 있음을 명시하면서 아동을 보호의 대상에서 권리 주체로 전환했다. 생존권 부분에는 현재 국회에서 진행 중인 ‘출생통보제’와 맥락을 함께하는 ‘출생 후 즉시 등록될 권리’가 있다는 내용도 담았다.

장애아동·난민아동 등 취약하거나 소외된 상황에 처해 특별한 보호가 필요한 아동에 대한 정의와 그에 대한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의무 조항도 포함됐다. 아울러 아동친화적 사법절차를 마련하도록 한다는 조항도 담겼다.

‘아동기본법’이 발의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달엔 양금희 국민의힘 의원이 아동의 권리와 가정·사회·국가·지방자치단체 책임을 정하는 내용의 법안을 내놨다. 19대 국회에서도 신의진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의원에 의해 비슷한 내용의 법안이 나왔지만 임기만료 폐기됐다.

강 의원은 지난 3일 국회 소통관에서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궁극적으로는 권리 당사자로서 아동의 목소리가 존중되는 사회, 모든 아동의 권리가 차별 없이 보장되는 아동이 살기 좋은 대한민국을 실현하기 위해 ‘아동기본법’을 발의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소파 방정환 선생께서는 ‘어린이는 어른보다 한 시대 더 새로운 사람’이기에 그 뜻을 존중해야 한다고 하신 바 있다”며 “어른들이 알면서도 체화하지는 못하는 새로운 세상을, 아이들은 타고난다. 그런 아이들을 존중하는 법이라고 생각해 달라”고 부연했다.

지난 4일에는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이 23개월 된 자신의 아들과 함께 국회 기자회견장을 찾아 공공기관의 ‘노 키즈존’을 없애고 일본 등에서 시행하고 있는 ‘어린이 패스트트랙 제도’ 시행을 촉구하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용 의원은 2021년 ‘국회 회의장 아이동반법’의 조속한 상정을 촉구하기 위해 아들과 같이 국회에 출근한 적 있다.

용 의원은 “조금 더 빠르고 편리한 일상을 위해 차별과 배제가 괜찮다는 생각에 길들여졌다”면서 “국회의원이자 워킹맘으로서 ’노 키즈존‘을 ’퍼스트 키즈존‘으로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이 지난 4일 국회 소통관에서 본인의 23개월 된 아들과 함께 '노 키즈존' 관련 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용혜인의원실
정상훈 기자 sesang22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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