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국내 전기차계 '다보스포럼'이 반쪽 행사로 전락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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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국제컨벤션센터와 중문관광단지 일원에서 진행된 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IEVE)가 5일 막을 내린다.
IEVE는 지난 2014년 세계 최초로 순수 전기차를 주제로 시작돼 올해 10주년을 맞았지만, 스스로 내건 '전기차의 다보스포럼'이라는 슬로건에 걸맞지 않게 '반쪽짜리 전시회로 전락했다'는 평가에 직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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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홍보 효과 크지 않다고 판단해 불참"
[아이뉴스24 강지용 기자] 제주국제컨벤션센터와 중문관광단지 일원에서 진행된 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IEVE)가 5일 막을 내린다. IEVE는 지난 2014년 세계 최초로 순수 전기차를 주제로 시작돼 올해 10주년을 맞았지만, 스스로 내건 '전기차의 다보스포럼'이라는 슬로건에 걸맞지 않게 '반쪽짜리 전시회로 전락했다'는 평가에 직면했다.
매년 5월 제주에서 열리는 IEVE는 지난 2017년 중국 정부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과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면서 참가 규모가 크게 줄었다. 서울에서 멀리 떨어진 지역적 한계로 신차 전시 역시 점차 감소하기 시작했고, 올해에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대거 불참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현대차·기아 등을 비롯해 국내 완성차 브랜드들은 이번 행사에 단 한 곳도 참여하지 않았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 중 지난해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 대규모 부스를 꾸리고 시승 행사를 진행했던 폴스타도 올해 행사에는 불참을 선언했다. 참석을 검토했던 볼보도 최종 불참했다.
지난 2일 방문한 행사장에는 BMW의 서울 동부·수도권 딜러사인 도이치모터스가 준중형 전기 SUV 'iX1', 중형 전기 SUV 'iX3', 전기 세단 'i4 e드라이브 40', 소형 전기 해치백 '미니 일렉트릭' 총 4대를 전시하고 있었다.
테슬라도 부스를 만들고 '모델3', '모델Y' 단 2대의 차량으로 방문객들에게 시승 기회를 제공했다. 그러나 행사 첫날인 2일에 이미 모든 시승 예약이 마감됐다. 이날 관람객들이 붐비는 부스는 이 두 곳에 불과했고, 나머지 부스는 코엑스나 킨텍스에서 열리는 전시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한산했다.
김대환 IEVE 조직위원장도 아쉬움을 표했다. 이날 개막식 전 기자회견에서 "제주의 장점을 살려서 시승 체험 프로그램을 돌리고 싶었는데 현대차나 기아에서 접점이 잘 안 맞았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제주컨벤션센터의 로비·복도를 다 해도 부스가 303개가 들어오는 반면, 킨텍스나 코엑스처럼 전시장으로 이용되는 곳은 무려 150개 부스를 한 회사가 모두 사용한다"며 "현대차나 기아가 참여하지 못한 것은 아쉽지만, 테슬라가 참여했고 BMW도 체험 프로그램을 해주고 있어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김 위원장은 IEVE가 모터쇼가 아니라 콘퍼런스 중심의 비즈니스 자리라는 점을 강조했다. "우리가 원한 것은 '1만명의 오피니언 리더가 5월 제주에 모여 고급 비즈니스를 하자'는 것"이라며 "쇼를 위한 전시회가 아닌 우리나라가 전기차 관련 창업을 선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문국현 공동조직위원장도 "스위스 다보스포럼은 사람들은 콘퍼런스를 하기 위해 인당 7천만원에 달하는 금액을 지불하고 참석한다"며 "IEVE의 콘퍼런스 역시 우리나라의 여의도·판교·강남에 몰려있는 벤처캐피탈 기업들이 이곳으로 몰려와 다양한 투자자와 전문가들이 만나고 있고, 다보스 못지않게 가치 있는 행사로 만들어 가고 있다"고 말했다.
자동차 업계의 한 관계자는 "회사의 다른 일정들과 내부 사정 때문에 IEVE에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B2B(Business to Business) 위주의 행사로 진행돼 관람객이 많지 않아 회사 입장에서는 홍보 효과가 크지 않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전했다.
한편, 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는 내년부터 '국제 E-모빌리티 엑스포'로 이름을 변경한다. 전기 모빌리티 영역·유형 확장 등에 대응하기 위한 이번 변화가 진정한 '한국의 다보스포럼'으로 발돋움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서귀포=강지용 기자(jyk80@inews24.com)Copyright © 아이뉴스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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